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사이트맵 열기

사이트맵

 
모바일메뉴열기 모바일메뉴 닫기

SM인터뷰

INTERVIEW

최고의 파트너십을 보여준 제1회 숙명독서토론대회 우승팀 ‘이상’

  • 조회수 2644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1-12-24

지난 11월 13일, 우리대학에서 제1회 숙명독서토론대회가 개최되었다. 지정도서인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속 내용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의 진보,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라는 논제를 통해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현재를 재성찰하며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상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고,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기 위해 뜨거운 열정과 최고의 파트너십으로 우승을 차지한 ‘이상’팀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1. 안녕하세요!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제1회 숙명독서토론대회에서 우승한 ‘이상’ 팀 김가영(화공생명공학부 21학번, 이하 가영), 김윤(화공생명공학부 21학번, 이하 윤)입니다.

 

2. 제1회 숙명독서토론대회에서 대상(금상)을 받으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가영: 정말 기쁘고 또 당황스럽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교 선배님에게 전해 들었던 것처럼, 저학년 때에는 경험을 쌓고 고학년 때 수상을 노려볼 계획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앞당겨져서 놀랐습니다. 수상할 당시에는 얼떨떨했는데, 대회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야 대상을 받았다는 것이 실감 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무언가 사명감도 느껴지는 것 같고요(웃음).

 

윤: 저도 가영 학우처럼 참여에 의미를 두고 대상까지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수상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3. ‘이상’팀이 우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영: 저희 팀의 일등 공신은 역시 제 파트너입니다. 저희는 같은 교양수업을 들었는데, 같은 학과, 같은 학번에 MBTI까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반드시 이 사람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자유토론을 하다 보면 너무 흥분하거나, 하고 싶은 말이 나오지 않는 등 페이스를 놓칠 때가 많은데, 서로서로 잘 알고 있어서 적기에 교체해가며 흐름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김윤 학우는 자료조사에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윤: 김가영 학우가 토론을 이끌지 않았다면 대상까지 받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먼저 참여 제안을 해 주었고 적극적으로 토론 준비과정에 임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 능력이 뛰어난 가영 학우와 함께 토론 내용을 정리하고 그 과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4. 숙명독서토론대회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가영: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본 목적은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중고등학생 시절 워낙 토론을 좋아했기에, 대학교에서도 저의 실력이 통할지 궁금했습니다. 상금이 아예 탐나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저의 토론실력을 검증해보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의 논제였습니다. 저희 팀 ‘이상’에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첫 번째는 ‘이상’ 시인의 <건축무한육면각체>에 영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가 1차원의 점과 선에 ‘시’라는 공식을 이용해 4차원 공간도형을 창조했던 것처럼, 저희가 이번 논제를 통해 기술과 인문의 간극을 메우는 존재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이번 토론의 논제, “과학기술의 진보,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의 이상세계인 유토피아에 해당하는 ‘이상, idea’입니다. 저희 둘 다 미래 공학도로서, 꼭 기술개발의 이상을 약속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토론에서 제시되는 문제점들을 뇌에 새기고, 그러한 것들을 미래에 해결하도록, ‘착한 기술’을 만들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기술에 대한 이상을 늘 회의하고 약속하는 것이 바로 공학자가 해야 할 일이기에, 반드시 저희가 이번 토론을 통해 기술에 대한 확신을 주어야 한다고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이, 공학도라면 기술에 관한 이번 논제를 보고 저희는 참가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5.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가영: 문·이과를 나누는 한국교육의 특성상, 과학토론에만 익숙해져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에 대한 기술적 기제를 세우고, 상대의 아이디어에 과학적 오류를 지적하기는 비교적 쉬웠는데, 이번 대회에서처럼, 명확한 정답과 오답이 없는 ‘가치토론’은 준비하는 내내 저를 어지럽게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분들도 겪으신 문제였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같이 대회에 참가할 팀원을 구하는 일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수업만 진행하다 보니, 비교과활동을 위한 파트너를 선뜻 구하기가 망설여졌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저는 대회 마감 2주 전에 훌륭한 파트너를 만났지만, 아마 파트너를 찾지 못해 대회 참가를 망설인 분들도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윤: 저는 ‘찬성’과 ‘반대’의 입장을 번갈아 가며 준비해야 했기에 헷갈리지 않도록 각각의 상황에 따라 논거를 정리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논리를 전개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 주장의 허점을 반박당하지 않도록, 즉 논리적 오류가 없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이 대회가 진행되는 것이라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힘든 점이라 생각이 드네요.

