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사이트맵 열기

사이트맵

 
모바일메뉴열기 모바일메뉴 닫기

SM인터뷰

동문 INTERVIEW

서점가 돌풍 일으킨 페이퍼커팅 아트북 작가 최향미 동문

  • 조회수 2894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16-04-25

페이퍼커팅 아트는 얼마 전 종영한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유정 선배’가 즐기는 취미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극중 나온 페이퍼커팅 도안은 바로 우리대학을 졸업한 최향미 동문(산업디자인11졸)의 작품이다. 그는 아직 국내에 생소한 페이퍼커팅을 책으로 출간해 베스트셀러로 히트시킨 국내 1호 페이퍼커팅 작가다. 갓 서른이 된 최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undefined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숙명여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최향미라고 합니다. 페이퍼커팅 작업을 주로 하다가, 작년에 책을 하나 내서 이제는 “내가 작가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네요.

 

페이퍼커팅이라는 소재가 아직까지는 많이 생소한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명확하게 정해진 개념은 없어요. 저도 페이퍼커팅 원데이 클래스에서 강습생 분들께 설명을 드리려고 기원을 찾아봤거든요. 개념 자체보다는 역사나 기원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아요. 외국에서는 누가 이렇게 했다. 혹은 저렇게 했다 같은 소문 비슷한 이야기들이요.

 

작가님이 페이퍼커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원래 이런 분야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뭔가 집요하게 파거나 만들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학교 과제였어요. 페이퍼커팅에 대한 수업은 아니었는데, 교수님이 내 주신 과제를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풀어가다 보니까 페이퍼 커팅을 하고 있더라고요. 이때를 계기로 졸업하고 나서 소소하게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undefined

 

페이퍼커팅만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페이퍼커팅은 크게 ‘도안 그리기’, ‘도안 자르기’라는 두 분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에요. 저는 작가니까 두 작업을 다 하지만, 책을 사신 분들은 자르기 활동만 하게 되죠. 그리기 작업은 정말 어려운 반면에 자르기 작업은 도안만 있으면 선을 따라서 칼질만 하면 돼요. 아무런 생각 없이 해도 될 만큼 단순한 작업이죠. 페이퍼 커팅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제가 드라마를 좋아하는데,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오늘도 드라마만 봤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허무하더라고요. 그런데 드라마를 틀어 놓고 페이퍼커팅을 하면, 드라마가 끝나도 내가 뭔가를 했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또 만들어 놓은 작품을 볼 때마다 그때 틀어놨던 드라마 내용도 생각나요. 드라마 외에도 작품을 만들면서 친구랑 했던 말이나 그 때 들었던 음악들도 생각나고요. 원데이 클래스 수강생 분들께 “작업에 기억을 담아라.”라는 말을 자주 해요. 작업을 하면서 또 다른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책을 통해 이 분야를 수면위로 끌어올리셨잖아요. 이에 대한 자부심 혹은 성취감 같은 게 있으신가요?

사실 제 성격 자체가 조금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라서, 처음에는 책을 내고 나서도 ‘내가 작가로서 자격이 있나?’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특별히 제가 대단하다는 생각은 못 했거든요. 그런데 원데이 클래스 수업 때 출판사 분들께서 책을 낸 작가님이시라고 소개도 해주시고, 프로정신과 자부심을 가지라고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메일이나 쪽지로 좋은 취미생활이 되었다고,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별로 유명하지 않았던 취미 생활의 한 분야를 어쨌든 내가 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분들 덕분에 정말 뿌듯하고 당당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undefined

‘치즈인더트랩’이라는 드라마에 주인공이 이 책으로 페이퍼커팅을 하는 장면이 나왔잖아요. 이 장면을 계기로 책의 인기도 더 높아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드라마 전에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는 반응이 조금 있긴 했는데, 확실히 드라마에 나오고 나서는 인기가 급상승했죠. 책이 3달 만에 2만 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되더라고요. 제 작품이 유명한 드라마에 나온다니까 일단은 정말 신기했고 좋았어요. 촬영장에서도 분위기가 좋았다고 들었어요. 배우 박해진 씨가 손재주가 좋아서 촬영 때 제 작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좋아해 주셨다고 해요.

 

책 이름이 ‘피어나다’인데, 이 이름을 지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실 처음에 정했던 이름은 피어나다가 아니었어요. 이름 후보 중에는 ‘꽃섬’이라는 이름도 있었죠. 책의 전반적인 방향이나 컨셉은 출판사 분들과 회의를 하면서 대부분 정해졌어요. 회의에서 정해진 느낌을 바탕으로 그동안 그렸던 도안들을 선별하거나 새로 그렸고요. 심지어 책 표지 색도 처음에는 분홍색이 아니라 검은색이었는데, 책 컨셉이 꽃과 풀이라서 고심 끝에 분홍색으로 수정했죠.

 

책을 출판하면서 어떤 점이 힘드셨나요?

그림이 안 그려질 때가 정말 힘들었어요. 저는 원래 일러스트를 그리는 사람도 아니었거든요. 책을 내기로 결정 하고 나서는 그림을 예쁘게 그려야 책이 사랑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소재가 안 떠오를 때는 정말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죠. 하지만 출판사 담당자분들께서 소재를 많이 주셔서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창작의 고통을 나누어 주셨죠! 또 이번 경험으로 그림 실력이 정말 많이 늘어서 뿌듯해요. 그래도 그림은 정말 어려운 분야라는 건 확실합니다. 지금도 흰 바탕을 보고 있으면 막막하거든요.

 

가장 작업하기 어려우셨던 페이퍼커팅 도안은 무엇인가요?

2미터 50cm 크기의 도안이었던 것 같아요. 해도 해도 끝이 안 나서 정말 힘들었어요. 크기가 크다 보니까 뚫어야할 구멍도 많았고요.

 

책 안에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도안이 있나요?

음.. 딱히 까다로운 도안은 없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접해보지 않은 만들기 분야니까 어렵게 생각하시지 않도록 최대한 쉽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제 책을 사서 만드신 분들의 작품을 보니까 생각보다 너무 잘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곧 출시할 예정인 피어나다 2권은 좀 더 어려운 도안을 넣어봤어요! 1권 때보다는 부담 없이 마음껏 그린 도안이 많은 것 같아요. ‘1권에 있는 그림은 잘 하셨으니까, 이것도 하실 수 있겠지!’ 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웃음)

 

 

undefined


페이퍼커팅 작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우선은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다음 주 쯤에 피어나다 2권이 나올 예정이에요. 이 책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 책들을 통해서 이 분야가 더 이상 생소한 분야가 아닌,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는 분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페이퍼커팅이라는 분야가 유명하지 않다 보니까 서점에서 제 책이 어떨 때는 컬러링 북 코너에, 또 어떨 때는 손뜨개 책들이 주로 있는 핸드메이드 코너에 있을 때가 많더라고요. 컬러링북도 최근에는 인기가 많아지면서 서점에 컬러링북 코너가 따로 생겼잖아요. 페이퍼커팅도 별도의 카테고리가 생길 만큼 더 유명해지고 관련 책들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유명하게 만드는 일에 제가 열심히 기여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undefined


숙명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나고 나니까 좀 더 학교를 누려보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학교를 학원 다니듯이 했어요. 딱히 특별한 일 없었던 평범한 대학 생활을 보냈죠. 숙명인 분들은 대학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누리셨으면 좋겠어요. 예쁜 저희 학교, 많이 걸어보시고 느끼시면서 특별한 학교생활을 보내시길 바랄게요!

 

취재: 숙명통신원 15기 김송희(정치외교학과14), 이윤주(독일언어문화학과15)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