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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INTERVIEW

귀여운 그림과 따뜻한 이야기로 일상을 나누는 인스타툰 작가 이다운 동문

  • 조회수 12254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2-02-03

자기 경험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간의 깊은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솔직한 이야기는 어쩌면 가장 쉬운 주제일 수 있지만, 동시에 용기와 고민이 필요하다. 이다운 동문(산업디자인과 13학번)은 귀여운 그림체와 따뜻한 일상 이야기로 9만여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스타툰 작가이다. 직접 그린 그림과 자신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내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때로는 위로를 주는 이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상 만화와 이모티콘을 그리는 이다운입니다. 현재 인스타그램 계정 @0_713에서 '다운'이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상 만화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 활동을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2. 다운 작가님의 캐릭터는 노랑머리에 흰 얼굴, 동글동글한 귀여움을 가지고 있어서 만화를 볼 때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실 색상이나 모양에 큰 의미가 담겨있지는 않습니다. 캐릭터를 제작할 때 조금 더 철학적으로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워요.!

캐릭터를 만들 때 세운 조건은 이렇습니다. 그리기 단순할 것, 사람의 모양새일 것, 그리고 다른 기존 캐릭터들과 색과 모습이 닮아있지는 않은지 검열할 것! 이 정도의 단계를 거쳐서 만든 것이 지금 제가 쓰고 있는 ‘다운’ 캐릭터입니다. 노란색과 하늘색은 제가 좋아하는 색이라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6년간 작업하면서 알게 모르게 색상이 많이 조정되어 왔어요. 지금 캐릭터 색상은 나름대로 가장 알맞은 색상이라고 생각되어 고정적으로 사용 중입니다.


3. 인스타툰은 독자들과의 활발한 소통이 큰 장점인데요, 기억에 남는 독자와의 경험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독자님들과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라 정말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지금 당장 기억에 남는 한 가지 에피소드를 뽑는다면, 프랑스에서 만난 독자님과의 하루가 생각납니다. 유럽 여행 중에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한복판에서 만난 독자님과 함께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인상 깊었어요.

사실 타지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특별하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심지어 만화를 통해 저를 잘 아시는 분과의 시간이라니! 그분은 유학생이셨는데 그분에게서 파리의 숨은 맛집 추천도 받고, 여행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함께 찍었어요. 아직도 종종 연락을 나누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다른 나라에서도 만나기로 했어요.

 

4. 일상툰 연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웹툰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10대 때는 연습장에 만화를 그려서 반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게 큰 즐거움이었어요. 그 행복감을 어른이 되어서도 쭉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나의 ‘일’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왔어요. 막연히 꼭 대학 졸업 전에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쁘게 학교생활을 하기도 했고, 또 용기가 나지 않는다는 핑계로 3년을 보냈고, 4학년 때가 되어서야 부랴부랴 급하게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일상툰을 선택한 이유는 구상해놓은 시나리오가 없어도 당장 시작할 수 있어서였습니다. 제 이야기를 그리면 되니까요! 지금은 일상툰 그리길 참 잘했다 하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생각이 워낙 많은 편이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아요.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제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즐거운 일이었어요.

 

5. 직업 자체가 항상 새로운 이야기를 고민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해결 방법이 궁금합니다.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방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야 하는 상황 자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편이에요. 혹시라도 부담이 느껴지는 날에는 '그래, 너무 새로운 주제, 자극적인 주제는 나와 어울리지 않아'라는 생각을 합니다.

소소하고 조용한 이야기를 오래 그리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했으니, ‘그저 조바심 내지 말고 독자님들과 소통하며 서로 아끼며 지내자!’라는 생각을 하려 합니다.

그래도 뭔가 너무 단조롭고 그릴 이야기가 없다 싶을 땐 생각을 환기하기 위해 산책하러 나가기도 합니다. 외출하면 에피소드가 생겨나거든요…!

 

6.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크고 작은 감정과 사건들을 재치 있고 공감이 가도록 잘 풀어내시는데 작가님만의 팁이 있으신가요?

 

제 스마트폰 메모장을 보면 별것도 아닌 말이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순간의 감정들을 놓치는 건 정말 쉽기에 메모를 자주 합니다.

친구와 대화하는 자리에서도 갑자기 양해를 구하고 메모를 하고 자전거를 타다가도 멈춰서 메모를 해요. 글만으로 그 찰나를 기억하지 못할 것 같을 때는 그때의 사진을 찍어서 메모장에 함께 꽂아둡니다. 한번 한 메모를 잘 지우는 편도 아니에요!

짧게 적힌 순간의 기억을 적어두면 당장은 별거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새롭게 읽히기도 하더라고요.


7. 가장 애착이 가거나, 많은 고민을 통해 완성한 에피소드가 무엇인가요?

 

가족들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등장할 때는 더욱 조심하고 주의하는 편이라 고민도 많이 해서일까요. 모든 회차에 애착이 갑니다 (웃음). 늘 에피소드 형식이었고 긴 스토리로 가족 이야기를 그려본 적은 없어서 언젠가는 시리즈로 가족 이야기도 그려볼까 해요.

 

 

8. 오랜 기간 연재를 해오셨는데요, 초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으세요?

 

초기에는 신인 작가가 만화를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당시보다 SNS가 훨씬 활발해져서 작품을 노출할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요.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를 하기 위한 ‘도전’을 하는 게 전부였던 저는 늘 많은 고민 속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만화는 길게 그려내야 한다는 부담. 그리고 독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없어 잘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SNS로 넘어와 컷수의 부담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더 자주, 더 많이 독자님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초기에 비해 지금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작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9. 숙명에서의 배움이나 경험 중, 웹툰 작가가 되는 데 도움이 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4년간 다양한 툴과 디자인의 이해에 관해 공부했기에 작가로 활동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만지고, 공부하면서 얻은 지식, 학부 시절에 했던 졸업 전시 경험은 캐릭터 산업 속에서 마주치는 현실적인 문제에 도움이 되더군요. 예를 들어 전시하거나 제품을 제작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 같은 것 말이죠.

 

10. 작가로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캐릭터보다 스토리로 더욱 큰 사랑을 받는 것, 그리고 지치지 않고 오래 일상을 나누는 것이 목표입니다.

 

11. 작가님에게 숙명이란?


저에게 숙명은 오랜 친구 같아요.

언제 봐도 반가운, 빛나고 멋진 친구!

그런 숙명이 늘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숙명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바르게 성실한 사람으로 살고자 하고 있습니다.

정말 친구라고 생각해본다면 올해 제가 29살이니…. 벌써 9년 차 친구가 되었겠네요!

 

취재 : 숙명통신원 20기 박수미(법학부 21), 안소현(영어영문학부 20)

정리 :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