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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성공한 문화 콘텐츠에는 항상 책이 있죠” 예스24 첫 사원 출신 여성 대표 최세라 동문

  • 조회수 3258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3-10-27
  • 예스24 대표 최세라 동문(한국사학과 97졸) 인터뷰



지난 3월 인터넷서점 예스24 최초의 사원 출신 대표이자 여성 대표로 취임해 화제를 모은 최세라 동문(한국사학과 97졸). 그는 대학원생 시절 예스24에서 책을 주문하다가 문득 오프라인 서점과는 다른 매력을 느껴 2003년 입사했다. 


20여년간 도서사업본부에서 팀장, 본부장, 이사, 상무를 거치며 도서정가제 대응 TF, 오프라인 매장 오픈 등 굵직굵직한 업무를 맡았고, 마침내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성공한 문화 콘텐츠에는 항상 책이 있다고 생각하는 최세라 대표는 많은 사람이 독서를 부담이 아닌 재미로 느끼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다양한 형태의 도서 서비스로 문화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 가는 최 대표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대표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어느덧 7개월 가까이 지났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감사합니다. 취임으로 축하를 받던 때가 한참 전 일 같이 시간이 정말 더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아직은 공부하는 마음으로 업무하고 있습니다. 20년을 근무했어도 모르는 것이 한참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2. 예스24는 우리나라 온라인 서점 시장 점유율 1위인 기업인데요. 전날 주문한 책이 바로 배송되는 시스템이 신기해서 업계에 발을 들였다고 들었어요.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요?


부모님이 책을 즐겨 읽으셔서 책이 있는 환경과 책을 읽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러웠어요. 그래도 이쪽을 직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대학원 논문을 준비하면서 예스24를 이용하게 됐습니다. 그전에는 주로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했는데, 논문 쓸 때는 시간도 부족하고 책값도 만만치 않아서 애용했죠. 논문을 다 쓰고 나서도 읽을거리가 없나 예스24에 자주 들어가 보다 사이트 하단의 채용공고를 발견했습니다. 이 모니터 너머에는 어떤 세계가 있을까 궁금했던 차에 지원했습니다.


3. 2003년 입사 이후 줄곧 도서사업본부에서 일하셨는데, 대표님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을 소개해주세요.


크게 두 가지가 생각나는데요. 첫 번째는 2014년 도서정가제 시행에 대비한 TF 운영입니다. 온라인 서점에 도서정가제는 엄청나게 큰 변화였습니다. 운영 방식, 고객서비스, 조직구조까지 재검토해야 하는 정책이었기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했어요. 당시 TF를 맡아 운영 정책을 협의하고 빠르게 반영하는 작업을 여러 부서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두 번째는 오프라인 매장 오픈입니다. 2016년 4월 1일에 강남점을 처음 오픈했는데요. 오프라인은 전혀 알지 못했기에 함께 고생한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오픈 첫날, 예스24 회원들의 얼굴을 직접 보는 설렘과 두려움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4. 취임 확정 이후 처음으로 읽었던 책은 무엇인가요? 그 책을 선택한 이유도 궁금합니다.


2007년 처음 팀장직을 맡게 됐을 때 당시 사수가 <90일 안에 장악하라>(마이클 왓킨스/동녘사이언스/2004)를 주면서 완독 후 리뷰를 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다른 사람에게서 이 책을 또 선물 받았어요. ‘15년이 지나 더 바빠진 세상이지만 90일은 변함이 없구나’ 안도하며 다시 읽었습니다. 책 하나가 더 있는데 <사장학 개론>(김승호/스노우폭스북스/2023)입니다. 마침 딱 올해 4월에 나온 책이라 타이밍이 절묘했죠.



5. 한 기업에 장기적으로 근속하시면서 힘든 일도 많이 겪었을 것 같습니다. 동문님만의 위기 관리 방법(슬럼프 극복법)은 무엇인가요?


무조건 영화를 봅니다. 새로운 시공간에 들어가는 그 순간을 너무 좋아합니다. 다른 세계에 잠시 다녀오면 에너지가 충전되어 리셋(reset)되는 기분이에요. 팬데믹 때는 극장에서 저 혼자 본 적도 여러 번 있는데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6. 기업의 대표라는 자리는 그 이름의 무게만큼 강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동문님이 생각하는 여성의 리더십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여성의 리더십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남녀보다는 성향과 경험에 따라 다양한 리더십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조직문화는 제가 사회초년생일 때와는 많이 다르고, 또 대표를 맡고 보니 한 회사의 부서마다도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다르다는 것을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뻔한 방법이지만 많이 듣고 좀 더 자세히 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렇게 결정된 사안은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 요즈음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도서에 대한 관심도 줄고 있어요. 앞으로 도서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에는 도서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도서도 종이책, eBook, 오디오북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모든 성공한 문화 콘텐츠의 과정에는 항상 책이 있어요. 영화/드라마 대본집이나 인플루언서·유튜버의 에세이, 소장용 웹툰 등이 대표적이죠. 다만 ‘텍스트를 읽는다’라는 행위가 부담이 아닌 재미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8. 도서 업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후배들이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 조언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책을 진심으로 좋아해야 합니다. 도서 업계가 호황이었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으면 쉽게 지치게 됩니다. 다양한 문화 경험을 많이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책도 여러 문화와 융합해 발전,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폭넓은 관심과 경험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도서 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적용될 덕목이지요.        


취재: 숙명통신원 21기 김선우(역사문화학과 22), 이채윤(프랑스언어·문화학과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