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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배우 유희준 동문 “쟤 아니면 누가 저 역할을? 이런 얘기 듣도록 절실히 연기할게요"

  • 조회수 3987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3-10-20
  • 배우 겸 유튜버 유희준 동문(한국어문학부 16) 인터뷰




드라마부터 연극까지 종횡무진 활동하는 유희준 동문(한국어문학부 16)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신인 배우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베로니카’에서는 공효진, 김태리 배우 성대모사로 100만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숙명여대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즐겁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향해 나아간다는 그는 자신만의 절실함을 바탕으로 조금씩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모델, 그리고 성우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어문학부 16학번 졸업생 유희준입니다. 드라마는 MBC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tvN ‘미씽: 그들이 있었다 2’, ‘운수 오진 날’, JTBC ‘놀아주는 여자’에 출연했고, 픽고와 치즈필름의 웹드라마에도 나왔습니다. 그 외에도 대학로 파랑씨어터 <시간을 파는 상점>에서 주인공 온조 역으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연극을 올렸습니다.


2. 한국어문학부를 졸업했는데, 전공과는 다른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어요.


생각해 보면 한국어문학부라는 제 전공과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한 건 아니에요. 학부 때 희곡, 대본 수업을 항상 재밌게 들었거든요. 물론 연기는 몸을 써서 감정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도 상당히 중요해서 실기를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우리 학교에는 안타깝게 연기 실기 과정이 없어서 대학원을 다른 학교로 갔지만, 숙명여자대학교는 저에게 유일한 모교이자 많은 가르침을 준 곳입니다. 



3. 배우라는 직업을 처음 생각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배우를 처음 꿈꾼 건 초등학생 때인데요. 얼마 전까지도 몰랐는데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쓴 일기에 배우가 꿈이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무대에 서는 걸 좋아해서 학교 행사 때 사회를 보거나 노래를 부르곤 했는데, 막상 예체능 실기 입시를 도전해 볼 생각은 못 했어요. 대학에서 수업, 동아리와 학회 활동을 통해 배움의 과정을 다 거치고 나서야 제가 잘하면서 즐겁게 하는 일을 찾은 거죠.


4. 색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고 이 일을 포기할 정도의 각오라면 정말로 이 일을 사랑해서 도전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는 비전공자인 제가 왜 굳이 연기라는 힘든 길을 선택했는지 궁금해하고, 언제든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해요. 하지만 절실함만큼은 저 역시 다르지 않아요. 저한테도 연기 한길밖에 없는 거죠. 제 절실함 덕분인지 너무 감사하게도 여러 성취의 순간이 주어졌고, 그래서 제 고민과 방황을 적절히 극복해 나갈 수 있었어요.


5. 동문님은 연기를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아요.


제가 이 직업을 사랑하는 것은 작품 하나를 만들 때 많은 역할이 필요하고, 그 역할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기 때문이에요. 비중과 상관없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한명 한명이 서로에게 꼭 필수적인 존재이거든요. 남녀노소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고요. 배우는 하면 할수록 지치지 않는 직업인데, 제가 보조출연에 가까운 단역부터 시작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요.



6. 유튜브 채널 ‘베로니카’에서 노래와 성대모사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중학생 때 친구들 앞에서 안영미 선배님의 ‘김꽃두레’ 캐릭터를 따라 했고, 고등학생 때는 쉬는 시간이면 교실 뒤쪽에서 기타를 쳤어요. 그런 제 모습을 쭉 지켜본 주변 사람들이 성대모사나 노래 커버 영상을 올려보라고 해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특히 코로나 시국에는 오프라인으로 소통할 일이 없으니까 더 많은 영상을 제작했죠. 공효진, 김태리 선배님 등 배우 성대모사 콘텐츠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100만 조회수가 나온 적도 있어요.


이제는 영상을 안 올리면 양치를 안 한 것처럼 허전해요. 구독자분들과 소통하는 방법이고, 저를 늘 부지런하게 만들어 주는 좋은 자극도 돼요. 구독자 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그런 분들에게 하루의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7. 배우나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은 어떤 경험을 해보면 좋을까요?


다양한 친구를 사귀는 걸 추천해요. 자신의 생활 반경 안에 있는 사람이나 또래만 만나지 말고 여행 같은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또, 책을 읽으면서 인문학 공부를 해두는 것도 도움이 돼요. 배우도 인간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책에서 얻는 깊고 넓은 통찰력이 중요합니다. 



8. 학교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도움이 되거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알려주세요.


학교 다니던 시절 소소하고 작은 경험이 기억에 오래 남아요. 도서관 여성 문학관에서 책을 읽었던 기억, 효창공원에서 열린 한국어문학부 백일장, 도서관과 카페에서 보낸 공강 시간 같은 경험이 아직도 행복하게 자리 잡고 있어요. 


한 학기는 공강 시간이 정말 길었는데 그때마다 버스를 타고 용산 롯데시네마에 가서 영화를 한편씩 보고 왔어요. 그때 봤던 영화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요. 배우는 작품이 끝나면 그다음 작품 기회가 오기까지 개인적인 시간이 생기는데,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숙명여대를 다닐 때 유지한 습관이 아직도 몸에 배어 있어서 도움이 돼요. 


9.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요?


지금은 비록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차근차근 성장해서 “쟤가 아니면 저 역할을 누가 해”의 “쟤”가 되는 날이 오도록 하고 싶은 절실함이 있어요. 그렇게 얻은 역할의 감사함과 소중함은 어느 날 갑자기 얻게 되는 횡재수 같은 유명함보다 더 오래 지켜낼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언젠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경지가 되면, 정말 좋은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통해 또 하나의 톱니바퀴인 관객과 시청자에게 위로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미 대학로 연극 <시간을 파는 상점>에서는 그 꿈을 이룬 것 같아요.


10. 최근에는 자신의 전공과 다른 길을 생각해 보는 학우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그런 학우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려요.


도전하기 전부터 결과를 먼저 예측하고, 가능할지 따지다 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성공한 사람들의 길을 따라가려고 해도 결국 돌아서 자신만의 길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남이 가는 길을 기웃거리거나 눈치 보지 말고 항상 자기 자신이 이끄는 곳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해 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돌고 돌아 늦게 이 일에 뛰어들었지만, 제 과거를 후회하지는 않아요. 저는 과거의 시간에 채워놓은 경험과 마음의 양식이 있거든요. 여러분들도 현재 눈앞에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들여서 뭐든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꼭 지니셨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2기 임세린(의류학과 21), 22기 신예은(법학부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