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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숙명에서의 경험이 저를 다시 한국으로 부른 셈이죠” 최초의 남자 교환학생 안띠 니에멜라

  • 조회수 1436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3-12-08
  • 안띠 니에멜라 주한 핀란드 대사관 공관 차석 인터뷰



주한 핀란드 대사관 공관 차석 안띠 니에멜라는 숙명여대 최초의 남자 교환학생이다. 교환학생 시스템이 잘 구축되지 않았던 2000년, 그는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 하나로 주저 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가 20여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것도 숙명에서 겪었던 여러 아름다운 기억의 영향이다. ‘열린 마음으로 용감하게’ 교환학생을 즐기라고 조언한 안띠 니에멜라 공관 차석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담아 보았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Antti Niemela(안띠 니에멜라)입니다. 현재 주한 핀란드 대사관에서 공관 차석과 공사참사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미국 워싱턴 DC, 태국 방콕에 있는 핀란드 대사관에서 일했습니다. 숙명여대에서는 2000년 여름부터 2001년 여름까지 1년간 교환학생 생활을 했습니다. 


2. 숙명의 첫 남자 교환학생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전공을 공부했나요?


저는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는데, 지금과 달리 영어 수업이 많이 없어서 1년 동안 전공 관련 수업은 한 강의밖에 듣지 못했습니다. 당시에 교환학생이 저를 포함해서 7명 밖에 없었고, 그중에서도 일본과 태국에서 온 친구들은 한국어를 잘해서 영어 수업이 많이 개설되지 않았어요. 첫 학기에는 4개 강의만 영어로 개설돼 별다른 선택지 없이 해당 수업을 들어야 했어요. 7명만으로는 수업이 개설되지 않아 폐강되는 수업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음 학기에는 영어와 한국어를 둘 다 제공하는 수업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수업을 수강할 수 있었어요. 저는 골프, 한국 전통 음식 조리 수업을 들었습니다. 또한 학교 측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줘서, 한국어 공부도 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지금도 한국어를 조금 할 수 있어요. 


3. 왜 숙명여대를 선택하셨나요?


교환학생은 제가 잘 모르는 나라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일본과 한국을 고려하던 중에, 한국의 문화를 더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당시 갈 수 있던 학교 중 숙명여대가 가장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서 숙명여대를 선택했죠.


이후 여자대학교라는 사실을 알고 남자인 제가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지 문의했고, 충분히 된다고 하기에 최종적으로 결정했어요. 그런데 한국에 도착하기 2주 전에 제가 첫 남자 교환학생이라고 하더라고요. 당시에는 당황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니 숙명여대를 선택한 것은 정말 좋은 기회였어요. 



4. 숙명여대에서 교환학생 생활은 어땠나요?

 

처음 학교에 오니, 정문을 통과할 수 있는 남자는 교직원뿐이더라고요. 적응에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아마 학우들도 저에게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겠죠? 두 번째 학기에는 큰 어려움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에 있을 수가 없어서 교직원 기숙사에서 지냈어요.


5. 핀란드 대학과 한국 대학의 문화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우선 교수님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요. 핀란드에서는 교수님의 이름을 불러요. 질문이 생기면 바로 질문을 하고, 논의가 이뤄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교수님의 이름을 직접 부르지 않고 질문을 안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이 저를 보며 많이 당황했어요. 


시험 방식도 매우 달라요. 한국과 달리 핀란드는 중간고사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수업에 따라 종강일이 달라서 고정적인 학기가 없고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기말에는 주로 에세이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성취도를 평가합니다. 한국에 오니 친구들이 중간고사 기간에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더라고요. 처음 겪어보는 문화였습니다. 


6. 현재 주한 핀란드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다시 한국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10년간 핀란드 외무부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나라에서 근무할 기회가 있었어요. 제가 한국에서 지내봤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있으니 자연스럽게 한국으로 다시 오게 됐어요. 숙명에서의 경험이 저를 다시 한국으로 부른 셈이죠.



7. 10월에는 숙명여대와 주한 핀란드 대사관이 함께 세미나를 진행했어요. 어떤 내용이었나요?

 

‘How to build Human-Centric AI’(인간 중심의 AI를 구축하는 방법)라는 주제의 세미나였어요. 미래 기술 분야에 여성의 참여를 높이려는 취지로 개최했고, 발표자도 전부 여성들이었어요. 많은 학생이 AI 분야에 접근하기 어려워하고, 관련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에게 이런 기회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언론정보학을 전공했지만, 일을 하다 보니 컴퓨터와 기술 관련 지식이 필요하더라고요. 요즘에는 모든 분야에서 기술이 핵심 요소인 만큼 이 세미나를 통해서 기술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기를 바랍니다.


8. 숙명여대에서 세미나를 진행해보니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숙명여대가 디지털 휴머니티에 관심이 많은 대학이기 때문에 이 세미나를 숙명여대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어요. 저와 숙명여대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인연 덕에 좋은 기회로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과 함께 일하며 젊은 친구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늘 재밌어요. 



9. 오랜만에 다시 숙명여대로 온 소감이 궁금합니다.

 

향수가 많이 느껴져요. 캠퍼스는 건물이 몇 개 더 지어진 것 빼고 거의 비슷해요. 특히 학교 주변 환경이 정말 그대로여서 좋았습니다. 이곳은 서울에서 찾아보기 힘든 좋은 공간 같아요.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남산이 한눈에 보이잖아요. 정말 어렸을 때 이곳에 왔는데 다시 이렇게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10. 숙명여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용감하게 교환학생 생활을 즐기길 바랍니다. 때로는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도 있고, 어려운 순간도 있겠지만 언제나 그 뒤엔 좋은 경험이 남습니다. 외국에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은 항상 아름다웠어요. 외국인 친구끼리 놀지 말고 한국인 친구도 많이 만나보세요. 한국 문화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주저하지 않고 해 보세요. 분명 좋은 밑거름이 될 겁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1기 손윤오(아동복지학부 22), 유정희(경영학부 21)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