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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나눔의 지혜를 굽는 복합 문화공간을 꿈꾸다, 캠퍼스타운 프로젝트 디;공방

  • 조회수 6342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19-07-08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각양각색의 디저트를 만드는 조금 특별한 카페가 있다.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동시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지역 주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곳이다. 비주얼뿐만 아니라 맛과 건강, 나눔의 아름다움까지 담긴 디저트를 만드는 이들은 지난해 캠퍼스타운 창업공모전을 통해 청년 사업가가 된 숙명인들이다. 용문시장에서 직접 공수한 신선한 재료로 만든 디저트를 통해 지역사회와 달콤한 문화를 함께 나누는 디;공방 팀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1. ;공방 프로젝트 팀 및 팀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임지수(이하 임): 저는 한국어문학부 15학번 임지수입니다. 홍보와 회계, 전반적인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고희수(이하 고): ;공방에서 파티시에를 맡고 있는 고희수입니다. 전반적인 기획과 함께 디저트 메뉴 파트를 집중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연비(이하 정): 저는 산업디자인과 15학번 정연비라고 합니다. 현재 디공방에서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공방은 모든 팀원이 회의를 통해 함께 전체적인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는데요. 저는 기획과 마케팅, 제품 제작과 홍보, 디자인 등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2. 직접 오프라인 점포를 창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작년 캠퍼스타운 창업공모전에서 용문시장과 상생할 수 있는 지역 개발 모델을 고안한 것이 당선됐고, 학교의 지원을 받아 오프라인 점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전통시장 상생을 위해 상인들과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것들이 좋을까 고민해 왔습니다.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많은 학교에서는 단순히 시장의 반찬, 과일 등의 재화를 소분해서 다시 재화로 되파는 형태에 집중되는 것 같았거든요. 재화뿐만 아니라 시장상인의 풍부한 경험을 새롭게 재가공해 지역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모두가 편하게 함께하는 디;공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공방이라는 이름은 디저트 중심의 카페를 베이스로 운영하기 때문에 디저트를 직접 만드는 디저트 공방이라는 뜻도 있고요. 정관사 ‘The’를 합쳐서 모두가 선생님과 학생이 되어 함께 경험을 나누면서 시장의 디딤돌이 되는 공간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 ;공방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2018 캠퍼스타운 창업 공모전 발표 / 우수상 수상>

 

3. 다른 디저트 카페들과 구별되는 ;공방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 디저트와 음료에 활용되는 재료는 시장에서 당일 새벽에 들어오는 것을 이용해요. 야채가게나 과일가게, 떡집과 두부가게 등과 연계해서 사장님께 신선한 재료를 부탁드리곤 합니다. 그런 재료를 바탕으로 당근케이크, 두부티라미수, 레몬마들렌, 인절미 도지마롤 등을 매일 새롭게 만들어요. 저희도 같은 시장상인이라 그런지 사장님들께서도 특별히 딸기가 들어왔다면 딸기를 빼주시기도 하고, 당근이 좋은 날에는 당근케이크를 만들라고 추천해주시기도 해요.

 

또 저희는 단순히 디저트만 파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카페에서 클래스를 열 수 있는데요. 본인이 나누고 싶은 재능이 있다면 직접 선생님이 되어 클래스를 열 수도 있고,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모임을 기획할 수도 있어요. 문화를 나누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다른 카페와 차별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장 상인의 경험을 나누면서 다양한 클래스를 수강할 수도 있고, 카페와 공유주방을 대여해 친구들과 편안하게 이 공간을 즐기실 수도 있어요. 수익금의 일부는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며 같이가치를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통시장의 제철과일을 이용한 타르트 베이킹수업>

 

4. 직접 요리를 배우고 점포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방금처럼 지역의 어린이집과 사랑의 장바구니 행사를 한 것이 재밌었습니다.(인터뷰 당일, ;공방은 지역 어린이집 원생들과 쿠키를 만들어 이웃과 나누는 행사를 진행했다.) 아이들과 함께 구운 쿠키가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작지만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게에 오래 있다 보니 일상생활에서도 재밌었던 일이 있었는데요. 시장에 길고양이가 있었는데 항상 물이 부족한지 어느 날은 고인 빗물을 먹고 있더라고요. 저희가 가게 뒤쪽으로 간단한 사료와 물을 주곤 하는데, 화장실 갈 때마다 마주치면 그 고양이가 가만히 있어요. 처음엔 무서웠는데요. 아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어요. (웃음)

 

어려웠던 건, 업무 분담이나 역할분담이 많이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큰 역할분담이 정해져 있어도 소규모 스타트업이다 보니, 막상 기획을 진행하다 보면 신경 써야 할 작은 일들이 많아요. 단순히 음료만 내는 것이 아니라 물품 구입부터 거래처 응대까지 전부 가게 운영에 포함되는데, 처음에는 그런 역할분담이 잘 되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디;공방에서 진행하는 원데이클래스

 

5. 디공방 사장님들께서 직접 추천하는 디저트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당근 케이크를 한번 드셔보셨으면 해요. 당일에 구매한 시장의 당근을 큼직하게 썰어서 반죽과 발효 시 삼투압을 이용해 풍미와 쫄깃한 식감을 살렸는데요. 그런 것을 직접 개발하다 보니 애정이 많이 갑니다. 바나나 채식 파운드처럼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면서 기존의 맛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요. 저희는 정해진 메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철 과일과 야채를 활용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기 때문에 더 재미있습니다.

