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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봉주르 숙명여대!” 해피바이러스 전하는 이다도시 교수 인터뷰

  • 조회수 5186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16-12-02

우리대학에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교수가 있다. 상쾌한 웃음과 다소 과장된 표정, 그리고 “울랄라~”라는 감탄사까지, 우리에게는 프랑스인 방송인으로 더 잘 알려진 프랑스언어문화학과 이다도시 교수다.

 

지난 2012년 우리대학에 부임한 이다도시 교수는 매번 강의평가 때마다 5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는 등 4년 내내 인기교수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이는 다양한 인터넷 이슈나 문화를 주제로 흥미롭게 강의를 이끌어 온 노력 덕분이다.

 

지난해부터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불상공회의소 이사로서 우리대학 재학생과 프랑스 기업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강단에 서면서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사랑받는 이다도시 교수를 만나 수업 철학과 외국인 교원으로서 바라보는 숙명의 모습은 어떤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교수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수입한국인 이다도시입니다. 하하. 전 프랑스에서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고 석사 때 국제비즈니스를 전공했어요. 아시아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한국을 공부하다가 인연이 되어 25년 전에 왔어요. 귀화도 했구요.

처음에 연세대에서 5년간 강사로 있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방송을 시작했는데 많이 좋아해주셔서 한참 하게 됐죠. 숙대에는 2012년도에 왔습니다. 요즘은 교수 뿐만 아니라 한불상공회의소 이사도 겸하고 있고, 프랑스 기업과 학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학생들 실습이나 취업 등에 도움 되려고 노력 중입니다.

 

- 지금은 강단에 서 계시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은 교수님을 방송인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원래 가르치는 것을 좋아했어요. 실제로 방송을 시작한 계기도 EBS방송 강의를 하면서부터죠.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방송인보다 교수가 더 저한테 맞아요. 그렇지만 지금도 KBS 시청자심의위원을 하는 등 기회가 닿으면 방송 활동도 조금씩 합니다.

 

- 90년대 TV에서 외국인하면 교수님을 포함해 이참, 하일 씨를 트리오로 꼽았죠. 그런데 요즘은 외국인을 TV로 보는 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예전엔 외국인들이 많지 않을 시기니까요.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방송도 많이 달라졌죠. 그런데 우스운 건 사실 프로그램 포맷은 예나 지금이나 같아요. 임백천의 월드쇼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미녀들의 수다, 지금의 비정상회담과 비슷했거든요. 외국인들 따로 모아놓고 한국생활 경험담이 어땠다라고 늘어놓는 식...아니, 내용적으로는 어찌 보면 예전보다 지금이 더 후퇴한 것 같기도 합니다.

 

- 어떤 면이 그런가요?

 

제가 나올 당시 방송은 뭐랄까...좀 자연스러웠어요. 대본도 덜 촘촘하고 하고 싶은 얘기 거침없이 해도 되고. 그런데 요즘 방송은 연출이 너무 많아요. 외모도 많이 따지고. 최근 잘생긴 남자 외국인 출연자들이 많이 나오게 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에요. 우리나라 TV시장의 주요 고객이 여성인데 이들을 사로잡으려면 젊고 잘생긴 외국인 남성이 딱이거든요. 방송으로 인지도 알려서 광고로 돈을 버는, 그런 기획방송이 유행하는거 같아요.

한 가지 더 지적하자면, 방송이 사회 트렌드에 너무 뒤처지는 게 아닌가 싶죠. 보세요. 우리 사회 외국인이 3%가 넘었고, 한해 태어나는 다문화가정 아이가 20만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어요. 이제 우리는 다문화사회입니다. 그런데 이들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요. 맨날 외국인들 모아놓고 한국이 어떠냐 이런거 묻지 말자는 겁니다. 피부색깔, 국적에 따라 구분짓지 않고 모두 자연스럽게 모여 뭔가 함께 하는거. 그런 방송포맷의 발전이 필요한 거 같아요.

 

- 프랑스에도 여자대학이 있는지요? 낯익은 개념은 아닌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프랑스에는 여대가 없어요. 그래서 사실 처음엔 좀 걱정했죠. 여성들만을 위한 교육기관을 국가가 지원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차별이잖아요.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까 꼭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일부지만 남학생들도 다닐 수 있고 교수님들, 직원들도 남자들이 있고 하니까요.

다만 확실히 남녀공학과 차이가 있어요. 뭐랄까...학교가 학생들을 좀 더 많이 챙기고 보호한다는 느낌? 학과 교수님들과 회의하면서 가장 처음 느낀 건 ‘아, 교수들이 학생들을 정말 많이 신경쓰는구나’였어요. 모든지 학생들을 우선순위로 두고 사고하니까. 예를 들어 글로벌탐방단 같은 경우 학생들을 교수가 인솔해서 해외에 나가잖아요. 외국대학에서는 이런 모습을 신기하게 볼 거 같습니다.

