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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동문 INTERVIEW

“아니 온 듯 다녀가세요”, 환경을 지키는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 박성희 대표

  • 조회수 1730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3-02-20

지난 세월 우리가 무분별하게 지구를 사용해온 대가가 이제 되돌아오고 있다. 이상 기후, 대기 오염, 자원 부족과 같은 문제에 직면한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지켜야 할까?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의 대표, 박성희 동문(경제85졸)은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을 원료로 한 세제를 개발하여 여성발명왕 EXPO에서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지구를 지키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아니온 듯 다녀가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창업’과 ‘ESG 실천’이라는 우리대학의 핵심가치를 실천 중인 박 동문의 환경사랑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 대표 박성희입니다. 화인코리아코퍼레이션㈜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으로서 환경에 무해한 제품으로 ‘Assez’ 라는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세즈’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준말로, 아세즈의 모든 제품들은 자연주의를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2. 본교에서 학.석.박사 과정을 수료하셨는데,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신 계기와 해당 전공들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경제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경제학 지식은 경영 및 무역 일을 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연구개발하고 제조하는 제품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초기에 향료를 중심 상품으로 제조 및 판매했는데, 대한민국 자연유래 원료를 사용하고, 환경에 무해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향료 공부를 하고자 향장미용 전공 석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또 9시 뉴스에서 농사를 지을 때, 해충이나 균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역을 해야 한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는데, 뉴스를 보고 우리나라 식물을 주된 원재료로 농약을 만들어 환경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공부를 더 할수록, 식물성 원료에 대한 공부는 생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생명시스템학과 전공 박사 과정까지 수료하게 되었습니다.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나니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이해도 향상은 물론, 일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3. 환경친화적인 제품으로 국내 최초 ‘에코서트’ 인증을 받았는데, 제품과 ‘에코서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Eco-Cert는 세제분야에서 유럽의 대표적인 최고 친환경 인증 제도입니다. 전문기관에서 원료의 재배, 관리,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생산과 유통 과정 전체를 철저하게 파악하여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하나하나 원료의 재배 과정 역시 환경에 무해한 에코서트를 받은 100% 원료들의 성분과 용기, 포장까지 에코서트 본부의 감독을 직접 받습니다. 국내에서 에코서트 인증을 받은 첫 번째 사례이다 보니, 인증을 받는 과정이 쉽지 않아 인증을 받기까지 세제 3년, 샴푸 4년이 걸렸습니다.

‘아세즈 Natural 주방 세제’는 국내 최초로 유럽 에코서트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이 제품은 설거지를 하면서 고무장갑을 끼지 않아도 피부에 자극이 없고 흘려보낸 물이 바로 한강으로 가도 문제가 없도록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확인하며 노력한 결과 ‘에코서트’ 인증을 받을 수 있었어요. 세제를 담고 있는 용기는 PCR재질로 탄소 중립을 지키기 위해 음료수 PET병을 재활용하였으며 또한, 다른 시트러스 세제용기는 옥수수전분으로 만들어 생분해가 가능한 PLA 용기를 사용했습니다. 100% 옥수수인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태워보는 실험도 해봤어요. 이러한 다양한 노력과 실천을 통해 저희 세대가 즐긴 깨끗한 자연을 아이들에게 되돌려주고 싶다는 저의 꿈에 한 발짝 가까워진 것 같아 기쁩니다.

 

 

