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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홈쇼핑 트렌드 선도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현대홈쇼핑 MD 최선아 동문

  • 조회수 4550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17-01-10

1. 성장환경은 어떠셨나요?

 

저는 자주성과 독립성이 강한 아이였습니다.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공부든 취미활동이든 늘 제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중학생 때는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소문난 보습학원에 제 발로 찾아가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마치 고3처럼 공부하기도 하고, 일본어 학원 새벽반에 등록해서 다니기도 했어요. 어린 나이였지만 도전하고 싶은 일이 많았고, 삶에 열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책임감과 리더십이 강한 타입이어서 초‧중‧고교 내내 반장을 놓친 적이 없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학생회장까지 맡았어요. 꼭 제가 리더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성향이었죠. 이런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스스로 함양할 수 있었습니다. 전 남들에게 동기부여를 잘 해주는 타입의 리더에요. 우리가 이렇게 하면 이런 목표에 달성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얻는 것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하는 그런 리더요.

 

대학교 때는 리더십그룹 폴라리스 회장을 하면서 리더십 수양을 가장 많이 할 수 있었어요. 단원이 30명 정도 되었는데, 개개인의 장점을 찾아내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모두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 주는 것이 목표였어요. 그 때부터 조용히 작업을 했어요. 활동이 끝나면 함께 했던 사람들한테 일일이 전화해서 ‘고맙다’, ‘아까 발표 너무 멋졌다’ 이런 식으로 작은 것이라도 칭찬하고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사실 문자 1통, 전화 1통 몇 분 안 걸리잖아요. 이렇게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포섭하는 전략으로 리더십그룹 활동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현재 직장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입사 당시 MD(방송영업) 직무를 지원했지만 방송심의 업무 담당부서로 배정받았어요. 광고와 마케팅을 전공한 저로서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죠. 심의는 홈쇼핑 방송에 사용되는 모든 자막과 영상, 쇼호스트의 멘트 등을 사전에 검수해 방송 심의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돕는 업무에요. 기획력, 창의력이 특기인 저에겐 잘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비록 제가 원하는 부서에 배치 받지 못했지만 기업과 조직에서 중요하지 않은 업무는 없고, 해당 업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가 반드시 온다는 믿음으로 업무에 임했어요.

 

심의 업무는 방송 표현이 규정에 어긋나는지 확인하고 수정하는 딱딱한 업무라고 오해하지만 저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용 가능한 창의적 표현’을 선제적으로 제시하여 대안을 찾아주고, 함께 방송 표현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했어요. MD와 PD들이 요청하는 표현에 대해 ‘YES or NO’로 답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경쟁사들의 방송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며 표현을 구상하고, 사용 가능한 표현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등 쌍방향으로 소통하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죠.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제가 담당한 미용상품의 방송 매출이 호조를 보였고, ‘심의 때문에 방송하기가 너무 어렵다’라는 불평보다는 ‘대안을 제시해 주고, 소통할 수 있는 심의’라는 평가도 들었어요. 어떠한 업무든 본인이 맡은 업무를 남이 규정한 대로 따르지 않고 창의적으로 넓게 생각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나는 이것만 결정해주면 끝이야. 여기까지가 내 책임의 범위야’ 라고 정의하지 않는 것! 이것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출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6년부터 MD로 옮겼는데, 업무의 스펙트럼도 넓고 해야 할 일도 많지만 정말 재미있어요. 트렌드를 읽는 눈도 필요하고, 상품을 소싱하고 기획해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담당하는 상품의 주인이 되는 거죠. 홍보광고학을 전공하면서 배웠던 많은 마케팅 이론과 실무들이 업무에 큰 도움이 되요. 특히 타겟에 맞는 전략과 실행방안을 촘촘하게 세우는 작업들이요. 학교 다닐 때 제일 많이 한 것이 공모전에 나가는 일이었는데 매번 마케팅 전략기획서 만들면서 행복했었거든요.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실무에 적용해보는 건 정말 보람된 일이죠! 특히, 홈쇼핑이라는 매체의 특수성에 맞게 방송시간동안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만큼 매력이 있는 상품인지, 어떤 점을 메인 컨셉으로 소개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홈쇼핑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참신하고 신선한 상품을 개발해서 높은 매출을 올려 보는게 MD로서 꿈꾸는 미래에요.

