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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동문 INTERVIEW

자동차 디자인 동아리 '카미노'에서 글로벌 디자이너의 길을 열다, 김민주·김승빈 동문

  • 조회수 989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5-01-24
  • 김민주·김승빈(산업디자인과 12) 동문 인터뷰


(왼쪽부터) 김민주·김승빈 동문.

CAMINO(스페인어): 길


"길이 없다면 만들 것"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만든 여자대학 최초 자동차 디자인 동아리 '카미노'(CAMINO)는 그들이 찾은 길이었다. 김민주 동문과 김승빈 동문(이상 산업디자인과 12)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선 행동해야 한다고 믿었고, 그 결과 현재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다. 대학 시절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 그들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민주: 안녕하세요. 산업디자인과 12학번 김민주입니다. 현재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Jaguar Land Rover·JLR)의 디스커버리(discovery) 디자인 팀에서 주니어 익스테리어(외장)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산업디자인과 소속 자동차 디자인 동아리 '카미노'(CAMINO)의 공동 설립자입니다.


김승빈: 안녕하세요. 산업디자인과 12학번 김승빈입니다. 현재 스웨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에서 자동차 CMF*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 CMF: 색상(Color), 소재(Material), 마감(Finish)을 뜻하는 용어.


2. 두 분이 함께 활동한 동아리 카미노를 소개해주세요.


김민주: 카미노는 2014년 여자대학 최초로 설립한 자동차 디자인 동아리입니다. 스페인어로 카미노는 '길'이라는 의미로, 어떤 목표를 향한 여정이나 함께하는 길이라는 뜻을 내포합니다.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각자의 목표를 향해 함께 성장하고 나아가자는 의미로 동아리명을 정했습니다.


동아리에서는 디자인 스케치, 2D·3D 렌더링* 등 디자인 기술부터 메카닉 지식까지 자동차 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위한 디자인 교육을 했어요. 한 학기 동안 진행한 개인 프로젝트로 전시를 개최하고 현업 디자이너에게 피드백을 받았어요. 더불어 모터쇼 관람이나 자동차 문화 로드트립 등 자동차 문화에 녹아들 수 있도록 정기적인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 렌더링: 3차원 모델링 데이터를 2차원 이미지로 변환하는 과정으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가상의 3D 자동차 모델에 사실적이고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생성하는 작업.


3. 처음 카미노를 설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민주: 저희는 처음부터 자동차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어요. 입학 후 해당 커리큘럼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아쉽게도 산업디자인과에는 자동차 커리큘럼이 없었습니다. 관심사를 함께 공부하기 위해 처음에는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몇몇 학우들이 모인 스터디 그룹으로 시작했고, 나중에는 더 많은 동기, 선후배가 모여서 동아리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4. 두 분 모두 카미노에 대한 애정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카미노는 동문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김민주: 카미노는 저에게 꿈으로 향하는 길을 제시해 줬습니다. 동아리를 만든 목표는 두 가지였어요. 자동차 디자인 업계 진입이라는 높은 장벽을 넘는 여정을 함께하는 것, 그리고 자동차에 관한 흥미를 계속 끌어가는 것. 그 모든 목표를 충족하는 활동이 모터쇼에 가는 거였어요. 부산 모터쇼에서 차를 보면서 컨셉화를 분석하고 양산차의 디자인 표현을 보는 게 재밌었어요. 현장에서 자동차 문화를 실제로 본 것이 저에게 자동차를 계속해 나가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김승빈: 대학 시절 카미노 활동은 제가 자동차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모든 것의 출발점이었습니다. 함께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열정적으로 밤을 새운 시간, 그리고 동아리전을 개최하며 결과물을 전시했던 경험까지. 그 모든 순간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밑바탕이 됐습니다. 


영국에 있는 재규어 랜드로버 디자인 헤드쿼터.

5. 카미노에서 함께 꿈을 위해 노력한 결과 두 분 모두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서 일하고 있어요. 두 분이 재직 중인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요?


김민주: 재규어 랜드로버는 '모던 럭셔리(Modern Luxury)'라는 디자인 철학을 가진 자동차 회사입니다. 디자인 헤드쿼터는 영국 게이든(Gaydon) 지역에 있어요. 몇 년 전 새로 지어진 아름다운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답니다.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2023년 '리이매진(Reimagine)' 정책을 시행하며 레인지로버(Range Rover), 디펜더(Defender), 디스커버리(Discovery), 재규어(Jaguar) 등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승빈: 폴스타는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친환경성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차량을 생산합니다. 볼보의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로 시작해서 2017년에 독립적인 전기차 브랜드로 새롭게 시작한 회사입니다. 


