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만 유튜버 ‘아는 변호사’ 이지훈 동문 “틀에 박힌 통념을 깨는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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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4-10-11
- 변호사 유튜버 이지훈 동문(경제학과 96) 인터뷰
군법무관에서 변호사로, 또 유튜버와 작가로. 3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아는 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이지훈 동문(경제학과 96)은 변호사의 통념을 깨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왔다. 현재는 변호사의 통념을 과감히 넘나들며 시청자와 소통하는 유튜버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바른 생각이 바른 말과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논어의 가르침에 따라 자신을 탐구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이지훈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동문님은 졸업 후 국방부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군법무관으로 근무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원래 신림동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시험을 치르던 2004년에 사법시험과 군법무관 시험이 통폐합됐고, 군법무관이라는 직업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원래 평소에도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것에 대한 과감한 도전을 좋아했고, 제복에 대한 동경도 있었어요. 이 두 가지가 적절히 섞여서 군법무관을 직업으로 택했습니다.
2. 군법무관이라면 꽤 안정적인 직업일 텐데, 그 안정성을 벗어나 변호사의 길로 뛰어들도록 이끈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안정은 제가 삶에서 추구했던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 가장 영향을 미쳤어요. 군법무관도 변호사의 일종이고, 군법무관을 거쳐서 변호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그 직업의 마침표도 변호사예요.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적이라는 것은 보수적이고 결국은 변화가 없다는 이야기이잖아요. 변화가 없다는 것은 실패가 없지만 곧 성장도 없는 삶이었기 때문에 군법무관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3. 변호사로서 인생 제2막을 시작하고 난 후의 기간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새롭게 변호사로 자립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변호사도 일종의 사업으로 자영업자라고 할 수 있어요. 누구나 새로운 시작을 할 때면 어려움을 느끼는 것처럼, 변호사라는 자영업자로서 하게 되는 당연한 고민은 있었어요. 사무실 장소 선택부터 조직 구성, 개업 방식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해야 했죠. 군에 있었다면 주어진 범위 내에서 움직이며 선택하기는 쉽겠지만, 변호사 세계에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바가 없으니 스스로 ‘룰 메이커’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온전히 자신만의 힘으로 룰을 만들어 나가며 노력하는 만큼 대가가 충분히 나오기 때문에 어렵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4. 지금은 ‘아는 변호사’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법률 상식을 쉽게 알려주며 시청자와 소통하고 있어요. 변호사 업무만으로도 바쁠 것 같은데,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유튜브를 시작했던 건 2018년도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유튜브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몰랐고, 단순히 먹방이나 예능을 하는 공간으로만 인식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책 소개나 자기 계발과 같은 유익한 콘텐츠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사실 변호사는 누군가 사건을 의뢰하지 않으면 지식을 쓸 데가 없어요. 하지만 제가 실제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한 충분히 값진 지식을 아무 곳에도 쓰지 못한다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지식이 분명히 누군가에게는 필요하고 유익한 콘텐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어요.
5. 변호사로서 군대나 사회 이슈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동문님만의 철학이 있나요?
사실 철학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정도는 아니고, 그저 사리에 맞게 생각하는 법을 중시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죠. 현재 제 채널에 1000개가 넘는 영상이 있는데요. 각 영상 속 사례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생각하는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해요. 의외로 우리는 사리에 맞게 생각하는 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업, 결혼 등 삶에서 제일 중요한 선택을 하는 시기에, 생각하는 힘이 부족해서 자신만의 삶의 기준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 또한 비슷한 시기를 겪어봤기 때문에 제 경험에서 습득한 것들을 토대로 생각하는 힘을 담아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6. 동문님은 변호사로 생활하면서 가장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요?
변호사라는 직업은 표면적으로 똑똑하고 굉장한 것을 배운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 보수적인 통념을 크게 뛰어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변호사가 맡는 분쟁은 결국 우리가 다루는 데 실패한 ‘관계’에서 오는 갈등인데요. 그동안 우리는 틀에 갇힌 지식만 배워왔지, 실질적인 관계에 대해 배운 적은 없거든요.
그런데 업무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걸 깨닫고, 내가 하는 생각이 정말 나의 것인지 아니면 누구에게 학습된 것인지 구분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순간이 있어요. 저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그 순간이 많이 찾아오는데 그럴 때 가장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7. 동문님은 본인을 ‘작가’라고도 소개해주셨어요.
맞습니다. 지금까지 세 권의 책을 냈어요. 보통 사람들이 유튜버와 작가, 변호사를 겸하면 바쁘지 않은지 많이 물어보는데, 저는 항상 시간은 길다고 답해요. 변호사를 하다가 별도로 유튜브를 하고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 일들이 모두 변호사 업무에서 파생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법적 분쟁을 도와주면서도 경험을 살려서 책을 쓰고 있습니다.
8. 동문님은 우리 대학에서 본 전공인 경제학과 함께 법학도 전공하셨어요. 변호사가 된 지금, 숙명에서의 생활은 동문님께 어떤 시간이었나요?
지금 돌아보면, 숙명에서의 생활은 현재 제 직업의 근원이 되는 법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일깨워 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본 전공인 경제학을 공부하며 학문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다른 전공 수업을 많이 들어봤거든요. 그중에서 법학 수업을 듣고, 법학이 현재 법치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법을 모르고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는 생각까지 들면서 매력을 느꼈고, 복수 전공까지 하게 됐죠.
9. 동문님의 가장 큰 목표는 ‘나답게 사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동문님께서 만들어 나가고 싶은 가장 나다운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죽을 때까지 정확한 나의 모습을 알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물론 나다운 것을 한 번에 깨달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제가 만들어 나가고 싶은 저 자신은 ‘논어다운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예전에 동양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동양 철학에 흥미를 느끼고 논어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이후로 논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큰 영향을 끼쳤어요. 당시 배우던 논어의 말을 빌리자면 ‘사무사’라는 성어가 있는데, 생각을 바르게 하는 거예요. 생각이 바르면 말이 바르고 행동이 바를 수밖에 없다는 뜻이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길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논어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로 꾸준히 저 자신을 탐구하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10. 자신을 굳게 믿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학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먼저 생각하는 힘을 기르면 좋겠어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처럼 사람은 생각을 통해 살아가는데, 많은 친구들이 그 사실을 간과하거든요. 내가 하는 생각이 맞는지 의심하고 수정하면서 진정한 나를 찾고 이입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특히 20대 때는 나라는 사람을 스스로 잘 몰라서 전전긍긍할 때가 많을 거예요. 그럴 때는 나의 가치를 알고 천천히 탐구해 나가면 됩니다. 인생을 길게 보고 절대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말고, 불안함에 스스로를 싼값에 팔아넘기지 않는 꿋꿋한 태도로 삶을 개척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3기 서희(가족자원경영학과 24), 23기 우지윤(한국어문학부 24)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