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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창학 111주년 기획 인터뷰 시리즈 [르네상스 숙명, 길을 묻다] - ② 이제는 교육혁신이다

  • 조회수 4034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17-04-13


 

대학은 현재 변화의 기로에 있다. 학령인구는 줄어들고, 등록금은 수년째 묶여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높은 파고를 맞아 학과 간 장벽과 캠퍼스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대학 구조조정은 이제 우리의 문제다. 누구나 예측은 하지만 장담은 못하는 혼돈의 미래, 혁신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다.

 

이에 우리대학은 창학 111주년 기획인터뷰의 두 번째 순서로 숙명의 교육혁신을 주도할 젊은 교수 두 분을 모셨다. 오명전 대학혁신평가실장과 이지선 교육혁신센터장이 주인공이다. 만남은 벚꽃이 만개를 앞둔 지난 4월 7일(금) 교내 행정관에서 이뤄졌다. 사회는 지난 르네상스 숙명 좌담회와 마찬가지로 이형진 대외협력처장이 맡았다.

 

이형진 대외협력처장(이하 이 처장): 오명전 실장님과 이지선 센터장님 반갑습니다. 특별기획의 2번째 손님으로 모신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행정조직개편에서 우리대학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인 대학평가와 교육혁신을 담당하시기 때문입니다. 새 보직을 맡으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이지선 교육혁신센터장(이하 이 센터장): 제가 학교에 오기 전에 기업에 좀 오래 있었어요. 삼성, 네오위즈, 야후 코리아 등에 있으면서 ‘혁신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을 15년 간 듣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대학은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떤 저항감이라고 할까, 두려움도 크고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죠.

 

대학은 구조적으로 위기에요. 고교 학생 수가 줄면서 경쟁의 범위가 글로벌로 확대되니까요. 혁신이 꼭 필요한 시기이고, 개인적으로도 금번 교육혁신센터장을 맡아 그간 다양한 관점에서 경험했던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의 교육 혁신을 시도해 보고 싶은바가 있습니다.

 

오명전 대학혁신평가실장(이하 오 실장):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두고 대학혁신평가실을 맡아서 책임감이 무겁습니다.(웃음) 저희가 1주기 평가에서 아쉬운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2주기 평가는 정말 잘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대외적으로 우리대학의 경쟁력, 적응력, 체질 등을 검증받는 기회이니, 남은 1년간 부족한 지표 잘 파악해서 좋은 결과 얻겠습니다.

 


“평가는 건강검진과 같은 것...내부 역량 강화에 초점”

 

이 처장: 대학혁신평가실은 이번에 신설된 조직입니다. 어떤 일을 맡고 계신지요.

 

오 실장: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업무는 두 가지에요. 첫 번째는 평가고 두 번째는 혁신 업무죠. 평가는 기존에 해오던 교육부 기관인증평가나 구조개혁평가, 또 언론사 대학평가 등이고, 내부적으로 학과평가나 재학생 대상의 여러 가지 만족도 평가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총괄하죠. 혁신 업무라고 하면 ‘뭔가 새로운 것을 하나보다’라고 할 수 있는데, 저희는 혁신에 대해 ‘뭔가 거창하거나 새로운 것을 이야기하지 말자, 대신 기존의 것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집중할 지 논의해 사소하더라도 가시적인 개선을 이끌어내자’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즉, 일을 또 하나 벌이기보다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을 되돌아보면서 숙명의 미래를 위해 버릴 건 과감하게 버리고 키울 건 확실하게 키우는 전략입니다. 평가와 혁신, 이 두가지 업무가 우리 부서의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죠.

 

이 처장: 앞서 말씀하신 것 중에 대학구조개혁평가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며, 이게 왜 중요한 걸까요?

 

오 실장: 구조개혁평가는 간단히 말해 지난 3년간 대학이 쌓은 실적을 평가하는 겁니다. 그런 평가의 과정을 통해 대학 스스로 어떻게 체질을 강화할지, 특성화 전략을 어떤 방향으로 설정할지 자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죠. 일부에서 평가의 부정적인 면으로 대학 줄세우기나 정원 감축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등을 말하기도 하지만 때론 적절한 수준의 페널티가 자극이 되어 스스로 변화하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하죠.

