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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숙명인을 위한 장학 제도를 운용하는 작심스터디카페 숙대눈송이점 대표 강다겸 동문

  • 조회수 13550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2-01-03

최근 학교 앞에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스터디카페가 문을 열었다. 바로 작심 숙대눈송이점이다. 우리대학 마스코트 ‘눈송이’가 포함된, 독특한 상호를 가진 이곳의 대표는 다름 아닌 강다겸 동문(정치외교10) 학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청파동에 돌아온 강 동문은 취업과 고시를 준비하는 숙명인을 지원하는 장학 제도를 운용하며 사랑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현실적인 무게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시기, 강 동문은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고 스터디카페를 가장 편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다양한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스터디카페라는 또 다른 교육 현장에서 꿈을 위해 공부하는 이들의 든든한 담임 선생님이 되어주고 있는 강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1.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의 눈송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정치외교학과 10학번 졸업 후, 일반대학원 정치외교학과를 14학번으로 수료한 강다겸입니다. 현재 숙대를 올라오는 길목, 노란 병아리색 빌딩에 있는 작심스터디카페 숙대눈송이점을 창업해 대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직 중고교 교과 교사였던 저는 새로운 꿈을 위해 다시금 대학에 진학해 간호학을 공부하는 만학도이기도 합니다. 지극히 평범한 제 이야기를 담고자 소중한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 선배님께서 작심스터디카페를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리 청파동에서 지난 8여 년간 학·석사의 시간을 보내면서 20대 청춘의 시간을 마음에 담고 있었습니다. 대학원을 마친 후 교사로 재직 중이던 저는 지난해와 올해 초, 연이어 사랑하는 가족과 제자를 하늘나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병원 복도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저 자신에 대한 자책과 더불어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을 지키고 남은 가족의 마음을 다독이고자 간호학과로 편입을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겪으며 늘 꿈꿔왔던 인생 버킷리스트를 이루고 싶었습니다.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대학 시절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장학생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던 저와 같이 어려운 현실 상황에도 꿈을 위해 노력하는 후배들을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각종 고시 및 취업 준비 기간 비싼 콘텐츠와 응시료, 24시간 공부 공간이 부족한 우리 동네 인프라와 메커니즘에 대한 다각적 고민 후, 스터디카페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5개월간 발로 뛰며 후배들에게 학업과 안전에 적합한 공간을 찾는 등 노력한 끝에 현 프랜차이즈 대학교 지점 기준, 동문이 직접 오픈하는 첫 사례를 끌어냈습니다.

저 역시 삶을 살아가는 선배이자 여성이며 그럼에도 배움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누구보다 그 간절한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후배분들의 꿈과 미래 그리고 최소 기회의 평등에 대한 논제에 있어 조금이나마 그리고 진실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3. ‘작심스터디카페 숙대눈송이점’이라는 이름이 특별한데요, 지점명을 다른 곳과 달리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눈송이’는 많은 숙명인들의 사랑을 받는 우리 대학만의 마스코트죠. 그리고 동시에 눈송이는 우리 숙명인을 지칭하는 별명이자, 숙대 선후배 관계를 사랑스럽게 아우르는 말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점을 바탕으로 우리 숙명에 대한 애교심과 자긍심을 불러오는 ‘눈송이’를 지점 이름에 넣게 되었어요. 제가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이 공간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자신의 꿈을 지치지 않고 잘 펼쳐갈 수 있길 바랐어요. 숙대점이 아닌, 눈송이점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동문인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 암호처럼 느껴져 따뜻함을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요.

눈송이점이라는 이름 때문에 ‘여긴 겨울에만 가는 곳이냐, 숙대생만 갈 수 있냐’라는 문의 전화도 있었답니다(웃음). 운영하면서 종종 눈송이 스티커가 붙은 노트북이나 눈송이 인형이 달린 가방의 학생들을 보면 후배 눈송이가 반가워서 손 편지와 간식, 눈송이와 부옹이가 그려진 텀블러를 들고 달려가게 되네요. 제가 눈송이 여러분들을 더 많이 챙겨줄 수 있도록, 다정하게 '눈송이야, 안녕?'하면서 응원과 사랑을 보낼 수 있도록 꼭 눈송이임을 티 내주세요!