 

3. 성장하면서 지금까지 위기나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저는 글로벌 광고대행사 AE 인턴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어요. 광고를 전공하고 AE를 꿈꾸었던 저로서는 정말 잊지 못할 즐거운 경험이었죠. 5~6개 광고주의 광고를 기획하고 집행하며 광고 제작과정 전반과 마케팅 과정을 직접 몸으로 익힐 수 있었어요. 4년간의 대학생활을 압축한 것보다 더 깊이 있었고 학문으로만 배우던 ‘광고’를 실전으로 경험하며 실력을 쌓았지요. 하지만 근무한지 6개월 만에 광고회사를 퇴사했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열정적으로 임했던 ‘광고’라는 학업과 실무는 매우 보람된 일이었지만, 야근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건강상의 문제, 임금 등 현실적인 문제와 타협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막막하고 힘든 일이었어요. 그러나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나의 인생의 방향과, 삶의 질은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했기에 과감히 진로를 바꾸었어요. 물론 광고대행사에서 남아 열심히 일하는 다른 직원들에게 저는 ‘포기자’로 보였을 겁니다. 하지만 하루 10시간 이상 몸담아야 하는 직장에 대해서는 좀 더 객관적일 필요가 있다고 봐요. 나에게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내가 지치지 않고 꾸준히 일할 수 있을지 길고 멀리 봐야 합니다. 만약 제가 광고대행사에 남아 계속 일하고 있었다면 힘든 상황에 대해 스스로 불평만 하며 남들보다 한 없이 뒤쳐져있거나, 그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 피해를 주었을지도 몰라요. 자신이 어떤 조직에 잘 어울리는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는 본인 스스로가 냉정하게 판단해보고, 가장 중요한 시점에 결단력 있는 행동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취업준비생 시절, 저는 많은 기업에 지원하지 않았어요. 제 스스로 ‘나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이에 딱 맞는 직군과 회사를 찾는데 집중했죠. 저는 마케팅과 광고를 전공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총 6개 기업에만 입사지원을 했고, 그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을 분석해 이력서를 아주 심도 있게 작성했죠. 아직도 그때 이력서를 읽어보면 정말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할 정도에요. 제가 살아온 24년을 낱낱이 도표로 그려 이야기 거리가 될 만한 에피소드에 살을 붙이고 컨셉을 만들어나갔어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제가 어떤 사람인지 머릿속에 또렷하게 그려지더라고요. 이게 중요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분석이 되어야 한다는 것’.

 

또, 이때 저는 자신을 통제하는 능력을 잘 발휘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주위에서 ‘지원서를 60개를 썼네, 80개를 썼네’하는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고 6개 기업에 집중한 것이 취업의 성공요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나를 알아주는 기업에 반드시 입사할 것이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했죠. 밤새 공부한 과목은 시험 볼 때 자신 있듯이, 가고 싶은 기업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내가 그 기업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보다 더 탄탄하게 준비하는 게 중요해요. 지원서 10개 쓸 시간에 1개의 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4. 스스로 생각하기에 비교우위를 가진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회적 네트워킹이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직장생활에서 ‘내부영업’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어요. 심의 업무는 주로 ‘안 된다’ 라는 거절을 많이 하는데, 저는 ‘안 된다’ 라는 말을 딱 잘라서 해본 적이 없어요. 늘 ‘다른 대안이 없을까 고민해보겠다’, ‘한 번 더 생각해보겠다’ 이런 식으로 협조적인 태도로 일했거든요. 저에게 요청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대안을 제시해주고 함께 고민해주니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다’, ‘우리팀에 오면 좋겠다’ 이런 칭찬을 많이 받게 된 거 같아요. 결국엔 제가 원하는 방송 영업부서로 지난해 팀을 옮기게 되었어요. 제가 고집스럽게 심의 업무를 하면서 회사 사람들과 불통했다면 제가 원하는 부서로 이직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5.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현재 주방용품 MD인데, 결혼과 동시에 주방 카테고리를 맡아서 자연스럽게 살림을 열심히 하게 됐어요. 전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해서 참신한 상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어요. MD들의 업무라는 것이 어쩔 수 없이 협력사에서 제안해 오는 상품을 팔 수 밖에 없긴 해요. 시즌에 맞는 계절성 상품들을 파는 일은 기본이거든요. (명절 시즌엔 쿡웨어, 여름엔 저장용기 등등) 그렇지만 이런 것은 당연히 기본이고, 전 더 나아가 개발능력이 있는 MD가 되고 싶어요. 트렌드를 지켜보았다가 홈쇼핑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참신한 컨셉의 상품, 한번도 없었던 카테고리를 개발하는 거요.

