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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사람들이 계속 찾는 콘텐츠 만들고 싶어요” 네이버 라인게임즈 정소민 동문

  • 조회수 2756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2-06-29

흔히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것은 꿈처럼 여겨진다. 숙명통신원이 만난 정소민 동문(한국어문학부14)은 이러한 꿈을 이룬 사람이다. 평소 영화, 게임, 코스프레 등 서브컬쳐 콘텐츠를 즐기던 정 동문은 네이버 라인게임즈의 콘텐츠 PD로 일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입장이 바뀌면서 본인 표현대로라면 일과 취미의 경계가 불분명할 정도로 즐거움이 가득한 직장 생활을 즐기고 있다. 숙명에서 어떤 도전이든 해낼 수 있는 힘을 배웠다는 정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어문학부 14학번을 졸업한 정소민이고, 현재 네이버 라인게임즈에서 영상 콘텐츠 PD로 일하고 있습니다.

 

2. 콘텐츠 PD가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전반적으로 회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들의 홍보영상을 제작하는 일이에요.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e스포츠 라이브 방송이나 채용 홍보영상 같은 콘텐츠를 기획, 촬영, 편집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3. 입사까지의 과정이 조금 특별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원래 제가 지원한 자리가 신설팀이라 5년 이상 경력직을 뽑는 거였어요. 당시 회사에 지원할 때, 지원 마감 2시간 전에 공고를 확인했는데,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서 급하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서 제출을 했어요.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 분들이 경력 부분에 대해서 많이 걱정하시고 물어보셨어요. 아무래도 저는 신입이었으니까요. 사실 처음에는 불합격 통지를 받았는데, 계속 아쉬움이 남았어요. 면접 분위기도 좋았고, 면접 시간도 40분 정도로 상당히 길었었거든요.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인사팀에 메일을 보냈어요. ‘정말 경력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면, 혹시 다른 부서나 신입을 채용할 때 다시 연락을 줄 수 있겠냐’라고요. 그런데 정말 2주 뒤에 최종 면접을 보러 올 수 있겠냐고 연락이 왔어요.

저는 원래 도전하는 것을 무서워했어요. 다른 사람 눈에 부정적으로 보일까 봐 걱정되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제가 경력직만 뽑는 자리라고 해서 지원을 안 했거나, 다시 이메일을 보내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없을 거예요. 저에게는 입사의 과정이 도전의 연속이었고, 그 과정에서 성취해냈어요. 여러분도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선 도전해보세요. 그 다음의 판단은 그들에게 맡겨보세요!

 

4. 전공인 한국어문학부와 콘텐츠 PD가 연관이 없어 보이는데, 그럼에도 이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데요, 저는 스스로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높여야만 좋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내가 한국어를 남들보다 200퍼센트 300퍼센트 쓸 줄 알아야 내가 원하는 바를 무언가로 표현하기에 유리하죠. 예를 들어 슬픔과 기쁨 그사이에 정말 많은 단어가 있는데, 그 사이의 단어들을 알아야만 남들에게 설명하고, 표현을 할 수 있잖아요. 그게 제가 한국어문학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예요. 그리고 이 점이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됐어요. 기획을 할 때나 시놉을 짤 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많다 보니, 저는 남들보다 더 섬세하게 제작을 할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일과 한국어문학부에서 배운 내용들이 그렇게까지 결이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5. 동문님께선 좋아하는 일과 취미가 많다고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가장 흥미를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제 다양한 취미는 영화를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어요. 디즈니, 마블, 일본 애니메이션들을 본 뒤 소감을 정리해 블로그에 업로드하고, 영화 주인공을 코스프레해서 스냅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배우들을 만나기 위해 레드카펫 행사에 가서 직접 만든 인형을 전달한 적도 있어요.

