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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사회적 약자 위한 경찰 될래요"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김하은 동문

  • 조회수 1477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4-01-05

  •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김하은 동문(아동복지학부 16) 인터뷰


최근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의 임무가 더욱 막중해졌다.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서 근무하는 김하은 동문(아동복지학부 16) 역시 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아동복지학부 출신 경찰관이라는 색다른 삶의 경로를 개척하고 있는 김하은 동문의 열정 넘치는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담아 보았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20년에 졸업한 아동복지학부 16학번 김하은이라고 합니다. 현재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서 노인, 장애인 학대 담당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2. 입학 당시 아동복지학부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아이들에 관심이 많았고, 아동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도 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하며 아동 심리치료사라는 꿈을 키웠고,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를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입학 이후에도 계속 아동 심리상담을 공부하고 싶어 상담학 연계 전공도 병행했습니다.


3. 경찰 관련 학과나 경찰대학이 아니라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를 졸업한 뒤 경찰이 됐다는 점이 색다르게 느껴지는데요. 왜 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나요?


원래는 아동 심리치료사가 되고 싶었는데요.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대학원 고민이 많아졌어요. 연구 주제를 고민해 봤을 때 막막함이 크게 느껴져서 대학원을 바로 가는 게 저에게 굉장한 부담이었거든요. 그래서 3학년 때부터 다시 진로를 고민하다가 이소연 교수님(아동복지학부)의 ‘청소년 상담’이라는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이 수업에서 학교 전담 경찰관(SPO)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됐고 계속 공부하다 보니 매력을 느꼈어요. 결국 학교 전담 경찰관이 되고 싶어서 경찰 준비를 했습니다.




4. 경찰이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준비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4학년 때는 졸업 준비와 공무원 영어, 한국사 공부를 병행하느라 개인 시간이 없었고요. 졸업 이후에는 노량진에 있는 학원에 가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 체력 시험, 면접 이렇게 세 가지를 모두 준비해야 합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매일 12시간 필기시험 준비를 하고, 오후 8시부터 1시간 정도 체력 학원에 가서 체력 시험도 준비했습니다. 제가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닌데, 매일 일찍 일어나 공부와 운동까지 병행하려니 힘들었어요.


5. 경찰 내 다양한 부서 중 여성청소년과를 선택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원래 목표로 했던 학교 전담 경찰관이 있는 부서가 여성청소년과입니다. 서울경찰청에는 여성청소년과 아동·청소년계에서 학교 전담 경찰관을 총괄하고 청소년범죄 예방 정책을 수립하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바로 학교 전담 경찰관이 되기는 어려워 우선 여성청소년과에서 업무의 전반적인 흐름이나 틀을 알고 싶었습니다. 이곳에서 역량을 쌓은 뒤 기회가 된다면 학교 전담 경찰관 직무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6. ‘경찰’이라는 직업은 업무 중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파출소에서 근무할 때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검거한 적이 있어요. 당시 현금 인출기에서 너무 많은 현금을 뽑는다는 112 신고가 들어와서 바로 출동했는데요. 가보니, 한 명은 망을 보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돈을 뽑고 있었어요. 순찰차를 세우고 다가가 인적 사항을 물어보려는 과정에서 도망을 가더라고요. 그 순간 고민할 새도 없이 바로 뒤따라 뛰어갔어요. 추격전을 펼치는 중에, 오토바이 한 대가 함께 추격하면서 범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직접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면서 현행범으로 체포했는데 ‘아, 내가 진짜 경찰인가보다’ 싶었던 순간이라 기억에 남아요.


*미란다원칙 : 경찰, 검찰이 용의자 또는 피고인을 체포하거나 심문하기에 앞서 고지해야 하는 권리.



7. 최근 여성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심각한 상황인데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장애가 있는 여성을 유인해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어린 자녀의 목을 조르며 학대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물론 강력한 처벌과 법 집행이 선행돼야 하지만, 범죄 예방 활동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경찰과 지자체, 유관기관이 협업해 원스톱 지원 형태로 예방 체계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체계를 뒷받침 해줄 제도 개선과 예산 지원 등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변화와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8. 경찰을 꿈꾸는 숙명인들은 재학 중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경찰을 준비할 때 체력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터라, 체력을 미리 키워두라고 말하고 싶어요. 공부가 그런 것처럼, 조금 운동했다고 바로 힘이 생기지 않아서 특히 근력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을 추천해요. 단백질도 챙겨 먹고, 운동도 꾸준히 하면 좋을 것 같아요.


9.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학교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참여했을 때 영어영문학부 이형진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빌려 볼게요. ‘많은 사람이 영원히 어린이로 살 수 있는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말해요. 그러나 진짜 어른이 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네버랜드를 떠나 어른이 되는 두려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저는 대학생 때 졸업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영원히 대학생으로 머물고 싶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시간인 동시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진로 고민이 많은 시기였어요.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마세요.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즐거운 경험, 우연히 맞닿는 인연, 마음에 늘 품고 있거나 새로 생겨난 꿈과 해야 할 일을 위해 생기와 열정으로 기쁘게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어느덧 뒷걸음질 치기보다 다시 한번 앞으로 걸어가기 위해 힘을 내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거예요. 


취재: 숙명통신원 21기 손윤오(아동복지학부 22), 유정희(경영학부 21)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