 

6. 대회 과정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영: 말을 풀어나감에 있어서 느껴지는 여유였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 팀을 제외하고는 고학번의 선배님들과 토론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토론에서의 ‘여유’라는 것이 무엇인지 느꼈습니다. 침착하고 부드럽게 발화해야 논지를 꼼꼼히 밝힐 수 있다는 것을 특히 저의 파트너와 ‘꽃다방’팀으로부터 배웠습니다.

 

윤: 저는 논지를 천천히 전개해서 토론이 점점 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을 가영 학우가 지적해주며 같은 논지 안에서 반복하지 않도록 조언해 주었습니다. 서로의 장단점을 잘 파악한 후 토론을 진행하며 파트너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7. 대회에 참가하기 전, <멋진 신세계>라는 저서에 관해 알고 계셨나요? 알고 계셨다면, 토론을 준비하면서 책을 다시 읽고 해석하면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가영: 멋진 신세계는 고등학생 때 읽었던 도서였고, 신희선 교수님의 “비판적 사고와 토론”, “융합적 사고와 글쓰기” 수업의 교재이기도 했습니다. 고등학생 때에는 멋진 신세계를 기술적으로 분석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독재체제를 그려낸, 즉 ‘사회구조’에 대한 풍자 도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토론의 논제를 접하면서 멋진 신세계에 나타난 기술의 부정적인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술의 문제점을 보완할 ‘인문학’의 중요성을 집중적으로 드러내고자 하였습니다. 그 결과 옹호 측에 섰을 때는 인문학의 부재가 기술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며 인문학의 발전이 우선임을 강조하였고, 비판 측에 섰을 때는 소설과는 다르게 인문학을 중시하는 현실 기술의 모습을 보여주고, 인문학과 함께 발전하는 기술을 강조했습니다.

 

윤: 고등학교 시절 독서리스트 한 줄을 채우기 위해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 책의 정확한 의미나 디스토피아에 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토론에 참여하면서 책을 다시 읽고 그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러 팀과 토론하면서 책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들도 함께 들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8. 일반적인 토론이 아닌, 독서토론 대회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특징, 장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지 궁금합니다.

 

가영: 독서토론의 묘미는 책 구절의 해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구절을 읽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요인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이번 주제도서는 소설이라 서사적 표현에서 객관적 근거를 끌어내야 했기에 그 차이가 더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저희 팀이 비판 측에 섰을 때, 독특하게 해석한 부분은 ‘도서 <멋진 신세계>가 디스토피아를 그려냈는가’ 였습니다. 도서에서는 기술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많이 비추며 완벽한 유토피아는 없다고 말하지만, 저희는 작가가 완벽한 디스토피아도 그려내지 못했다는 근거를 제시하며, 소설 속에 표현되지 못한 엑스트라들이 가진 희망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구절 해석을 마친 후,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는 과정을 통한 책 밖으로 벗어나는 논제 확장의 과정 또한 독서토론대회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징인 것 같습니다.

 

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독서토론의 묘미는 책 구절 해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구절을 읽더라도 <멋진 신세계>가 다 다르게 느껴지며 서로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상당히 재밌다고 느꼈습니다.

 

9. 이번이 제1회 숙명 독서 토론대회인 만큼, 앞으로의 독서토론대회의 무궁무진한 발전을 위해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가영: 이번 제1회 숙명독서토론대회는 저에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떨렸지만, 그것이 주는 즐거움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도전한 것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도전해보지 못한 것에는 후회가 남습니다. 다음 토론대회에서 멋진 전투를 보여줄 여러분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윤: 저 역시 대회 참여가 큰 도전 중 하나였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진정한 토론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알 수 있고, 내 생각도 정리할 수 있는 토론대회에 많은 학우가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 숙명통신원 19기 김현경(영어영문학부 19), 20기 김다정(미디어학부 20)

정리 :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