 

6. 그런 취미들이 동문님께 어떻게 원동력으로 작용하였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취미나 좋아하는 활동들에 대해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게 곱지만은 않았어요. 다른 사람 눈에는 좋아하는 것들이 소위 말하는 '빠순이'와 같다고 보여지기도 했어요.(웃음) 그러나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을 보러 다니는 것은 단순히 그 배우가 마냥 좋아서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었어요. 영화는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포함된 종합 예술이라고 하잖아요? 영화를 보고 제가 감동을 받았고, 저는 그 감동의 현장에 함께 하고 싶었어요. 그러한 마음에서 저는 인형을 제작해 배우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결심했고, 제가 만든 인형을 제작진들이 좋아해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제가 받은 감동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느낌이 들었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기분이 들어 굉장히 뿌듯했어요.

이렇게 제가 영화 배우들과 제작진들을 만나는 과정을 유튜브 컨텐츠로 제작했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 많은 분들이 이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시는 것을 즐겨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제 영상을 보시고 다른 분들이 정보를 얻어 가시고, 도전에 대한 용기를 내시는 모습을 보고 '이게 콘텐츠가 가지는 힘이구나'를 많이 느꼈어요. 콘텐츠는 그 내용이 핵심적인 요소이고, 다른 사람들이 뒤돌아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제 취미 생활을 기록한 콘텐츠들이 인터넷 상에 남아 있으니, 이것이 입사를 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7.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면 힘든 점은 없나요?

 

물론 있어요. 무엇이든 일이 되면 그걸 재미로만 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가끔 현타가 오기도 하죠.(웃음) 그래도 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8. PD로서 필요한 촬영기법이나 편집 기술은 전공으로 배우지 않으셨는데 따로 독학하셨나요, 아니면 입사 후 배우셨나요?

 

영상편집은 독학으로 배웠어요. 원래 제가 사진 찍는걸 좋아해서 어렸을 때 미러리스 카메라를 한 대 사서 여행을 다니면서 그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어요. 사진을 많이 찍다 보니 자연스레 영상도 찍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쭙잖게 편집을 익히고, 배운 것들을 발전시키면서 관련 대외활동도 하다 보니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물론 입사 후 부족한 부분들은 사수분들께 도움을 요청하기도 해요.

 

9. 콘텐츠 PD를 꿈꾸는 숙명인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그냥 많이 봐야 하는 거 같아요. 엄청 많이 봐야 해요. 근데 그걸 단지 소비하는 형태로만 보면 안돼요. 예를 들어 제 주변에도 애니메이션을 엄청 많이 보는데 일본어를 하나도 못 하는 친구가 있고, 같은 양을 보면서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있죠. 콘텐츠를 보면서 콘텐츠가 가지는 비판적인 사고 같은 걸 잡으려고 노력해야 해요. 영화도 많이 보되, ‘여기는 연출을 이렇게 했네, 다르게 할 수는 없었나?’ 등 계속 자기만의 아이디에이션(ideation)을 하는 과정이 필요한 거 같아요. 콘텐츠를 가리지 말고, 최대한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10. 네이버에 입사하기까지 숙명에서 했던 활동 중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 있나요?

 

독서와 토론(현재 비판적 사고와 토론) 같은 필수 교양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당시에 수업을 들을 때는, 다른 사람 앞에서 발표하고 학우들과 토론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결국 이렇게 학생 주도적으로 하는 활동이 지금의 제가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원래의 저라면 후배들 앞에서 강연하고, 이렇게 대면으로 인터뷰를 하는 제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리고 실제로 제가 외부 활동을 하면서 '아 저 사람 참 열심히 하는구나'라고 느꼈던 사람들이 알고 보니 우리대학 학생인 경우가 참 많더라고요. 그만큼 숙명이 지향하는 자기 주도적인 수업 방식이 학생들에게 잠재된 자립심을 길러주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1. 정소민 님에게 숙명이란?

 

제가 처음에 여대에 진학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모두 놀랐어요. 저는 게임도 좋아하고, 남자 사람 친구들도 엄청 많아서 주변에서 제가 당연히 공학 대학교에 진학할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러나 저는 여자 대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고, 오히려 정말 좋아서 주변에 여대를 추천하곤 했어요. 숙명은 저에게 혼자 해낼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어요. 학교생활 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하게 되었고,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어요. 저의 인생에서 숙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숙명은 저에게 너무 소중한 존재입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0기 박수미(법학부21), 21기 손윤오(아동복지학부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