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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뚜렷한 주관으로 진심을 담아 예술로 표현하는 미술작가 박하리 동문

  • 조회수 2555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1-12-15

한 그림을 보고 있을 때면 과연 이 작품을 만든이는 무엇을 표현하기 위해 이 그림을 그렸을지 생각에 잠기게 된다. 누구나 느끼는 바는 다를 테지만 결국 작가가 나타내고자 했던 감정은 작품에 드러나게 되어있다. 박하리(회화과 14학번) 동문은 그림으로 시작해 글,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펼치고 있다. 언제나 도전에 두려움이 없는 준비된 자세로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미술 작가 박하리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담아보았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에서 미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하리 입니다. 미술 작가에 한정되지 않고, 계속해서 무언가를 창조해내려고 해요.

 


 

2. 우선, 미술 작가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게 그림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켜 주신 건 미술 작가셨던 이모였어요. 이모 옆에서 3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가 관심이 많았다고 하네요. 미대에 진학해서는 일러스트레이터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요. 미술 작가라는 직업은 추상적이고, 감당해야 할 게 많은데, 저는 그럴 용기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휴학을 하고 운이 좋게 큐레이터 기회와 제가 직접 전시할 기회가 동시에 오게 되었답니다. 전시를 준비하고, 전시장에 걸린 제 작품을 보면서 ‘어? 나 작가 할래!’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3. 미술 작가로서 작품활동을 시작하기 전, 어떠한 준비를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원래 철저히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휴학했을 때 그림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썼어요. 그러다가 취미로라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로잉을 다시 시작했는데 작품 수가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친한 갤러리 관장님께서 전시를 해보자는 제안을 주셔서 하게 되었는데, 전시회 준비를 할 것도 없이 그려둔 그림으로 전시회가 가능했어요. 그때 이 일을 해도 잘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웃음) 목표를 설정해두고 그곳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 아니라, 제가 준비된 상태에서 그저 사랑하는 것을 하다 보면 기회가 와요. 무엇이든 계산하지 않고 좋아하는 걸 준비하다 보면 되는 것 같아요.

 

 

4. 동문님께서는 그림, 영상, 글 등 다양한 형태로 작업을 하고 계시는데, 그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어떤 형식이며, 다양한 형식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작업을 할 때 저만의 규칙이 있는데 그림을 항상 주요 기둥으로 세우는 거예요. 그림이라는 기둥마저 없으면, 너무 난잡해져서 방향성을 잃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계속해서 그림만 그리다 보니 새로운 걸 찾아보고 싶어서 영상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제가 집요한 면이 있어서 영상 작업을 하다 보니까 오기도 생기고 좀 더 잘하고 싶어서 계속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계속하고 있고요. 글 같은 경우에도 집요하게 파다 보니까 도전하게 된 것 같아요.

 

 

5. 종종 어떤 기억에 대한 회상의 감정을 가지고 작업을 하시는 것 같은데, 동문님께 가장 영향을 주었던 기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선, 서브 작업은 기억에 의한 감정을 가지고 하지만, 제 주요 작업이 기억에 의한 건 아니에요. 작업에 영향을 주었던 기억은 정말 많지만, 프랑스에서의 기억이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 같아요. 학교 교류 프로그램에 당선이 되어 프랑스를 처음으로 가게 되었는데 왠지 제가 꼭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처럼 너무 편안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도 프랑스에 자주 가곤 했는데 거기에서 봤던 것들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게 된 사람이 저한테 인간적으로 영향을 많이 준 것 같아요. 짧은 기간이었는데도 한국에 돌아와서 저한테 큰 영향을 미쳐서 되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6. 예술적 영감 혹은 동문님께서 작업하시는 것에 있어 원동력으로 작동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사람한테 정말 많이 받아요. 제 주변에는 다 예술가나 사업가인데, 그 사람들의 열정을 항상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과거의 저에게도 영감을 많이 얻어요. ‘그 길은 힘들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듣긴 했지만, 제가 순수하게 좋아하고 재밌고 사랑하는 걸 해나가다 보니까 행복합니다. 정말 힘든 적도 많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그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순수한 동기와 사랑이고 거기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7.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시면서 슬럼프에 빠지신 적은 없는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예술로 인한 슬럼프는 아니고, 그냥 제 생활 자체가 슬럼프였던 적이 있어요. 스무 살 초반에 우울증이 엄청 심했었거든요. 제가 한번 파면 끝까지 파야 하는 성격인데, 그 당시에 강박증이나 집착 같은 게 심해서 슬럼프가 왔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때는 그냥 하고 싶을 때까지 안 한 거 같아요. 요즘 같은 경우는 저를 많이 사랑하려고 하는데, 감정적으로 힘들 때 채찍질하지 않고 오히려 저를 다독여 줘요. 항상 괜찮다고 말합니다. 내가 그림 때문에 힘든데 그걸 그려야 한다고 계속 채찍질하면 더 그리기 싫어지니까, 그냥 안 그려도 된다고 스스로 말하고 안 그려요. 언젠간 그리고 싶겠지 하고.

