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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를 꿈꿔온 졸업…최고령 졸업자 변순영 동문

  • 조회수 7642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3-08-27

지난 금요일 우리대학 삼성컨벤션센터에서 2012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이 거행되었다. 대학생활을 마감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문턱에서 새 출발에 들뜬 숙명인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반세기 동안 꿈꿔온 졸업을 앞둔 변순영(72) 동문이 그 주인공이다. 변 동문은 1961년 3월 우리대학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형편에 동생들을 돌보아야 해 이듬해 학업을 중단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사업을 통해 가정을 일으키고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지만 복학의 문은 쉬이 열리지 않았다. 변 동문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주위의 편견이었다. 다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여자가 무슨 공부냐’는 분위기 속에서는 말을 꺼내는 것도 어려웠다. 그러는 동안 변 동문은 결혼을 했고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약 반세기가 흘러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드디어 열쇠를 손에 쥔 것 같았다. 

 

 

2011년 3월, 학업을 중단한지 50년 만에 변 동문은 다시 숙명의 캠퍼스를 밟았다. 반세기만에 다시금 2학년 여대생이 된 소회는 남달랐다. 하지만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컴퓨터 다루는 법은 돌아서면 잊을 정도로 익히는 데 고생이었고, 학기 초에는 손녀뻘 되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한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용기와 열정은 모든 것을 이기는 법이다. 공부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학교 앞 오피스텔에서 자취를 했고, 가족들은 먼 곳에서 혼자 공부하는 변 동문을 응원하고 졸업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누구보다도 학교생활에 전념해 5학기 동안 65학점을 이수해냈다. 

 

 

학위수여식이 있던 날 변 동문과 함께 수업을 들었던 10여 명의 학생들이 단과대 건물에서 그의 졸업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귀감을 보여준 그에게 축하와 감사의 표시로 깜짝이벤트를 준비한 것이다. 변 동문은 이에 “학교 다니며 분에 넘치는 격려와 칭찬을 많이 받아 나도 학생들을 격려해주고 싶어 준비했다”며 소정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영어영문학부 이형진 학부장은 “변 선생님의 용기와 열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행복한 깨달음을 줄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