4. 화인코리아를 설립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원래는 외국계 회사에서 수출을 담당했어요. 그곳에서 모든 일을 꼼꼼하고 철저하게 해야 된다는 것을 배웠고,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서 국내에서 철수를 하게 되었는데, 제가 관리하던 회사 중에서 저와 계속 거래를 하고 싶다는 요구가 있어서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5. 화인코리아는 환경뿐만 아니라 장애인 복지와 같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한국 유네스코 학생회인 KUSA 동아리 활동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난지도가 개발되기 전, 동아리의 봉사활동에서 넝마주이들을 봤어요. 그때 분리수거 된 종이와 유리병, 캔 등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대학생 때부터 꾸준히 분리수거를 해왔습니다. 과거에는 분리수거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아, 제가 쓰레기들을 분리해서 내놔도 수거하시는 분들이 한곳에 몰아서 다 가져가는 일이 잦았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보았던 넝마주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잠깐만요!” 하고 세워, 분리해서 가져가 달라고 말씀드렸죠. 요즘에도 아직 캔 같은 걸 필요로 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냥 버리면 전부 쓰레기이지만, 분리해서 깨끗이 씻어버리면 나라의 재산이 됩니다. 그러니 모두 올바른 분리수거와 이왕이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절약하고 사회의 선순환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기업인으로서 제품을 만들 때, 건강과 환경보호 차원에서 내용물은 생분해가 잘되도록 제조하고, 용기나 포장은 가능한 한 가지 재질로 줄이고 분리가 쉽게 재활용이 잘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6. 동문님 개인적으로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후원이나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어설픈 보여주기 식 봉사나 후원이 싫어서 한 곳을 정해 제대로 된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필요할 때 그들의 곁에 있고, 일손이 부족하면 사람들을 모아 돕는 활동을 해보니, 이것이 ‘진짜 봉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생 때부터 이러한 봉사활동을 시작해, 지금은 많은 곳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관련된 것들을 하되, 동시에 약자에 대한 일을 염두에 두고 살고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 한 명의 여자아이를 후원했는데, 후원처에 가서 “가장 후원자가 없는 까칠한 아이를 추천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초등학교 1학년 아이와 오랜 만남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저를 기다리고 있었고, 고등학교 졸업 후 첫 월급을 타서 전부 저희 딸들과 하루종일 놀아주었습니다. 그 친구가 결혼할 때는 제가 가족으로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결혼하고서도 오랫동안 더 만나다가 “이제 내 할 일은 끝난 것 같다. 행복한 가정생활하고 나는 다른 일을 하마”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곳에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든든하게 옆에서 힘을 보태 주는 것만으로도 큰 에너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힘들 때, 제가 말하면 바로 도와줄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마음의 큰 버팀목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봉사활동은 제가 누군가를 돕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저에게 행복감과 보람도 느끼게 해줍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몰라요.

 

 

7. 학교에서 했던 활동 중에 지금의 화인코리아를 만드는 데에 영향을 미쳤던 활동이 있었나요?

 

대학생 때 꼭 국토 순례를 가고 싶었는데, 국토 순례를 하기 위해서 찾은 동아리가 한국 유네스코 학생회 KUSA였습니다. 그런데 국토 순례를 바로 갈 수 없더라고요. 여러 봉사활동과 교육, 공부도 해야 국토 순례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해서 1년 동안 열심히 참여하며 사회와 환경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앞서 말씀드린 난지도에 가기도 하고, 농촌 봉사활동도 하며 환경에 대한 책을 읽고 제가 몰랐던 세상에 대해서 알게 됐습니다. KUSA 활동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제가 환경에 관심을 갖게 해준 계기임과 동시에 지금의 회사를 만들게 된 계기이기도 합니다.

 

8.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궁금합니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노벨 화학상을 타보고 싶어요.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탄 것처럼 저는 진정성 있는 환경제품으로 우리나라를 가장 청정지역으로 만들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공부에만 몰두하는 건 원치 않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숙명 학우 분들도 학교를 다니며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부한 것이 사회와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9. 2019년엔 우리대학 총동문회로부터 숙명CEO상을 받으신 바 있습니다. 여성 기업인을 꿈꾸는 숙명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선배로서 숙명인들에게 더욱 애착이 갑니다. 숙명인이 되기 전, 저는 덜렁이는 모습도 많고 이기적이기도 했지만 학교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많은 것을 배우고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어서 학교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숙명인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닌, 야무지면서도 참 사람냄새 난다는 소리까지 들었으면 좋겠어요. 맡은 업무도 잘하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마인드로 좋은 사람도 되었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0기 박시현(홍보광고학과20), 21기 유정희(경영학부21)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