 

예전에 저희 회사에서 ‘블루레뇨 나무도마’를 팔았어요. 단순히 요리할 때 쓰는 일반 도마랑은 컨셉이 확 다른, 주방을 더 예쁘게 꾸밀 수 있는 아이템으로서 고급스런 요리를 플레이팅할 수 있는 도마로 접근했거든요. 첫 방송에 높은 실적과 더불어 큰 이슈가 되었고, 성공적인 런칭을 할 수 있었죠. 저도 이런 상품을 개발하려면 트렌드를 읽는 혜안이 필요하고,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협력사도 제 발로 찾아나서야 할 겁니다. 그 작업이 고되고 광범위해서 다소 어렵겠지만 이런 시도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결코 제 꿈을 이룰 순 없겠죠. 보니까 경험이 중요하더라고요. 해외 여행도 많이 가보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어봐야 하고, 쇼핑도 많이 해봐야 하고, 박람회도 많이 찾아다니면서 견문을 많이 넓혀야 할 것 같아요. 트렌드를 공부 할 수 있는 책을 열심히 읽고 트렌드를 연구하는 스터디 클럽에도 나가 볼 계획이에요.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 먼 미래에 언젠가 제 배움터였던 모교의 교단에 서보고 싶어요. 숙명여대 후배들과의 끈을 놓지 않고 현업에서의 노하우를 전하고, 학교와 사회의 연결을 끊임없이 지원하며, 우리 학교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6.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잘 한 것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저는 저의 대학생활의 절반을 차지한 교내 리더십그룹 ‘폴라리스’ 활동을 꼽고 싶어요. 폴라리스 회장으로서 2년간 입시 홍보, 상담, 행사 진행 등 입학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전반적으로 경험했고, 폴라리스 단원을 새로 뽑아 교육하여 조직의 일원으로 만들어 가는 전 과정을 직접 하면서 매우 값진 시간을 보냈거든요. 덕분에 누구보다 ‘입시’와 ‘홍보’에 관해서는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있었고, 조직생활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배운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 사회생활의 초석이 된 것은 물론이고, 2년의 시간 동안 ‘나’라는 존재에 대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었기에 직업을 선택하는 일과 직장생활을 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외활동에서는 어떤 경험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향성과 목적을 가지고 활동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면접만 가도 ‘이런 활동은 왜 했죠?’ ‘이걸 통해서 뭘 배웠죠?’라는 질문을 하죠. 여기에 일관성 있게 대답할 수 있다면 정말 성공한 것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이력서에 서너줄을 더 써 넣기 위한 마구잡이식 활동은 결과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자신이 궁극적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는 활동을 명확하게 선택하고, 이에 누구보다 깊이 있게 관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연습은 이후 사회에 나가서도 누구보다 책임감있는, 또 자신의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가’ 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깊이 있는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덧붙이면, 자신이 하는 활동에 진정성 있게 임했으면 좋겠어요. 막상 어떤 모임에 속해서 활동하면서도 달랑 모임 2번, 3번 참석하고도 타이틀을 달 수 있는 대외활동들이 많거든요. 그렇지만 그런 타이틀이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저는 폴라리스를 할 때 조직의 모든 걸 경험했었어요. 제 밑의 기수를 뽑을 때 회사로 치면 채용과정을 경험했고, 폴라리스가 전국에 활동을 다닐 땐 단원들의 활동 스케줄을 짜고, 입시 설명회에서 학부모, 학생, 선생님들 앞에서 학교에 대한 소개를 하기도 하고, 입시철에는 입시상담도 했어요. 그때 내가 학생이다 라는 생각보다 교직원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던 거 같아요.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때 그 경험이 있었기에 사회생활이 훨씬 수월했었어요. 여러분도 참 고생스럽지만 그 어떤 경험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보기 바랍니다.

 

[출처: 앙트러프러너십센터 발간 ‘숙명 기업가정신 사례집’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