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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교수 INTERVIEW

세포이질성 연구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향한 발걸음

  • 조회수 1847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16-08-31

생명체를 이루는 가장 기본 단위인 세포. 이 세포의 미세한 변화를 주목한 이가 있다. 우리대학 이질성기반 세포적응 연구센터장인 이명석 교수. “생명 활동이 일어나는 가장 작은 단위인 세포의 변화는 우리 몸의 변화와 같다”고 말하는 그를 만나 세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계 최초, 독창적 세포 연구의 시작
한 분야에서 남다른 업적을 쌓은 학자들을 만날 때면 부담이 앞선다. 더욱이 ‘세포’와 ‘이질성’이라는 익숙지 않은 단어들은 만남을 더욱 두렵게 했다. 
“날도 더운데 인터뷰하러 오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연구실에 도착해 이명석 교수를 마주한 순간, 그 부담이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명석 교수가 센터장으로 있는 ‘이질성기반 세포적응 연구센터(SRC)’는 2016년 한국연구재단의 SRC 사업에 선정, 7년간 86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
“이 축하는 저 혼자 받을 일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같이 노력해주신 여덟 분 교수님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입니다.”
이 센터장을 포함해 생명시스템학부와 대학원의 박종훈, 임종석, 양영, 윤석준, 김근일, 김용환, 김종민 교수로 구성된 연구진은 이질성기반 세포적응이라는 독창적 연구주제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SRC 사업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이 센터장은 “앞으로 7년간 이질성 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개척되지 않은 분야를 선도하고, 원천기술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이질성 연구, 건강한 생명을 향한 발걸음
‘세포이질성’이라는 단어는 들으면 들을수록 낯설고 어렵다 .
“이 연구는 인간 질병의 원인을 세포의 이질성에서 찾는 연구입니다. 예를 들어 열 명의 유방암 환자들이 있어요. 그 환자들은 큰 카테고리 안에서는 유방암이라는 공통의 질병을 앓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기 다른 케이스의 질병을 앓고 있죠. 이런 환자들을 위해 등장한 것이 맞춤형 의학입니다. 각기 다른 질병 케이스에 따라 맞춤옷처럼, 그 환자에게 맞는 진료를 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세포이질성 연구입니다. 유방암 환자들의 세포 연구를 통해 어떤 유형의 변이가 일어났는지를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그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처방하는 것이죠.”
세포이질성 연구가 우리의 일상과는 아주 먼 일이라 여겼는데, 우리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연구인 것이다.
“세포들은 항상성이 유지되어야만 합니다. 항상성이 손상될 때 질병이 발생하죠. 우리 몸에 상처가 나도,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도 세포집단의 항상성은 영향을 받습니다. 영향을 받은 그 세포가 질병이 되어가는 이질성, 이 이질성을 정상적인 상태로 돌릴 수 있는 연구를 통해서 이 세상의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이 연구 목표입니다.


이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
세포 연구에 많은 시간을 보낸 이명석 교수에게 ‘세포’란 어떤 존재일까.
“인간에게는 조 단위의 세포가 있고, 그 세포들은 각각의 독립된 기능을 수행합니다. 세포들이 자기의 영역에서 항상성을 유지할 때 우리의 몸은 건강하죠. 사회적 시각에서 보자면 우리 개개인도 하나의 세포와 같습니다. 우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때 이 사회는 조화롭게 성장합니다. 이처럼 전 세포들을 보면서 이 사회의 질서, 우주의 이치를 봅니다. 저에게 세포는 제 연구의 주제이자, 삶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존재입니다.”


더불어 그는 이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세포도, 사람도 없다고 말한다 .
“이런 시구가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그 말처럼 우리 모두는 자세히 우리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열심히 노력해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열심히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올바른 자리를 찾아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욕심을 버리고, 배려를 나누고, 균형을 맞추고
인터뷰 중 이명석 교수는 유독 연구소 교수님들과의 팀워크를 자랑했다 .
“연구과정은 장기 레이스입니다. 누군가는 좀 더 빨리 연구 목표에 도달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슬럼프를 겪으며 늦어지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연구소의 모든 교수님들이 서로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배려했습니다. 개인의 욕심을 내려놓고, 혼자 앞서 나가기보다 같이 멀리 갈 수 있는 길을 선택했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 교수님들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현자처럼 술술 답을 이어가는 이명석 교수의 삶의 철학이 궁금해졌다.
“삶의 철학이라고까지 하기엔 거창하고, 나이 들면서부터 어느 순간 ‘중용’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새겨졌습니다. ‘넘치지도 말고 부족하지도 말자.’ 이 말이 제 삶의 자세를 바르고 균형감 있게 이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꿈을 물었다.
“인간 질병의 원인을 세포이질성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세포이질성을 획득하는 분자기전을 규명함으로써 신개념의 질병기전, 진단, 치료의 패러다임을 수립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더불어 연구원 모두가 관련 분야에서 최고의 논문을 발표하며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털어놓는 이명석 교수의 눈빛이 20대의 그것보다 더 열정적이다. 매 순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이명석 교수. 그는 “어떤 일을 선택하더라도 그 일을 즐기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기사] 소식지 '숙명' 2016년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