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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제63회 동아음악콩쿠르 여자 성악 1위, 소프라노 김현정 동문

  • 조회수 1293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4-01-12


  • 소프라노 김현정 동문(성악과 14) 인터뷰



“그래. 쉬었다가 다시 뛰어보자. 남들처럼 뛰지는 못하더라도 묵묵히 나의 속도에 맞춰서 걸어보자.”


지난해 10월 제63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 여자 성악 부문 1위를 수상한 소프라노 김현정 동문(성악과 14). 당시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겠다는 인상적인 수상소감을 남겼다.


김현정 동문은 우리 대학 성악과를 졸업하고 유학길에 올랐다. 스위스에서 성악 공부를 마친 후 현재는 국립 오페라단에서 솔리스트 소프라노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콩쿠르에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김현정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어릴 적부터 음악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 교회 성가대에 서면서 음악을 더 빠르게 접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음악 선생님의 권유로 동요 대회에 나갔는데 그때 제가 남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뒤로 자연스럽게 성악에 발을 들였습니다.


2. 다양한 음악 장르 중 성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성악은 마이크의 유무, 공간의 크기와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든지 가능한 음악이에요. 성악가는 온전히 자기 몸을 이용해 울림을 만들고, 그 울림을 활용해 관객에게 자신만의 소리를 전달합니다. 그 무엇도 아닌 자기 몸을 써 소리를 내기에 나 자신이 악기가 된다는 점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또한 전통 깊은 클래식 음악을 나의 방식으로 해석해 관객에게 전달할 때 느껴지는 희열과 기쁨이 제가 성악을 사랑하게 된 또 다른 이유입니다.


김현정 동문 공연 사진. 국립오페라단 오페라 <마술피리>

3. 성악은 결국 나 자신을 표현하는 장르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공연 때마다 중점을 두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테크닉보다 감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주로 아리아(기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오페라 극 중 독창)를 즐기는 편인데요.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심경을 표현해야 하기에 극 중 아리아 속 캐릭터를 깊고 넓게 분석하고 고민합니다. ‘내가 이 인물이라면 무슨 감정으로 이 곡을 불렀을까’를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 끝에 노래를 부르고, 내가 해석한 감정을 관객에게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4. 좋은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끝없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동문님만의 특별한 연습 습관이 있을까요?


일단 습관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저는 짧게 30분, 1시간이라도 좋으니 매일 규칙적으로 노래를 연습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물론 목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더 연습하면 목에 무리가 올 것으로 판단할 때는 억지로 노래하지 않아요. 대신 그런 날에는 가사를 해석해 보거나 역할 분석을 하는 등 목을 쓰지 않고도 곡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다른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투자하는 시간이 길든 짧든, 소리 내어 노래를 부르든 부르지 않든 항상 제가 해내야 하는 무대를 고민하고 현재 연습하는 음악을 늘 곁에 두고자 하는 것이 저만의 마음가짐이자 루틴이에요.


5. 본교 재학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언제인가요?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순간은 바로 숙명여자대학교 정기연주회입니다. 갓 학교에 입학한 1학년 신입생 시절, 4학년 선배들이 본교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멋진 무대를 선보이는 모습을 보고서 ‘나도 꼭 저 무대에 서고 싶다’고 다짐했는데요. 시간이 지나 4학년이 됐을 때 오디션에 합격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보석의 아리아’라는 곡으로 숙명여대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케스트라와 합을 맞춰 무대를 올리는 경험이 당시 처음이었던지라 많이 긴장됐어요. 실제 무대에 올랐을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들, 그중에서도 희열감은 아직도 생생해요. 


제63회 동아음악콩쿠르 시상식에 참여한 김현정 동문(왼쪽 세번째). 

6. 성악을 통해 인간 김현정으로서 개인적인 성장이나 변화를 느낀 적이 있나요?


어쩌면 성악을 접하기 전의 저는 조금은 인내심과 이해심이 부족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악을 알게 되고 그 길을 걷게 되면서, 연습 과정에서 마음처럼 잘 불리지 않는 부분을 수십, 수백번씩 도전하며 인내심을 배웠어요. 그 어떤 노래를 부를 때도 작곡가가 어떠한 마음으로 이 곡을 썼을지, 아리아를 부르는 캐릭터가 가사와 대사 한 줄 한 줄을 내뱉었을 때 어떠한 감정을 느꼈을지 섬세하게 짚어보는 과정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마음 또한 커지게 됐어요.


7. 성악에서 동문님의 강점이 무엇이고, 그 강점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강점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성악의 길을 걷기 시작한 후로 저에게도 많은 고난의 순간이 있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저에게 맞는 발성을 파악하지 못해 성대 결절에 걸린 적도 있고,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실수해서 창피한 적도 많았죠. 그때마다 쓰러지거나 포기하지 않고 “그래. 쉬었다가 다시 뛰어보자. 남들처럼 뛰지는 못하더라도 묵묵히 나의 속도에 맞춰서 걸어보자”라고 되뇌었어요. 이러한 마음이 지금도 제가 성악가의 길을 여전히 걷게끔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8. 마지막으로, 성악의 길을 준비하는 숙명여대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많은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콩쿠르에 도전해 보면서 무대 경험도 늘려보고, 학교에서 열리는 가곡의 밤이나 아리아의 밤 같은 무대에 설 기회가 있다면 꼭 신청해서 참여하길 바라요. 완벽하지 않더라도 괜찮으니 매 무대를 발판 삼아 한 걸음 한 걸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라는 우리 대학의 슬로건처럼, 사회에 나가서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힘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차근차근 꾸준히 도전하고, 또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1기 김수민 (한국어문학부 22), 22기 김규나 (홍보광고학과 21)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