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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동문 INTERVIEW

“0.1%라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 뿌듯했죠” JTBC 기자 박현주 동문

  • 조회수 3767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3-03-07

지금 이순간 벌어지는 수많은 이슈를 우리가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현장에 있는 기자 덕분일 것이다. JTBC 기자로 일하는 박현주 동문(미디어학부14)은 오늘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한다. 대중에게 신뢰받는 기자가 되고 싶다는 박현주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담았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JTBC 사회1부 기자 박현주입니다. 중앙일보에서 신문기자로 2년 정도 있다가 지난해 JTBC로 넘어와서 방송기자로 1년 정도 일하고 있습니다.

 

2. 신문기자에서 방송기자로 이직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배움의 영역을 넓혀보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마침 글과 영상 문법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를 배워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도 방송기자는 신문기자와 달라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3. 동문님이 생각하는 신문기자와 방송기자의 장단점이 무엇인가요?

 

신문기자는 기사 분량이 많아 취재를 정말 많이 해야 해요. 발로 뛰어 취재한 내용을 다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매체인 것 같아요. 또, 신문은 디지털로도 기사를 생산하기 때문에 영상도 직접 찍어서 올릴 수 있거든요. 요즘 사람들이 신문을 잘 읽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제외하고는 매력적인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방송기자는 그림이 있어야 하니까 무조건 현장에 가야 하는데요. 그래서 현장성을 늘릴 수 있고, ‘기자는 현장에 가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점도 좋아요. 무조건 현장에 가야 하기 때문에 내 삶이 없다는 단점도 있긴 해요.(웃음)

 


 

4. 동문님은 어떤 생활이 더 맞았나요?

 

각각의 매력이 뚜렷해요. 사실, 방송은 아직 배우는 단계이니 ‘내가 즐기지 못했던 것들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 알아가고 있는 단계이거든요. 익숙한 것은 신문인데, 파급력 측면에서 영상이 주는 강렬함이 확실히 달라서 아직 고민 중입니다.(웃음)

 

5. 방송기자의 일과는 어떤가요?

 

보통 제가 속한 부서의 기사를 오전 8시 반까지 체크하고, 9시까지 발제 내용을 정리해서 보고를 올려요. 그날 기사가 잡혔을 때, 이미 촬영된 기사라면 바로 원고를 작성하고 촬영분이 없거나 추가 녹화가 필요하다면 영상팀에 의뢰해서 함께 취재하러 가요.

 

방송기자의 좋은 점은 일반 직장인처럼 출근지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출근이 자유롭다는 점이에요. 만약 본인이 간섭받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라면 많은 메리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6.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사연들을 기사로 썼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예를 들자면, 이춘재 사건의 초등생 피해자인 현정 양 사건을 기사로 쓴 적이 있어요. 그때 당시 부실 수사로 인해 현정 양을 가출로 사건 종결 처리를 하면서 몇십 년 동안 기록상으로 가출이었던 미제 사건이었어요.

 

결국 자백을 통해서 현정 양이 이춘재 살인사건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법원 판결이 떨어졌을 때는 이미 유족인 아버지와 어머니 다 돌아가신 이후였어요. 그래서 현정 양의 오빠가 법원에 와서 얘기를 해줬는데, 이 기사는 진짜 잘 쓰고 싶더라고요. 현정 양 사진도 구하고 사건 기록도 보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서 많은 공을 들였어요. 단독 보도는 아니었지만, 기사가 나가고 며칠 뒤에 법무부가 항소를 포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회가 유의미한 결정을 하는 데 0.1%라도 기여했다는 뿌듯함이 커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7. 방송기자는 현장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매우 길다고 들었습니다. 대기시간을 보내는 동문님만의 방식이 있나요?

 

취재 대상이 빨리 나타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면 시간이 생각보다 금방 가는 것 같아요. 신문기자는 혼자라서 조금 외롭지만, 방송기자는 동료와 같이 취재하니까 ‘선배 힘드시죠?’하고 서로 격려해 주며 시간을 보냅니다. 이런 대기시간 속에서 실마리를 찾기도 하는 것 같아요.

 

8. 동문님의 언론관을 듣고 싶어요.

 

기자의 위상이 많이 떨어진 지금, 사람들이 왜곡된 보도 행태에 많이 화가 나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기본에 충실한 것만큼 중요한 언론관도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현장에 가서 보고 들은 대로 쓰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제가 좇아야 할 언론관인 것 같습니다. 그래야 기자 본인도 당당할 수 있거든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9. 동문님은 어떤 기자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사람들이 신뢰하는 기자가 되고 싶어요. ‘저 사람이 얘기했으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기자로 남고 싶은 마음이 커요. 하지만 미담 기사가 아니면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렵고, 정치 분야는 특히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저 사람의 기사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줄 수 있다면 성공한 것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10.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대학 시절에 해보면 좋은 활동으로 무엇을 추천해 주고 싶으신가요?

 

기자라는 직무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어도 되니, 다양한 일을 경험해 봤으면 좋겠어요. 우선 기자와 관련된 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할 텐데, 사실 기자들이 기자를 취재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도 학생 때 미디어학을 전공하고, 기자 관련 일을 하려다 보니 세상 공부가 덜 됐다는 아쉬움이 컸어요. 법원에도, 시위 현장에도 그냥 가보세요. 그곳에서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경험할 수 있어요.

 

11. 기자를 꿈꾸는 숙명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 30대가 기자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많아요. 특히 다양한 취재원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어느 직업에서도 누릴 수 없는 권한이에요 진짜 사람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좋은 직업인 것 같습니다. 물론 어려운 과정도 있지만, 그만큼 느끼는 스펙트럼도 넓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취재: 숙명통신원 20기 박시현(홍보광고학과 20), 이지연(역사문화학과 20)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