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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정책 아이디어로 심사위원 사로잡은 숙명인을 만나다

  • 조회수 6293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3-08-21

“언니, 우리 공모전 하지 않을래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던 지난 여름,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실에서 대학생 명예보좌관으로 활동하던 정유희 씨는 같은 일을 하는 후배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책을 공모하는 대회가 있는데 함께 하지 않겠냐는 제의였다.

‘까짓거 뭐 조금 힘든 팀플 과제하는 정도겠지’라고 생각한 정 씨는 덜컥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마지막 여름방학에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싶다는 욕심도 있던 터다.

이렇게 해서 정 씨와 더불어 처음 제의를 한 전아림(덕성여대 사학과)씨와 김나영(서강대 신문방송학과)씨, 하미림(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씨 등 4인이 팀을 구성했다.

   

노인 일자리문제와 역사교육 융합한 정책 탄생하다


공당(公黨), 그것도 현재 집권 중인 여당이 채택할 청년정책을 구상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들도 막상 시작하긴 했으나 어디서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 뾰족한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고, 하릴없이 모여 브레인스토밍을 한 지 한달이 지났다. 그때 정 씨의 머리에서 돌파구가 떠올랐다. “미디어 학부에 ‘저널리즘 편집과 기획’이라는 수업이 있어요. 일간베스트라던지 역사왜곡 같은 이슈를 분석하고 발표하는 내용이었는데 거기서 역사교육에 대한 정책을 만들자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정 씨는 이에 더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동행 프로젝트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실버톡 프로그램을 접목하기로 했다. 저소득가정 아이들에게 대학생들이 멘토링을 하는 동행에 노인들이 이야기를 전수해주는 실버톡이 만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역사 이야기를 해주고 소정의 봉사비를 지급받는 노인 일자리 + 역사교육 정책이 탄생한 것이다.


왼쪽부터 전아림(덕성여대), 정유희(숙명여대), 김나영(서강대), 하미림(이화여대)씨


큰 줄기가 정해진 뒤 가다듬는 작업이 이어졌다. 구글링으로 자료검색과 시나리오 작성을 하고 국회도서관에 방문해 논문 등을 살펴봤다. 유아교육, 유아 역사교육, 자원봉사형 일자리, 사회공헌 일자리, 스토리텔링기법 등등 키워드도 다양했다. 정 씨는 “초등생 때부터 역사교육을 하긴 하는데 수준이 너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어요. 초등학교 담임교사들도 역사교육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힘들다는 얘기를 했고요. 그래서 저희는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설명하면서 가르치는 우리의 정책 아이디어가 경쟁력을 갖췄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스토리텔러’라는 팀명도 정해졌다. 정씨는 “역사, 히스토리(HISTORY)와 이야기꾼이라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를 접목하고, 첫 만남에 하는 인사인 HI를 붙여서 유아 역사교육의 ‘첫 만남’, 유아-청-노년층 세대 간의 인사, 자원봉사를 통한 높은(high) 삶의 질을 실현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 질문에 "그정도도 못쓰냐" 호통쳐 


7월 31일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공모전 결선 PT. 최종 5개 팀에 선정된 하이스토리텔러팀은 마지막 순서였다. 떨리는 가슴으로 앞서 4개 팀이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 본 정 씨는 워낙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최우수상을 받으리라고 전혀 예상을 못했다. 그러나 최종 발표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되자 긴장이 탁! 하고 풀리며 눈물이 났다고 한다. 심사위원들의 압박질문, 그동안의 노력, 피곤함 등등이 한꺼번에 겹친 까닭이다. “사회경험이 많은 노인인력을 바탕으로 노년층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흥미유발을 통한 역사인식을 고취한다는 것이 참신했다”는 것이 이들의 심사평이었다. 정 씨는 “예산이 많이 들지 않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교육에 그 정도도 안 쓰냐”고 대답하는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뒤늦게 흥미붙인 대학생활, 마무리 잘 할래요"

   

정 씨가 처음부터 공모전 등 대외활동을 열심히 했던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 그는 “제가 08학번인데 아직 졸업을 못했잖아요. 솔직히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 도무지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낄 수 없었어요. 휴학을 오래하면서 여기저기 기웃하다보니 여지껏 학교를 다니는 거 같아요”라고 고백했다. 그렇게 무미건조한 대학생활을 보낸 정씨에게 전환점이 된 것은 강형철 교수의 방송영상미디어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부터라고 한다. “PBL수업이었는데 중간, 기말고사 때 6명이 팀을 이뤄 발표과제를 해야 했어요. 이때 친하게 된 친구 3명과 토론대회도 나가고 대외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즐기기 시작한거 같아요”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정 씨는 현재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삶을 설계하고 있다.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주최하는 공모전 준비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의 기자단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방학 중에는 오후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도 번다. 뒤늦게 불타오른 만큼 더욱 격렬하고 열정적인 법이다. “아직 진로는 정하지 못했어요. 기자도 하고 싶고, 미디어산업종사자로서 활동도 하고 싶고.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건 많지만 막연하기만 해요. 그래도 아마 이 방학이 끝날 때쯤이면 제가 무엇을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