 

: 말씀해주셨다시피 저희 당근케이크가 정말 맛있거든요. 유치원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서 따로 주문이 들어오기도 하고, 플리마켓 때 학생 분들의 반응이 정말 좋아요. 당근케이크 만든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었습니다.(웃음) 야채 가게에서 들어오는 신선한 당근을 공수하고 크림치즈도 정말 좋은 거 쓰고 있거든요. 여러분들도 꼭 한번 드셔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밀크티 케이크는 찻잎을 직접 우리고 갈아 넣어서 호불호가 갈릴 순 있지만 디공방의 홍차나 허브티와 같이 드시기 좋습니다. 구겔호프는 대한제국의 황제였던 고종이 커피와 함께 먹었던 디저트 중 하나인데요. 한국에서는 익숙하지는 않은 구운 과자이지만, 왕이 누렸던 호사를 느끼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6. 용문시장 상인부터 어린이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클래스를 여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클래스를 기획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아무래도 지역과 학교가 상생하는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용산구 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많이 줄 수 있을까, 그와 동시에 어떻게 우리 가게도 홍보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실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은 물건을 살 때만 마주치잖아요. 서로 깊이 더 알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상인들의 본업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지역 주민들과 스케줄을 맞추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본업을 지켜가는 선에서 시장 경험이 풍부한 사장님의 재능을 함께 펼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7. ;공방 팀이 기획하는 클래스와 모임에 참여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네이버에 등록된 자체 홈페이지(http://www.thegongbang.com/)에서 직접 예약하실 수 있고 개인적으로 DM을 보내주시면 참여 절차를 안내해드립니다.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공식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de_gongbang/)이나 스노위처럼 학생들이 많이 쓰는 사이트에도 홍보하고 있는 만큼 저희 공식 창구로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면 클래스를 열거나 수강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8.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 있나요?

 

공부에 지쳐있는 학생 분들을 위해 저희가 플리마켓을 열었던 때요. 그때 저희가 양계장에서 신선한 계란을 받고 야채 가게에서 레몬을 받아 직접 즙을 내어 레몬 마들렌을 만들었는데요. 학생 분들이 저희 디저트 먹고 표정이 밝아지실 때, 또 맛보시고 친구나 부모님 드리겠다고 다시 찾아주실 때마다 뿌듯함을 느껴요. 축제에서 디저트를 팔았을 때는, 디저트를 사셨던 분들이 너무 맛있다고 또 사러 오셨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빨리 완판된 것이 아쉬우면서도 뿌듯했습니다.

 

또 주변 사장님께 클래스 개설에 대해 여쭤봤었는데,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소품을 함께 만들면서 배우고 또 신기해하니까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젊은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과 추억을 만들어 드림으로써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시장 상인을 단순히 물건 파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그분들도 사실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시잖아요. 재능을 살려 나누는 것을 돕고 함께 한다는 것에 있어서 뿌듯함을 느꼈어요.

 

9. 앞으로 기획 중인 프로그램이나 이벤트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2학기 때는 주기적으로 플리마켓을 해볼까 합니다. 아무래도 학교에서 여기까지 오시기엔 멀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찾아가서 그때그때 다른 디저트를 맛보실 수 있도록 할 생각이고요. 숙묘지교와 같은 교내 동아리와 함께하는 클래스도 기획 중입니다. 길고양이도 좋고, 저희도 즐거운 마음이 들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학생도 지역 주민도 좋고요. 디저트는 학교로 오고, 학생들은 이곳으로 와서 재능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고 있습니다. 저희가 시장 상인회와도 컨택을 자주 하는 편인데, 시장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시장에 오는 것을 되게 좋아하시거든요. 숙대생들이 많이 와주시면 지역주민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10. 디공방 팀이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숙명여대를 세운 순헌황귀비가 여성 교육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기를 꿈꾸셨잖아요. 그런 뜻을 받들어 저희도 시장 상인 분들, 특히 여성 시장 상인 분들의 경험과 지혜를 함께 나누면서 시장경제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싶습니다. 용산구청에서 주최한 마을만들기 사업에 지원했을 때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지역주민들이 가치가게 디;공방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욕심이 났어요.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이 클래스를 통해 서로 알아가고 언제든지 쉽게 오셔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그런 복합문화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1. 마지막으로 숙명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직접 창업을 해 보니 메뉴, 컨셉 뿐만 아니라 사야 하는 소품들이나 생각해야 할 게 많더라고요. 생각보다 힘들긴 하지만, 주변에 응원해주시는 분도 많으니까 열정이 있다면 한 번쯤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가게를 내고 판매를 하려면 사업자등록증부터 위생검사까지 법적으로 꽤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해요. 또 디자이너로서 경영적인 측면에서 공부가 필요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쉽지않지만, 그때마다 내가 이 창업을 왜 하게 되었는지를 계속 마음에 새겨야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마 디저트나 음식 관련해서 창업하고 싶으신 분들은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정성을 담은 음식을 함께 나누는 것이 좋아서 시작하시는 경우가 많았을 텐데, 왜 시작했는지를 항상 생각하시면 힘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이혜진(한국어문학부17), 구보정(홍보광고학과18)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