 

긍정적으로 보자면, 1주기 평가를 통해 우리가 무엇이 부족한지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봐요. 밖에서 바라보는 숙명의 장단점이 뭔지 알게 해줬으니까요. 이를 잘 이용한다면 앞으로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이 처장: 예전에는 학과평가가 형식적인 면이 없잖아 있었는데 최근 들어선 교수님들이 학과평가에 굉장히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담당자로서, 학과 평가가 왜 중요한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오 실장: 우리가 건강검진을 하면 몸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죠. 평가가 왜 중요하냐 묻는다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진단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무엇을 개선할지 말해주니까요.

 

다만 전제가 돼야 할 것은 평가 방식이나 지표에 구성원들이 동의해야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공정성을 확보하죠. 과거 학과평가의 방식에 대해 지난 2월 말까지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2018년도 학과평가부터 반영할 계획입니다. 추후 평가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이 이뤄질 겁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우선 학과 별 특성을 반영하도록 해야죠. 예를 들어 학과에 따라 연구중심의 실적을 많이 내는 곳이 있고, 교육 부분에 집중하는 곳이 있는데, 기존 학과 평가는 이런 차이를 반영하기 어려웠어요. 각 학과의 교수님들이 추구하는 영역에 맞춰 관련 지표를 산출한다면 이런 문제가 좀 줄겠죠. 또한 학과에 소속된 학생들의 만족도 평가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이를테면 중도이탈율 같은 지표를 학과 평가에 상당부분 반영했는데요, 한계점도 감안하면서 만족도 비중을 늘리고자 합니다.

 

이 처장: 학과 평가가 정원감축이나 학과예산 배정의 기준이 되다보니 자체역량을 과감하게 키우는데 중점을 두기보다 일단 평가점수를 잘 받는데 중점을 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오 실장: 맞습니다. 평가가 인센티브가 아니라 페널티를 주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죠. 발전을 하려면 책임추궁보다는 강점을 알려주고 독려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평가에 대한 피드백을 어떻게 미래지향적으로 바꿀지도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 센터장: 학과 평가가 실적 위주다 보니 예체능 계열이 불리한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방식의 평가방식은 변화하는 세상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거지요. 대학의 생각과 사회의 수요가 다르게 움직이는데 그 간극이 너무 크니까요. 학생들이 뭘 원하는지, 그들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뭔지에 초점을 맞춰 그걸 강화할 수 있는 평가에 집중해야합니다.

 


“융합적 가치를 키우는 시스템 구축할 것”

 

이 처장: 이번에 설립된 교육혁신센터는 숙명 교육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교육혁신센터의 주요 활동 및 계획에 대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센터장: 혁신센터의 역할은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겁니다. 실현가능한 아이디어를 가급적 많이 제안하고, 우리대학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거죠. 앞서 2주기 대학평가를 말씀하셨는데, 혁신센터는 2주기를 넘어 앞으로 있을 3주기, 4주기 평가에서도 우리대학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과 로드맵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교육혁신의 필요성을 설득시키는 일까지도요.

 

이 처장: 교육혁신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어떤 가르치는 방법을 바꾸는 건지, 아니면 콘텐츠 자체를 바꾸자는 건지입니다. 센터장님은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이 센터장: 물론 둘 다 해당되지요. 말씀대로 교육 콘텐츠와 시스템을 모두 개혁해야합니다. 융합 전공교육을 예로 설명해볼게요. 지금 우리대학은 학과 중심제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융합 전공교육을 하는데 있어서 다소 미흡한 환경입니다. 그런데 대내외적으로는 점점 융합 전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요. 산업의 변화하는 방향성에 따라 기존 학제가 수용하지 못하는 교육을 해야 하거든요. 우리 혁신센터가 고민하는 것은 바로 이런 융합적인 부분입니다. 기존 학과 시스템과는 다른 유연한 학기와 새로운 융합 전공교육을 도입하고, 여기에 학위를 주는 방식 등으로 다양한육 시스템콘텐츠의 혁신을 동시에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과거엔 학과 간 경쟁이 거의 없었어요. ‘전공지식 잘 배우면 이런 인재가 된다더라’정도의 인식만 있었죠. 하지만 많은 분야가 전문분야가 융복합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새롭게 변화하고 있고, 다양성과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공위주의 교육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이미 많은 교육혁신을 이루어낸 대학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점입니다. 이에 학교가 교육에 있어서 미래지향적 관점을 담은 교육비전을 수립하고 나아갈 방향에 힘을 더 실어주는 선택과 집중을 정교하게 하는 혁신을 해야 합니다. “미래의 가치를 품은 글로벌 숙명”이라는 새로운 비전이 제시하는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학과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융합적 영역을 강화하고, 숙명인만의 차별화된 기초역량을 제시할 수 있는 교육 개편을 꼭 추진하겠습니다.