6. 많은 자동차 회사 중 현재의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민주: 자동차는 (시대를 초월하는) 타임리스(Timeless)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디자인 헤리티지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이어오는 동시에 클래식함을 잃지 않고 아름다운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재규어 랜드로버는 타임리스 디자인에 가장 부합하는 자동차 브랜드입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가장 좋아하는 모델인 디펜더와 재규어 F-Type을 보유한 회사이기도 하고요. 


또 제가 영국 문화를 좋아했던 이유도 커요. 영국의 락 밴드, 영화, 문학, 디자인 등을 좋아해서 많이 보고 들었던 경험이 저를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이끈 것 같아요.


김승빈: 가장 큰 이유는 폴스타가 가진 독보적인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철학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강한 비전입니다. 북유럽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넘어서 기능성과 심미성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철학이 담겨 있는데, 제가 디자인을 대하는 방식과 부합하거든요. 특히 폴스타의 차량에서 느껴지는 미니멀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제 선호와 정말 잘 맞습니다. 


7. 김민주 동문님은 다양한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나요?


김민주: 여행이나 전시를 통해 주로 받아요. 런던 디자인 전시회, 페스티벌 등 여러 디자인이 모여있는 장소를 찾아갑니다. 때로는 미국의 CES(세계 IT-가전 전시회)를 보기도 하고, 애플 신제품 설명회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살펴봐요. 이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곳에서 디자인틱한 것을 수집하려고 노력합니다.


김민주 동문의 작업공간이 있는 스튜디오.

8. 김승빈 동문님은 CMF 디자이너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김승빈: 트렌드를 읽는 능력입니다. 디자인은 항상 변화하는 문화와 시장의 흐름 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이해하고 적절히 해석해 가장 적합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디자이너의 고유한 감각과 비전을 더할 수 있어야겠죠. 특히 CMF 디자인은 컬러와 소재 간의 조화를 섬세하게 다룰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됩니다. 


또한, 팀워크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CMF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능성과 제조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다양한 부서와 협업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9. 현재 업계에서 눈여겨보는 CMF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김승빈: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 중 하나는 단연 지속 가능성입니다. 지속 가능성은 이제 옵션이 아닌 필수적인 디자인 요소가 됐고, CMF 디자인에서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성은 단순한 소재를 넘어섭니다. 제조 공정의 효율성, 수명 주기 설계, 그리고 순환 경제를 고려한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폴스타에서도 이를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투명성을 추구하고, 디자인 단계부터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지속 가능성을 철저히 반영하는 철학을 보여줍니다. 폴스타가 이러한 비전 실현에 앞장서는 것이 제가 CMF 디자이너로서 더욱 큰 영감을 받고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지속 가능성을 반영한 소재를 사용한 폴스타의 차량 좌석.

10.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중 모빌리티 디자인만의 특별함이 있나요?


김승빈: 자동차 디자인의 특별함, 특히 CMF 디자인의 차별성은 폭넓은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제품 안에서 금속, 플라스틱, 직물, 가죽, 유리 등 매우 다양한 소재를 동시에 다룰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또한, 자동차는 소재와 컬러를 통해 브랜드의 철학과 비전을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매개체라는 점에서 특별함을 느낍니다. 자동차의 디자인 요소는 기능적일 뿐 아니라 정서적 연결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할 수 있는 통합적인 플랫폼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디자인 과정을 통해 사용자의 삶에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11. 글로벌 모빌리티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김민주: 여성들이 더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유럽에서는 주기적으로 직군별 성비 보고서를 발간하는데, 익스테리어 디자인 분야의 여성 비율은 3%가 안 됩니다. 저희 팀 내에서도 제가 유일한 여성 디자이너예요. '그렇다면 수요가 없는 건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업계에서는 여성 디자이너를 원하고 있어요. 가치 있는 분야이니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면 좋겠습니다.


김승빈: 꼭 드리고 싶은 말은 꿈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하다면 일단 도전하라는 것입니다. 시작 전에 너무 많은 걱정과 계산을 하다 보면,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아요. 하지만 모든 성취는 첫걸음을 내디뎠을 때 시작됩니다. 부족하다고 느끼더라도 도전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가능성을 확장해 나갈 수 있어요.


도전은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바꾸는 시작점입니다. 두려움 대신 자신감을 안고, 여러분만의 특별한 디자인으로 세상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세요. 여러분의 멋진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22기 송희재(중어중문학과 22), 이시진(문화관광학전공 22)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