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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국가대표! 여자 아이스하키 골리 신소정 선수를 만나다

  • 조회수 5590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2-04-03

지난 3월 16일 열린 2012년 세계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 디비전2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마지막 경기에서 벨기에를 2:0으로 제압하면서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비록 우승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2018년 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희망을 본 것이다. 또,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였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다고 할 수 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양 팀간 몸싸움이 치열해지며 번번히 위험한 순간이 있었다. 그러한 와중에 돋보였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대학에 재학중인 신소정 선수(체육교육학과 09)다. 선수생활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신소정 선수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부모님은 스포츠 광팬, 사촌오빠는 국가대표 스키선수 ∙∙∙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스포츠 유전자

“부모님이 워낙 스포츠라면 가리지 않으실 정도로 팬이셨어요. 사촌오빠는 국가대표 스키선수였죠.” 

 

타고난 스포츠 유전자라도 있는걸까. 신소정 선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 어머니가 다니셨던 고등학교 옆에 아이스하키로 유명한 경성고등학교가 있었는데 남학생들이 메고 가는 아이스하키 장비가 크고 멋있어 보이셨다고 한다. 두툼한 골키퍼 장갑과 로보트를 연상시킬 만큼 큰 정강이 보호대가 인상적이었다고. 

 

아이스하키의 매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이스하키 하는 사람들은 아이스하키를 두고 ‘마약 같다’고 말해요. 너무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니까요.” 특히 신소정 선수는 ‘보디체크’라고 부르는 어깨싸움이 좋다고 말한다. 서로 부딪히며 움직이는 팀 운동이라 더 매력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신소정 선수는 골키퍼다. 2010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IHF 아시아 여자 챌린지 컵에서 베스트 골리로 뽑히기도 했다. 축구나 아이스 하키나 우리가 아는 골키퍼의 자리는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욕 먹기 일쑤다. 이런 골키퍼 자리에 대해 부담은 없을까?

 

“부담감이 크지만 그만큼 책임감 있게 지켜 내는 게 중요한 자리에요. 순발력과 민첩성, 그리고 판단력이 좋아야 해요. 그리고 쉽게 흥분해서도, 쉽게 좌절해서도 안되죠.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상황에 맞게 움직이는 게 항상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골키퍼의 묘미인 것 같아요. (웃음)”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이자 숙명여대 재학생입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신소정 선수. 그녀는 숙명여대 체육교육학과 09학번 재학중인 학생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이제 훈련과 학업을 병행하느라 신소정 선수는 매일같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합숙하지 않을 때는 학교 시간이 끝나자마자 태릉 선수촌으로 가서 훈련을 받고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면 어느새 새벽 1~2시라고. 그렇지만 바쁜 훈련 속에서도 학교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좋다며 해맑게 웃는다.

 

신소정 선수의 꿈은 아이스하키 꿈나무들을 키우는 코치가 되는 것. 숙명여대 체육교육과에 오게 된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신소정 선수라고 대학생활에 대한 로망이 왜 없을까. 훈련에 참가하느라 학교생활을 많이 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고 말한다. 학교 축제나 여러 행사에 참여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도 들기도 한다고. 선수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15년에 접어든 신소정 선수는 그 동안 후회했던 순간이 사실 많았다고 한다.

 

“대학의 문에 부딪혔을 때도 그렇고∙∙∙ 고학년이다 보니 이제 취직 걱정도 되기 시작하죠. 어렸을 때 엄마가 골프로 전향해보는 건 어떠냐고 권유하셨는데 ‘그때 다시 생각 볼 걸’ 하며 후회도 했죠. 지금까지 이기는 경기보다는 지는 경기가 많아 슬프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 힘든 과정을 함께 겪어온 언니들과 동생들이 있어서 견딜 수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함께 겪어온 과정이 너무나 값진 거에요.”

 

이제는 가족보다도 ‘끈끈’한 언니들과 동생들. 그들이 있기에 더욱 힘을 낼 수 있다며 신소정 선수는 환하게 웃었다.


여자 아이스하키를 아시나요?

 ‘동계올림픽의 꽃’이라는 아이스하키는 한국에서는 아직 걸음마를 시작하는 비인기 종목이다. 특히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대한 시선은 더 냉랭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선수들 연봉이 360만원이었다.

 

12개월로 나눠 계산하면 60만원 남짓한 돈이 선수들 손에 쥐어지는 것으로 선수생활을 직업으로 삼기엔 삶이 너무나 빠듯하다. 실업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선수들은 더욱 부담감을 느끼며 훈련에 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는 아동체육지도를 하는 선수, 피아노를 전공하는 선수 등 다양한 직업과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또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태릉선수촌에 입촌하여 훈련을 받고 있으면 ‘여자들이 모여서 무얼 하나’ 하는 표정으로 냉랭하게 쳐다보는 다른 종목 선수들의 시선에 상처도 받고 서러운 마음마저 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대중의 관심을 받으려면 올림픽에도 출전하면서 사람들 눈에 많이 띄어야 할 텐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여부까지 불투명하다. 지난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로 개최국 자동출전권이 없어진 것이다.

 

8살 어린 나이에 신소정 선수가 처음 가진 꿈은 바로 ‘평창 올림픽에 나가는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국가대표의 꿈은 이루었지만 이제 그토록 바라온 평창동계올림픽의 꿈에 다가갈 수 있는 문 앞에 와 있기에 신소정 선수는 더욱 간절하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격차를 더욱 줄여야 해요. 앞으로 6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으니 그때까지 훈련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은 열악한 환경과 주변의 편견에도 평창 올림픽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신소정 선수는 우승은 물론 이후에 세계아이스하키협회 등 스포츠와 관련된 국제기구에서도 일하면서 숙명을 빛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마지막으로 숙명인들에게 “대체로 여자보다는 남자가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더 높지만, 우리 숙명인들도 스포츠를 접하며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해요. 몸도 건강해지고 이야기 할 수 있는 폭도 넓힐 수 있으니까요.”

 

“아이스하키가 비록 비인기 종목이지만∙∙∙, 한 번 지켜보세요. 재밌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