 

- 강단에 서시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나 제자들이 있으세요?

 

제가 숙대에서 처음 가르쳤던 제자들이 사회에 진출해 일 잘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 정말 행복해요. 꼭 제 자식이 칭찬받는거 같거든요. 일전에 한 프랑스 회사에서 사람을 구한 적이 있어요. 회사 담당자가 저한테 '다이내믹한 여성을 찾는다, 좋은 학생 없냐'고 묻길래 한 명을 추천했는데 그 친구가 주말에 바로 이력서를 보내고 다음날 바로 인터뷰까지 해서 합격한 거에요. 나름 유명회사였는데 나중에 '예의바르고 일 잘하는 친구 추천해줘서 고맙다'는 칭찬을 듣고는 하루종일 뿌듯했답니다.

 

- 강의평가가 매학기 좋습니다. 비결이 뭘까요?

 

수업을 준비하면서 학생들한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려고 계속 노력해요. 아무래도 제가 프랑스사람이다보니 실제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문화나 정보, 고급 비즈니스 회화에 강점이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비즈니스 불어 시간에는 은행 갈 때, 우체국이나 병원 갈 때, 외국 회사 면접 볼 때 등 상황극을 만들어 서로 대화를 시켜요. 그러면 학생들이 활용성 높은 단어를 배우면서 스스로 흥미를 더 가지는 듯 합니다.

또 하나, SNS세대에 맞게 페이스북을 수업에 적극 활용합니다. 불어로 대한민국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을 각자 만들어 수업용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면 불어권 국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칭찬하고 가요. 불어 초보자와 네이티브 수준 학생들이 섞여있지만 모두들 기사 수집하고 관련 영상 모으면서 정말 멋들어지게 만드는 게 기특하기만 합니다.

 

- 프랑스언어문화학과의 장점과 매력, 왜 프랑스어를 공부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 중 하나가 프랑스어에요. 특히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쓰는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죠. 요즘 영어는 대부분 기본 이상 하는데 프랑스어까지 하면 거의 모든 나라에 갈 수 있습니다. 올림픽에서, 유엔에서 공식으로 쓰는 언어인 점은 말할 필요도 없어요.

프랑스어만 공부하는 것보다 관광 혹은 비즈니스 분야를 특화해서 배우면 향후 취업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장담합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언어를 가지고 있는 것은 큰 자산이 될 테니까요.

 

- 올해는 한불수교 130주년입니다. 양국 교류를 위해 힘써온 교수님께도 특별한 의미일거 같은데요.

 

한국상공회의소 이사로 활동하면서 양국 간의 정보를 전하고 기업과 학교가 가까워질 수 잇는 기회를 만들고 있어요. 프랑스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어디 나가서 영화도 보고 샹송을 즐기면서 배우는게 더 효과가 있죠. 앞으로 저도 그런 부분을 수업에서 강조하고 필수과목으로 가르치고 싶어요.

 

- 한류가 인기라지만 문화강국 원조는 프랑스입니다. 프랑스 문화가 가진 힘의진 원천은 무엇일까요?

 

프랑스 문화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와요. 사회적 변화에 따라 서서히 바뀌고 적응하면서 문화의 수준이 깊어진다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 올해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에 모로코 출신 이민자 여성 작가가 선정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 문화도 요즘 많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 깊이나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K-POP과 한류 드라마 등에 문화 콘텐츠가 치중되다보니 관념적으로 고정되는 이미지가 생기고, 들었던 얘기 자꾸 하면 지겨워지잖아요.

한국의 5천년된 역사, 유명한 인물들, 작가들을 꾸준히 발굴해야 합니다. 그렇게 깊이가 있는 문화를 널리 알려 복합적인 임팩트를 줘야 한국문화의 생명력도 길어진다고 봅니다.


 

- 교수님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가요?

 

가족, 그리고 인간관계. 사회에 나가서 혼자 잘 나가고 인정받고 이런 것도 좋겠지만 친구들과 만나고 식구 사랑하면서 사는 거, 이런 게 가장 중요해요. 행복하게 살려면. 길게 봤을 때 돈이 많은 것보다 인간관계를 즐기는 사람이 더 오래 살잖아요.

 

- 마지막으로 숙명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요새 사회적으로 어려운 소식이 많아요. 아침에 학생들이 풀죽은 모습으로 수업 듣고 있으면 안타깝더라고요. 힘들더라도 이 시절을 가급적 즐기면서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가까운 인관관계부터 열심히 챙기고 관리 잘하면 행복하게 세상 살 수 있어요. 숙대가 여러분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많이 배우면서 든든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