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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부대로 맺어진 인연, 숙명에서 이어갑니다

  • 조회수 1886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7-02-14

세계 최대의 유랑민족으로 알려진 쿠르드 민족은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닮은 점이 많다. 터키와 이라크 등 주변 강국의 탄압에 시달리고 민족이 뿔뿔이 흩어진 아픈 과거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을 해온 것이 그렇다. 자신의 고유문화를 지키고자 노력하며 중동 지역에서 유일하게 IS와 싸우며 이들을 몰아낸 강인한 민족이기도 하다.

 

지난 1월 우리대학에서 실시한 동계단기프로그램인 WBBP에는 이라크 아르빌국제대학교(이하 아르빌대)에서 온 쿠르드족 학생 6명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아르빌대는 쿠르드 민족의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목표로 지난 2009년 설립된 대학이다. 즉,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민족의 염원이 담긴 대학인 셈이다. 여성교육을 통한 구국이라는 창학이념을 가진 우리대학과 맞닿는 부분이 적지 않다.

 

두 대학은 이같은 역사적 공통점을 인연으로 지난해 11월 자매결연을 맺었다. 무함마드 하산 아르빌대 총장은 당시 “한국의 과거 독립을 위한 투쟁경험이 아르빌의 쿠르드 민족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며 교류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달부터는 아르빌국제대와 온라인 화상강의인 글로벌 e-스쿨 프로그램을 시작하는데, 주제는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 비결이다. 60여명이 수강신청을 했는데 인기가 대단하다. 이에 자매결연 이후 처음 우리대학을 찾은 이들로부터 숙명여대, 그리고 한국에 온 소감과 인상을 들어봤다.

 

 

아르빌국제대학교 학생들. 사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브르 하리마 자이드, 사우자 자이납 자베르, 압둘라 아라주, 후세인 이스마엘, 마우티 바르자, 오마르 로진씨.

 

1.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리대학에 대한 인상이 어떤가요?

 

사람들이 친절하고 잘 도와줬어요. 글로벌 버디 학생들 사소한 것까지 다 챙겨주고요. 학교 관계자분들, 특히 이형진 대외협력처장과 함시현 교수님이 잘 해주셨습니다. 함 교수님 같은 경우 우리대학의 하산 총장께서 소개시켜주셔서 알게 됐는데, 화학과 시설이나 컴퓨터 장비 같은 것도 소개하고 교수님들과의 미팅도 잡아주시는 등 신경을 많이 써주셨습니다.

그리고 특히 보안이 잘되어 있어 좋았어요. 기숙사 뿐만 아니라 학교 내외부에 보안문제를 철저히 신경쓴다는 느낌이 들었고, 시설도 깔끔했습니다. 꼭 다시 오고 싶어요.

 

2. WBBP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고 들었습니다. 약 한달 가량 머무르면서 현재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여러 군데를 방문했는데 그중 DMZ(비무장지대)를 간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실 쿠르드족이나 한민족은 역사적인 아픔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죠. 두 민족 모두 나라가 없는 설움을 겪지 않았나요? 한국전쟁을 겪으며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남한이 서로 대치하는 민족적 비극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현장을 둘러보며 고국에 돌아가서도 잊지 않기 위해 기념품도 샀답니다.

그밖에 프로그램을 하면서 한복 입기나 한식 만들기, K-팝 댄스 배우기 등 각종 체험행사가 있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사실 하나 꼽기 어려울 정도로 다 좋았습니다.(인터뷰 중 자이납 자베르 씨는 배우 이민호 씨를 꼭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웃었다)

 

3. 이라크 아르빌 지역은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습니다. 이라크 전후 재건을 위해 우리나라 자이툰 부대가 파병됐었고,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어떤가요?

 

일단 한국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요. 2004년 자이툰 부대가 평화유지군으로 와서 정말 많은 것을 해주고 갔으니까요. 지금도 그때 얘기를 많이 합니다. 병원, 학교, 집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공공시설을 지어주고 우리 지역이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데 큰 도움을 줬어요.

‘한국은 고마운 나라’라는 인식은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있어요. 심지어 길거리를 다니는 버스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한국과 쿠르드민족 깃발 밑에 “We are Your Friend”라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가 붙어있을 정도에요.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쿠르드 자치정부가 한국인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이미지나 슬로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 한국 드라마 인기가 엄청나요. 꽃보다 남자, 슬픈 연가, 정도전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아요. 역사드라마 같은 것도 정서가 통하는 게 있어서인지 많이 봅니다. 지난해 개봉한 부산행같은 경우도 큰 인기를 끌었어요.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은 상당하다고 봐야해요.

 

지난 1월 17일 교내 한국음식연구원에서 열린 한국음식 체험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학생들 

 

4. 여기 있는 분들 중 개인적으로 자이툰 부대와 인연이 있는 분이 혹시 있는지.

 

(이스마엘 후세인 씨)우리나라에서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 재직 중인데, 제가 지금 있는 학교가 바로 자이툰 부대가 지어준 학교에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내 사촌 동생의 경우 아예 자이툰 부대 군인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한국말도 배웠어요. 또 부대 사람들이 집을 많이 지어줬는데, 그 집을 저렴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등 경제적인 도움을 받은 이들도 주변에 많이 있어요.

 

5. 한국의 많은 대학 중 숙명여대에 오기로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지난해 11월에 우리대학 하산 총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숙명여대와 자매결연을 맺었는데, 하산 총장이 당시 방문했던 대학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학으로 숙대를 꼽으며 추천해준 것이 결정의 이유에요. 또 아르빌국제대에 홍숙희 교수님이라고 계신데, 숙대 출신이시거든요. 이 분이 한국을 소개하면서 추천하신 것도 이유가 됐어요.

 

6.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한국에 짧게 머물렀지만 참 많은 추억을 만들고 갑니다. 이곳에서 배운 것들을 고국에 돌아가 우리 대학, 나아가 우리 지역의 친구들, 학생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또 찾아오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