 

4. 작심 숙대눈송이점은 매달 숙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 제도를 운용하고 계시는데, 장학생 제도 소개와 운용하게 된 계기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현재 장학생 제도는 크게 두 가지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첫째로, ‘작심눈송이 장학생 제도’는 한 달에 두 명씩 우리대학 후배들을 뽑아 저희 스터디카페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500만 원 상당의 교육콘텐츠(해커스 어학, 해커스 공무원, 경찰, 윌비스, 시원스쿨, 공무원 및 한국사, NCS, 임용고시 등 콘텐츠 일체) 또한 무료로 지원해주는 제도입니다. 재학생뿐 아니라 휴학생, 수료생 그리고 졸업생까지 모든 숙명인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어요. 특히 불안하고 막연한 시간을 묵묵히 걸어가는 우리 졸업생 후배들에게도 그대 역시 사랑하는 눈송이임을 전해주고 싶고, 혹여 외로울 수 있는 취업 준비 기간 동안 누구보다 곁에서 응원해주고 싶어 장학생 제도의 지원 범위를 확대하였습니다.


두 번째 제도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응시료를 지원해주는 장학 제도입니다. 졸업 및 취업, 고시 등을 위한 시험 응시료가 학생들에게 매우 부담이기에 한 학기 5명의 학생을 뽑아 한능검 시험의 응시료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추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토익, 토익스피킹 등 해당 지원 응시내역을 순차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장학제도 외에도 상시 제휴 혜택이 있습니다. 숙명인을 위한 눈송이 요금이 따로 있어, 숙명인이라면 상시 기본 이용 금액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학교생활이 어려워 아쉬운 요즘이기에, 추후 장학생 친구들을 기수별로 만나 따뜻한 밥 한 끼 사주면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눈송이 장학생 동문 모임을 보다 활성화하고 싶어요.


장학 제도를 운용하게 된 계기는 저 또한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같은 입장을 겪어보았기 때문이에요. 학생도, 사회인도 아닌 상태로 소속된 곳 없이 막연한 미래만을 바라보고 있는 불안함을 알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공부할 때만큼은 스터디카페 요금이나 인터넷강의 비용에 대한 걱정 없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려고요. 장학생 제도를 통해 일차적으로 5년간 170명 학생에게 약 3,700만 원 상당을 지원하게 되는데, 더 많은 눈송이들에게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5. 작심 숙대눈송이점의 마스코트가 부엉이(부옹이 가족)인데 마스코트를 부엉이로 정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부엉이는 유럽권에서 지혜와 현명한 판단, 사랑을 의미하는 동물이고, 때론 수호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해요. 티베트 등 일부 나라에서는 깨달음을, 우리나라에서도 학업과 재물을 상징하는 부엉이는 어둠 속에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밤을 지키는 수호신이라고도 합니다.

본래 저희 작심스터디카페의 메인 심볼이 부엉이랍니다. 저는 이 부엉이 캐릭터에 스터디카페를 만들게 된 제 진심을 담고, 눈송이점의 따뜻함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보다 친숙한 캐릭터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부옹이 가족’을 새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부옹이라는 이름은 부엉이와 옹기를 합쳐 만들었어요. 그 동그라미 옹기가 맞습니다. 투박하기는 해도 질그릇 같은 소박한 삶이 담긴 옹기의 따뜻함과 제가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아호이자 옹기장수였던 그분의 어릴 적 꿈을 합쳐 만들어보았어요. 디자인은 숙명의 동문인 제 동생 예은 눈송이가 직접 해주었답니다. 회원분들께서도 저희 부옹이 가족을 많이 사랑해주고 계세요. 가장 외로울 수 있는 시기, 끝이 안 보이는 답답한 인내의 길을 홀로 걸어가는 모든 그대들에게 가족 같은 분위기로 소통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부옹이 가족', 저희 눈송이점만의 캐릭터랍니다.

 


 

6. 스터디카페를 운영하시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여시고 있는데, 최근 추석 반찬 이벤트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거의 8년이라는 시간 동안 학교 앞에서 자취를 했어요. 자취하면서 아플 때, 엄마 밥이 그리울 때, 마음이 힘들 때가 가장 서럽더라고요. 또 명절은 졸업을 앞둔 동시에 고시 기간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기도 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이잖아요. 그래서 가족관계에서도 나의 근황을 털어놓는 것이 불편하고 위축되기도 해요. 저 역시 그런 마음을 잘 알기에 고시와 취준 등을 앞두고 외로운 명절을 보내는 분들을 위해서 엄마 밥 같은 명절 음식을 배달해주면 잠시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골 생산자와 청년 농부의 공정거래를 통한 반찬 편집숍에서 직접 반찬과 명절 음식을 주문했고, 회원분들의 사연을 받아 반찬을 배달해 드렸습니다. 반찬을 받으신 회원분들께서 정성스러운 후기를 남겨주셔서 제 마음이 더 따뜻해졌던 경험이었습니다.