 

이 처장: 가끔 언론사나 전문기관 등에서 특정 분야의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교수 추천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잘 모르니까 추천을 못하게 됩니다. 나중에서야 ‘아, 이런 훌륭한 분이 계셨구나’ 하는거죠. 그런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숙명의 종합적인 역량관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센터장: 말씀대로 우리 교수님들 개개인의 교육과 연구 역량은 강하세요. 그런데 이러한 개인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서 데이터로 축적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은 약한 것 같습니다. 누가 뭘 잘하는지, 어떤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는지 서로 공유가 안 되다 보니까 시너지도 나올 수 없는 구조죠. 중앙대 같은 경우는 학과단위의 교육 및 연구 데이터가 공유된다고 해요. 무슨 학과의 교수가 어떤 논문을 썼고, 무슨 수업을 했는지 공유되는 시스템이 존재하며 이를 시너지를 내는데 활용하는 거죠. 이런 부분은 단계적으로 따라갈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의 근간을 이루는 교육과 연구 데이터가 축적되고 공유되어야 자원으로써 가치를 발휘하게 됩니다. 데이터가 곧 힘인 시대니까요.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계획, 시너지, 전략 등이 세워져야 할 겁니다.

 

“구성원의 공감이 혁신의 가장 큰 동력”

 

이 처장: 혁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구성원들의 공감입니다. 이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준비 중이신가요?

 

이 센터장: 공급자 위주의 조직인 대학을 수요자 중심의 조직으로 바꿔야 하는 건 시대적 요구입니다. 그래서 주요 공급자인 교수님들의 혁신에 대한 동의를 이끌기 위해 의미있는 변화를 시도하는 교수님들을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려고 합니다.

 

오 실장: 혁신이라는 말에 구성원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담을 가지면 공감을 얻지 못하니까요. 그 부담을 없애려면 작은 것이라도 일단 경험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존의 것들을 점검하면서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당장 실행해보자, 그러고 나서 모두가 ‘어? 이렇게 해보니까 더 낫네’라고 느낀다면 혁신은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인위적인 홍보로는 그만한 공감대를 얻을 수 없어요

 

이 처장: 조금 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이 센터장: 복수전공을 예로 들어볼게요. 현재 복수전공은 두 가지 전공을 일정 학점 이상 이수해야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걸 원하는 수업만 골라서 꼭 필요한 만큼 듣도록 설계하면 좋지 않을까요? 또 학점의 문턱이 높은 학과 수업은 P/F 방식을 도입해서 부담을 낮추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학생들의 니즈에 맞춘 새로운 학과를 만들 수도 있죠. 우리가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제안하고, 거기에 호응하는 교수님들에게 자원을 더 배분한다면 혁신에 대한 동기부여가 생기리라 봅니다. 도전에 대한 혜택을 느낄 수 있게요.

 

오 실장: 지금 교수님들이 연구비 신청을 할 때 산학협력단에 연구실적을 제출해야 돼요. 그런데 교무처에서 연구업적 평가할 때 같은 자료를 또 요구하더라고요. 산단에서 이미 검증한 데이터면 그걸 그대로 가져올 수 있도록 시스템 상에 얹히기만 하면 되는데요. 학과 만족도 평가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에요. 우리가 만족도 조사를 정말 많이 합니다. 그중엔 중복된 것도 있어요. 어떤 조사는 문항이 70개가 넘는데 자주 하면 피로감을 느끼는게 당연하죠. 이런 것들을 영역 별로 다 통합해서 학기 초, 학기 말 이렇게 나눠 하나의 만족도 조사 체계를 만들면 훨씬 좋겠죠. 물론 담당자들도 이러한 필요성은 인식합니다. 그러나 워낙 업무가 과중하고 여러 부서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개인에게만 그걸 맡길 순 없어요. 교육혁신센터나 대학혁신평가실 같은 팀이 담당할 문제죠. 우리가 혁신을 거창하게 해석하지 말고 이런 디테일한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면 구성원들의 혁신에 대한 공감이 높아질 거라 확신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도 인간이 중심...대학의 기본적 가치로 돌아가야”