 

8. 동문님께서 생각하시는 예술 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작업하는 그 순간을 완전히 만끽하고 즐기는 것입니다. 결과물에 신경 쓰다 보면 행복해야 할 작업이 오히려 부담됩니다. 어떤 작업이든 편하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명언 중 하나인 ‘무슨 일을 하든지 우편함에서 우편물을 꺼내듯이 하라’ 처럼요.

 


 

 

9. 개인전이나 작품 전시회를 열면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처음으로 열었던 개인전,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열었던 전시회, 그리고 최근에 무용수와 함께 만든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첫 개인전을 연 한 달 동안 수많은 관람객이 찾아와서 제 작품을 즐겨주신 경험이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두 번째는 유럽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열었던 전시회인데요, 제가 정말 행복하게 그렸던 그림들을 관람객들이 잘 알아주셔서 더욱 행복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무용수와 함께 공연하는 것이 꿈이었어요. 제 그림이나 소품을 이용해 함께 무대를 꾸며나가는 것을 꿈꿔왔는데 그 순간을 행복하게 즐겨주신 많은 관람객이 찬사를 보내주셔서 기억에 남아요. 정말 많은 관람객이 보러와 주셨음에도 개인적인 공간에서 작업하듯 편안하게 공연을 마쳤고, 그때의 기분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웃음)

 

10. 동문님께서 앞으로 미술 작가로서 해보고 싶은 활동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도전에 대해 두려움이 없는 편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미술에 있어서는 실패와 성공의 개념을 구분하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도전하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기회가 된다면 올라프 엘리아슨이라는 예술가처럼 규모가 큰 작품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무용뿐만 아니라 설치 미술에도 관심이 있어, 무용과 설치를 결합한 작품에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예술이 많이 대중화된 국가에 가서도 활동해 보고 싶습니다. 예술과 관련한 문화생활이 많이 발달한 나라에서 더 많은 공부를 통해 실력을 다져 제 작품을 세상에 펼쳐보고 싶네요.

 

 

11. 동문님이 현재 예술 작업을 함에 있어 도움 되었던 숙명에서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약간 식상한 답변이 될 수도 있지만, 저는 수업과 시설, 그리고 교수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작업실이 좋았어요. 시험 기간뿐만 아니라 제가 그리고 싶은 그림이 있을 때,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있을 때마다 학교 작업실에 나가 작업을 하곤 했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을 그리다 늦은 시각 창문 틈으로 높은 남산타워를 보며 행복을 느꼈어요. (웃음)

또, 미대에서 진행하는 교류 프로그램에 지원해 프랑스에 다녀오는 값진 경험도 할 수 있었고, 교수님들께서도 공모전 등의 활동에 있어서 저에게 많은 지원과 지지를 아껴주시지 않아 이렇게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12. 동문님과 같은 미술 작가를 꿈꾸고 있을 숙명여대 학우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예술을 사랑한다면 주변의 부정적인 말, 참견하는 말에 신경 쓰기보다는 나만의 뜻을 가지고 굳세게 걸어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하다 보면 뭐든 답이 나올 것이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어요. 결과물에만 집착하기보다는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작품을 만들어가다 보면 경험들이 쌓여 여러분들에게 좋은 기회로 찾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취재 : 숙명통신원 19기 장다희(법학부 20), 진소영(미디어학부 20), 20기 이지연(역사문화학과 20)

정리 :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