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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처음 만난 인도의 매력에 빠지다, 영국 아스톤대 교수 김희원 동문

  • 조회수 1687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3-09-27
  • 영국 아스톤대학교 교수 김희원 동문(중어중문학과 02) 인터뷰


인구가 많은 나라, 그리고 힌두교의 나라. 조금은 낯선 국가 ‘인도’에 대해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이 정도다. 


학교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인도를 방문한 김희원 동문(중어중문학과 02)은 한국과 너무 다른 인도의 모습에 오히려 더 큰 매력을 느꼈다. 국제관계대학원과 아태여성정보통신원, 영국학술원 등을 거치며 자신만의 관심사를 찾아간 그는 이제 인도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 


인도에 누구보다도 진심인 영국 아스톤대학교 교수 김희원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담았다. 



1. 안녕하세요, 교수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영국 아스톤대학교(Aston University) 정치, 역사, 국제관계학과 조교수 김희원입니다. 숙명여대 학부에서 중어중문학과와 국제기구 연계전공,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인간안보와 국제기구를 전공했습니다. 이후 런던대학교에서 인도 현대정치를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영국에서 근무 중입니다.


2. 중어중문학부 국제관계대학원을 졸업했는데, 중국이 아닌 인도에 흥미를 느낀 과정이 궁금합니다.


학부 4학년 때 숙명 글로벌인적자원개발센터 해외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의 한 싱크탱크로 파견을 간 적이 있어요. 처음 마주한 인도는 한국과 너무 다른 모습에 혼돈 그 자체였고, 하루하루가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인턴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국제관계대학원에 진학한 뒤 인도 관련 국내 서적을 거의 다 찾아 읽었습니다. 방학 때마다 인도를 방문하며 저의 흥미가 다름에서 오는 단순한 호기심인지 정말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결국 제가 인턴 생활을 했던 기관의 연구원들, 현지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저의 관심사는 독립 이후 인도의 정치, 사회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아태여성정보통신원에서 근무하면서 인도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했고, 3년 정도 연구원으로 일하다 인도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영국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3. 인도의 종교와 현대정치 분야를 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인도-파키스탄 국경지대와 멀지 않은 북인도의 찬디가르라는 도시에서 인턴 생활을 했는데요. 자연스럽게 이 지역의 정치, 문화, 역사에 관심을 가진 것이 전공 선택의 시작이었어요. 이후 국경지대를 직접 방문하면서 두 국가의 분단에 더 관심을 가졌고, 영국의 오랜 식민 통치 후 두 나라가 분리 독립한 중심에는 종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래서 영국 식민시대부터 분단에 이르는 과정과 독립 후 현대 인도 정치사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4.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한 영국학술원(British Academy)에서는 어떤 연구를 하셨나요?


독립 이후 세속주의를 채택한 인도 정부의 종교적 소수집단에 대한 정책을 연구했습니다. 이 기간에 제 첫 번째 책 The Struggle for Equality: India's Muslims and Rethinking the UPA Experience(2019, 케임브리지대학교 출판사)를 출판했고, 남아시아 국가로 파견 대기 중인 영국 외교관과 UN 공무원을 대상으로 인도의 역사·정치·문화를 교육하기도 했습니다. 


5. 인도에 관심이 있거나 궁금해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책을 가장 추천하고 싶나요?


인도는 가까운 듯하지만 아직은 우리에게 먼 나라인 것 같아요. 인도를 공부한다기보다 먼저 인도와 친해진다는 마음으로 ‘인도는 힘이 세다(이옥순 저, 2013)’를 추천해요. 인도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기 좋을 거예요.


6. 학부 시절부터 지금의 위치에 다다를 때까지 가장 ‘하길 잘했다’ 싶은 활동은 무엇인가요?


한 가지 활동을 꼽기는 어려워요. 다만, 저는 선택의 순간에는 제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제가 원하는 선택을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에 따라 선택한 뒤 최선을 다하고 책임지려고 노력하는 거죠. 이것이 숙명여대에 입학한 스무 살부터 지금까지 저의 삶의 태도였어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당장 좋아 보이지 않아도 나에게 좋은 결과인 경우도 많더라고요.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일희일비하지 않는 법을 배운 거죠. 가장 ‘하길 잘한’ 것은 이런 태도를 일관적으로 가지고 살아온 것일 수 있겠네요.



7. 숙명여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모두 보내면서 추억도 많을 것 같아요.


매일 늦은 시간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몸은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충족감이 컸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에는 대학원 교수님 연구실과 조교실이 있던 인재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공부했습니다. 최동주 교수님, 박은진 교수님 두 분께서 저에게 따뜻한 격려와 냉철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제가 대학에서 강의하고 학생 지도를 해보니 그렇게 학생을 대하는 것이 얼마나 큰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두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8. 취직을 준비할 때 전공을 살려야 할지, 살리지 않는다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교수님께서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아는 것이겠죠. 관심사가 뚜렷해서 하고 싶은 일을 일찍 찾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자신이 후자라면 전자인 친구들을 보고 비교하거나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는 것은 중요해요. 경험하다 보면 내가 어떤 일을 선호하는지 또는 잘하거나 부족한지를 알게 되거든요.


전공을 살리는 것은 분명 장점이 있고 조금은 편안한 길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그동안 공부한 시간이 결코 헛되지는 않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4년은 전공 지식 습득뿐 아니라 자기 관리, 소통 능력, 리더십, 비판적 사고 등을 포괄적으로 개발하고 향상하는 훈련의 시간입니다. 


1학년 때 자신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강의에 늦지 않기 위해 학교 앞 언덕을 뛰던 노력, 팀 프로젝트를 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해결했던 경험, 의견을 내세워야 할 때와 들어야 할 때를 익혔던 시행착오 등 모든 것이 여러분의 시간에 녹아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취직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9. 앞으로 교수님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부하는 대상에 대한 인간적 이해를 바탕으로 정치·사회적 측면을 이해하고 분석하도록 이끌기 위해 노력합니다. 정치도 사회도 결국 그 중심엔 인간이 있으니까요.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역할을 찾도록 돕는 것이 저의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학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을 수 있지만 졸업 후라도 제가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 자신의 역할을 찾는 데 어렴풋하게나마 도움이 된다면 참 기쁠 것 같아요. 좋은 씨앗을 뿌리기 위해 저 스스로를 발전시키며 사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2기 송서현(프랑스언어·문화학과 22), 22기 이시진(문화관광학전공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