 

이 처장: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대학의 역할이 달라질 거라는 예상이 많습니다. 우리대학이 지향해야 할 가치, 숙명여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오 실장: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전공 교육 강화, 이런 건 어느 대학이나 다 준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에 맞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특별한 전략은 아니죠. 저는 우리대학이 지속가능하려면 오히려 대학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란 학생들이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이죠. 그걸 키우는게 대학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사유하는 능력은 인문학적 상상을 통해 이뤄지는데, 정작 우리나라의 대학 과정은 인문학에 대해 점점 소홀해지고 있어요. 전공에 상관없이 철학이나 인문학적 영역에 대한 수업을 늘리고 학생들이 부담 없이 다양한 인문학 수업을 듣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입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우리 사회가 점점 윤리적인 가치를 상실하고 있는데, 숙명의 학생은 윤리적인 인재라는 말을 들었으면 합니다. 공대를 만들고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는 노력만큼, 또 한편으로 전통적 가치도 중요하게 가르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합니다. 그게 바로 원래 우리대학의 색깔이기도 하고요.

 

이 센터장: 저는 4가지 정도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먼저 오 실장님이 전통적인 가치를 말씀하셨는데, 예전엔 그런 가치를 가르쳤다면 이제는 그것을 실제 액션으로 이어지게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죠. 세계적인 대학들이 그 방안으로 프로젝트 기반 교육을 하고 있어요. 가령 스탠포드대는 국제 비영리 기관 또는 사회 공공 기관을 통해서 공적인 주제를 가지고 프로젝트 기반 교육을 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신생아가 많이 죽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까'를 두고 다전공 학생들이 모여 1년 혹은 2년간 연구하는 거죠. 미네르바대학이나 올린공대같은 혁신 대학들도 마찬가지고요. 우리도 캡스톤이나 산학협력 수업을 진행하지만 구체적 실행을 전제로 한 이런 프로젝트 기반 교육을 확대해서 사고단계부터 액션까지 이끌어내는 교육적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 다음에 역시 오 실장님이 말씀하신 윤리적 측면과 맞물려 들어가는데, 요즘은 카톡이다 SNS다 해서 자신의 행위가 모두 디지털 프린트로 기록이 남습니다. 이런 시대에서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철학적, 윤리적 근간과 책임감이 있어야 하죠. 실제 해외대학은 학생들에게 많은 경우 기본 소양으로 디지털 시민의식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디지털 디바이스를 이용하는 행위의 인문학적 접근인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중시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인문과 예술의 융합을 통한 창작경험을 들 수 있어요. 뉴욕대 스테인하르트 단과대학에서는 학생들을 3주간 모아서 댄스, 테크놀로지, 드라마, 철학 등의 주제를 정해서 퍼포먼스, 즉 공연을 실제로 하도록 시켜요. 그러면 학생들이 직접 음악이나 비디오, 코레오그라피(안무), 스토리 같은 창작 리소스를 다 만들고 융합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로 완성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창작활동을 통해 인문과 예술을 융합하는 능력, 사고하는 능력, 실천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은 여대로서 젠더 문제도 특성화해야 합니다. 여대로써 오랫동안 축적해온 교육자원과 경험을 토대로 시대적 요구와 미래지향적 관점에서의 젠더에 관한 윤리, 인성을 함양하는 교육을 개발하고 실행함으로써 우리대학만의 강점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처장: 두 분이 말씀하는 공통 분모는 앞으로 어떤 종류의 미래가 다가오든 학생들이 대처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인 것 같습니다.

 

이 센터장: 제가 얼마 전에 일본의 헨나호텔이라는 곳을 가봤어요. 뉴스에도 나왔는데 거기는 모든 일을 로봇이 하죠. 미래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어요. 앞으로 AI와 로봇이 점점 인간을 대체한다고 합니다. 특히 기술적인 문제나 판단은 로봇이 인간보다 우월하겠죠. 그런데 결국 모든 선택은 인류가 어떻게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판단이 되어야 하는데 그건 기계가 대체 못하는 영역이에요. 우리 대학이 이같은 철학적, 윤리적 가치를 가르치는데 집중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이 처장: 말씀 잘 들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대학의 혁신을 주도하실 두 젊은 교수님들의 진정성이 꼭 유의미한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