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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반짝이는 행복과 희망의 순간을 전하는 작가 이사라 동문

  • 조회수 2674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2-05-27

누구나 자신만의 이상적인 세계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예술가는 그 이미지를 작품에 표현함으로써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 세계의 실현에 가까이 다가간다. 팝아트로 유명한 이사라 동문(회화과98)의 작품 중 원더랜드 시리즈를 보면 반짝거리는 소녀의 눈을 통해 동문이 그리고자 하는 사랑으로 가득한 세계가 보인다.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운 개성 있는 작품으로 행복을 그리는 이사라 동문의 작품 세계에 숙명통신원이 한 걸음 다가가 보았다.

(이사라 동문은 5월 24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숙명 아트 페스티벌에도 참여했다. 청파갤러리에서 이 동문의 작품 ‘Lucky Bear’를 만날 수 있다. - 편집자 주)

 


이사라 동문(회화과98)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랑과 행복, 호기심이 가득한 세상을 여러 형태로 작업하고 있는 작가 이사라입니다.

 

2. 동문님의 작품 중 ‘원더랜드(Wonderland)’ 시리즈를 구상하게 된 계기와 마법 소녀들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원더랜드’는 제가 추구하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의 실현 여부에 상관없이 제가 항상 바라 온 자유롭고 재미있는 세계를 그린 것이고요, 여기에서 등장하는 ‘소녀’는 제 소망을 대신 이루어 주는 존재로 상정하였습니다. 사실 학부 때부터 인형을 그려 왔는데요, 학부에서 석사를 거치면서 이 인형들이 자연스럽게 ‘소녀’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원더랜드가 항상 제 꿈의 세계였기 때문에 학부 때에는 이 인형 그림의 작품 제목이 ‘Dream’이었습니다. ‘Dream’ 시리즈가 예전에는 단순히 ‘꿈’이었다면, 이제는 조금 더 발전해서 폭넓은 의미의 꿈의 세계인 ‘원더랜드’ 시리즈로 변형되었습니다.

 

3. 원더랜드 시리즈의 소녀들의 반짝이는 눈은 흰 선들을 모두 긁어서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굉장한 섬세함을 요구하는 작업인 것 같은데, 이러한 작업 방식을 고수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대학원 때부터 같은 작업을 해 왔습니다. 당시에는 인형의 머리카락을 긁어서 작업을 했었는데, 붓으로 표현하는 것과는 또 다르게 날카로운 칼로 긁어내는 완벽성과 치밀함이 저랑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작품의 주제도 중요하지만, 작품에 있어서 본인만의 표현 방식 역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칼로 하나하나 긁어서 세밀하게 인물과 장식적인 것들을 표현하는 저의 이런 스크래치 작업 방식이 작가로서의 차별점으로 작용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사라, <Wonderland>

 

4. ‘럭키베어(Lucky Bear)’ 시리즈는 귀여운 곰의 모습에 알록달록한 색깔이 입혀져 있는 것이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공공미술로도 제작된 럭키베어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럭키베어의 옆모습은 동글동글하게 귀여운 느낌이 포인트인데요, 가장 귀여운 형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색깔에 대해 고민했을 뿐만 아니라, 흙으로 조형하는 데에도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어요. 럭키베어는 행복과 행운을 주는 콘셉트인데요, 예를 들어 찰리 브라운에 나오는 라이너스의 담요처럼 어렸을 때부터 나와 함께하면 힘이 되고, 든든하고, 무언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주는 존재를 통해 우리에게 행복과 행운을 준다는 것이 럭키베어가 추구하는 의미입니다.

또 제가 외동으로 자랐기 때문에 인형들이 어릴 적부터 저에게는 형제 자매이자, 친구이기도 했어요. 이러한 인형들이 평면작품을 시작으로 입체작품으로 확장되며, 나아가 공공미술로 설치까지 되었는데요, 행복과 행운을 주는 존재를 하나의 장소에서 다른 여러 명의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공공미술로서 럭키베어가 갖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하나의 작품을 만들 때 작가님이 영감을 얻으시는 원천이 있나요?

 

저에게 가장 영감을 주는 요소는 호기심입니다. 제가 숙명여대에서도 강의를 하고 있는데, 실기 수업 중에도 강조하는 부분이 호기심과 상상력이에요. 어떤 물건을 대할 때조차 하나의 시선으로 보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으로 특이하게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수업 시간에 많이 얘기하곤 해요. 예술가라는 직업을 가지려면 상상하는 것도 꾸준히 노력하여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저에게는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실험정신이 영감의 원천으로써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6. 작업을 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나 가치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작가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면성실입니다. 흔히 예술가들은 자유로운 인생을 살기 때문에 멋져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 이것을 전공으로 삼게 되면 부지런히 작업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자기 작품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 역시 중요합니다. 작가 생활을 하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아서 자신의 작품이나 작업에 대해 흔들리는 여러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뚝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7. 작가님이 가장 애착이 가고 좋아하는 작품은 어떤 것일까요?

 

석사 졸업식 때 한 전시가 제 첫 개인전이었는데, 그 전시의 메인 작품이었던 인형 작품에 대한 애착이 가장 큽니다. 그때 그린 금발의 인형 작품이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인형 시리즈를 작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금발 인형의 DREAM 작품이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이사라, <DREAM>


8. 학부에서 석·박사까지의 학업 과정에서 힘들었던 일이 있으셨나요? 있었다면 작가님의 극복 방법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작업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노동입니다. 절대 편하게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체력적인 부분이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또한 작업에 대한 고민이 계속 생기면서 내 작업에 대한 의심이 들 때 많이 힘들었는데, 그럴 때에도 항상 쉬지 않고 붓으로 그림을 그리면서 고민했습니다. 작업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작업을 함으로써 해결한 것이죠.

너무 힘들 때는 취미를 꼭 가졌어요. 그림이 혼자 하는 작업이다 보니 외로웠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스트레스를 일어 회화를 공부함으로써 해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정말 열심히 해서 JLPT 1급을 1년 만에 땄어요. 이런 식으로 취미 하나를 하더라도 자격증을 딸 정도로 꾸준히, 끝까지 했어요. 최근에는 일렉 기타를 배우고 있습니다. 바쁜 중에도 이러한 것들이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취미 생활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9. 앞으로의 계획이나, 도전하고 싶으신 일이 있으신가요?

 

올해는 두 번의 국내 개인전과 파리에서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고, 내년에는 벨기에와 뉴욕에서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해외에서의 단체전은 많이 해 봤지만 파리와 뉴욕에서의 개인전이 새로운 경험이라 기대도 많이 되고,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작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역할도 수행하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NFT, 공공미술, 예술 상품, 설치 등의 연구도 지속적으로 할 생각입니다.

 

10. 미술 분야에 종사하고자 하는 숙명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흔들리지 않고, 길게 보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걷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술가라는 직업은 일희일비해서는 안 되는 직업입니다. 나의 작업에 대한 믿음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현대의 미술은 작업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확장하고 응용하는 것, 계속해서 자신의 작품을 창의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모두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매년 느끼는 거지만, 제가 숙명에서 강의를 하면서 만나는 학생들이 정말 똑똑하고 훌륭합니다. 현재 미대에 있는 숙명의 학생들이 저보다도 더 큰 잠재력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미술 분야에서 이 후배들, 제자들과 함께 전시도 하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협업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들의 앞날에 건투를 빕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0기 안소현(영어영문학부20), 21기 김선우(역사문화학과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