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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동문 INTERVIEW

한복의 대중화를 꿈꾸는 20대 청년 CEO, 한복디자이너 황이슬 동문

  • 조회수 2308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16-03-11

‘한복을 청바지처럼’.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블로그 대문에 적힌 제목 옆에는 붉게 염색한 머리의 여성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있다. 얼핏 봐도 앳된 20대 청년의 모습. 스스로 한복전도사로 칭하는 한복디자이너 황이슬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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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씨는 우리대학 의류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20대 CEO다. 현재 전북 전주에서 패션 한복업체 ‘손짱’을 운영하고 있다. 전주에 한복집이 어디 거기 뿐이랴마는, 그의 한복집은 특별한 철학이 있다. “한복이 결혼식·돌잔치 등 특별한 날만 입는 이벤트용 옷이 아니라 편한 게 언제나 입을 수 있는 일상복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황 씨의 각오다.

 

그래서 그의 한복은 틀을 깬다. 현대적인 무늬와 함께 마, 면이나 합성섬유 등으로 만들어 세탁기에 빨 수 있다. 소재는 동대문에서 대부분 구한다. 마진과 공정을 줄여 대중화를 꾀했다. 목적에 맞고 과소비하지 않아야 최고의 옷이라는 게 황 씨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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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이나 저고리의 매무새, 치마의 주름 등은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과 흐름을 곁들인다. 패션 트렌드를 연구하고 레이스, 시스루가 유행하면 빠르게 접목한다. “제 한복은 용도에 맞게 이전에 없던 걸 만들었어요. 한복도 현대 문물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실생활에서 이상하게 보이지 않으려면 결국 일상복과 닮아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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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씨의 철학은 시장에서 검증받았다. 처음 월매출이 20만원에 불과할 때도 있었지만 3년 만에 먹고 살 수준이 됐고, 현재는 건물과 함께 어엿한 매장까지 갖추고 있다. 주 판매처는 온라인인데 지난해 15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하루 한 벌 꼴로 해외 주문도 들어온다.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 한류 상품으로서 한복의 가능성도 크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복디자이너의 길은 우연히 시작됐다. 2006년 전북대 산림자원학과에 진학한 그는 평소 좋아하던 만화 ‘궁’을 보며 한복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해 5월에 열린 코스튬플레이 행사에서 직접 만든 퓨전 한복을 입고 참석했는데 주변의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내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니 성취감을 느꼈다”며 “그때부터 한복디자인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개강, 종강, 발표, 명절 등 각종 시기마다 구실을 삼아 한복을 입었다. 한복을 입어도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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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커튼 가게를 운영해 옷 제작 공정엔 금세 익숙해졌다. 사업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진지하게 진로를 민하기 시작했다. 전문적인 공부도 필요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우리대학 의류학과 대학원 진학이다. 2010년 우리대학에 온 황 씨는 전통복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그는 “제가 만든 옷이 뿌리없는 옷이 될까봐 걱정을 하다 대학원을 진학했다”며 “전통고대복식 연구와 고증, 동양미학과 한국모던패션디자인에 대해 교수님들로부터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 씨는 2011년엔 해외 시장을 겨냥해 영문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2014년엔 캐주얼 브랜드 ‘리슬’을 런칭했다. 그 해 창업 자기계발서인 ‘나는 한복입고 홍대간다’를 출간했다.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블로그에는 한복 입고 ○○가기 시리즈를 올리고 있다. 재래시장, 동대문디자인프라자, 각종 맛집, 공연장은 물론 심지어 클럽까지도 한복을 입고 방문했다. 이런 일상의 모습마저도 한복의 대중화를 꿈꾸는 그에겐 하나의 도전과제다. “진정성 있는 제 삶을 보여주는 것도 마케팅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즐기는 걸 공감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매년 수능시험이 끝나면 그에게 많은 고3학생들이 연락을 한다. 진로를 고민 중인 그들은 대개 디자이너를 꿈꾸지만 너무 막막하다는 말로 시작한다고 한다. 이들을 위해 기업가정신 토크쇼나 각종 강연에 나서고 있다. 한복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청년들 “제가 큰 성공을 한 건 아니지만 주변에 꿈을 찾지 못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도와주고 싶어요. 창업을 원하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차별화 전략과 함께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반드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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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기존 일간지와 블로그 글 일부를 발췌,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