 


 

7. 선배님께서 현재 계획하고 계신 일이나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세 가지 정도 목표가 있어요. 첫 번째는 우리나라 호스피스의 확대와 남겨진 가족에게도 간호를 전해주는 호스피스 인식의 확장, 두 번째는 환우들을 위한 기초학력 교과 융합 프로그램을 개발 및 연구하는 것, 세 번째는 작심 눈송이 장학생 제도와 더불어 다양한 공간의 단체들을 후원하면서 제 삶을 비워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에요.

호스피스 병실이 우리나라에 부족하다는 것을 외할아버지를 보내드리면서 알게 되었어요. 우리나라의 호스피스는 1주에서 길어야 2주까지만 있을 수 있어서 여러 병원에 대기를 해야 해요. 열악한 호스피스 현실을 보며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온전하게 평안에만 집중할 수 없어 슬펐고, 여기서 느낀 아이러니함을 제가 개선하고 싶었어요. 또한 현재 제가 가진 사회과 교과 교사의 자격증과 간호학과에서의 교직 기회인 비교과 교사 자격증을 듀얼로 가진 우리나라 첫 사례가 되어 교과 및 비교과의 융합적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특히나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교과 및 비교과, 담임 및 비담임과의 소통과 역량 구조, 메커니즘의 한계를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스무 살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비를 모아 오래도록 후원하고 있는 단체들이 있어요. 더 다양한 분야에 후원하면서 사회에 더 많이 기부하고 싶어요. 제 마음이 잘 전달돼서 후배 눈송이들은 저보다 더 소중하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그 사랑이 옹기 담은 겨자씨처럼 번져 모두 그런 사람 냄새나는 어른으로 커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아요.

 

8. 얼마 후면 신입생, 새송이들이 입학하는데 새송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의 삶은 지금까지 채워가는 것으로 바빴습니다. 20대는 내가 고대하는 삶을 위해 달려갔던 나날들이었어요. 하지만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니, 인생은 무언가를 비워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는 비워내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비움에는 나름의 미학이 담겨있어요. 하나둘씩 비워내다 보면 소소하지만 진정한, 행복의 본질과 근원에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할 거예요. 저는 이 과정에서 얻는 영감들이 진정 저를 가득 채워주는 것 같았어요. 인터뷰에 대한 제안이 왔을 때, 내가 과연 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던졌습니다. 그다지 훌륭하지 않은 선배이니까요. 장학생 제도나 오랜 후원을 이어가는 저에게 종종 부자냐는 질문을 하시곤 해요. 아니면 그렇게 퍼주면서 살면 남는 게 없다고 하시죠.

그런데 도리어 저는 없어서 가능했답니다. 참 재밌죠. 손에 쥐려고 애쓴 것이 없어서, 더 많은 것을 비워내다 보니 조건 없이 진실함만 가득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었고, 더 많은 사람의 마음을 제 마음 옹기그릇에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산 정상에 올라와야만 성공한 인생은 아니에요. 산 중턱의 냇가에서 발을 담그며 휴식을 취하는 것도, 산 초입새에 앉아 수다를 떠는 것도 누군가에겐 행복일 수 있어요. 다양한 색채 안에서 본인만의 시간을 살아서, 삶의 끝자락 그 순간에 ‘이 정도면 열심히 살았다’라고 자신 스스로가 느끼고 정의 내리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 생각해요. 그러니 새송이 여러분, 그저 행복했으면 해요.

 

9. 선배님께 ‘숙명’은 어떤 의미인가요?

 

숙명은 나의 모든 시간이 녹아있는 공간인 것 같아요. 제 동생은 ‘화려한 컴백’이라는 한마디로 표현하던데, 저한테는 그런 의미보다는 많은 이야기와 시간과 오가는 모든 발걸음에 추억이 깃들어 있음이 느껴져요. 나의 인생 끝자락에서 그동안의 추억들을 가져갈 수 있다면 숙명은 큰 기억으로 꼭 안고 가고 싶어요.

숙명은 처음 대학에 합격했던 10대부터 20대,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에 각기 다른 모양과 색깔과 공기로 남아있을 것 같아요. 그때 그 순간마다 진한 파랑이었다가 여린 하늘색이었다가 코발트블루 같은 바다색이었다가요. 그 푸르름이 담긴 제 하루하루는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이제 어떤 색이 될는지요. 그러니 항상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을 나누세요. 그리고 그대들 그저 행복하세요.

 

취재: 숙명통신원 19기 김재희(미디어학부 19), 20기 서채운(미디어학부 19)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