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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로 루니!” 총장배 풋살 대회

  • 조회수 6358
  • 작성자 총관리자
  • 보도일자 2011-05-12

12일(목) 오후, 명신관 앞 잔디밭. 4학년 선배들의 졸업사진 촬영이 끝난 뒤 허리 높이의 파란색 펜스가 금세 경기장을 만들었다. 중반으로 치닫는 총장배 풋살대회 예선 리그 ‘설화연’(태권도 동아리)과 ‘아이러브스탯’(통계학과)의 경기를 앞두고 양팀 선수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설화연’의 선수 정승아(컴퓨터과학 10) 양은 경기를 앞두고도 담담한 모습이었다. 남자들이 즐기는 거친 스포츠에 나서는 게 망설여지지 않냐는 질문에 “전후반 12분씩 하기 때문에 경기 시간도 짧고, 경기장이 크지 않아 큰 부담은 없다”며,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즐긴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아이러브스탯’ 팀의 분위기는 한결 더 여유로워 보였다. 알고 보니 자타가 공인하는 투톱이 있었다. ‘통계학과의 박지성’이라는 윤지혜(10학번) 양. 풋살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는 걸 미룬 적도 있는 풋살 마니아다. 그리고 그의 단짝 ‘루니’ 권범(10학번) 양. 응원단은 이 두 선수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경기를 보러 나온 여인권(통계학과) 교수는 지난 해 토너먼트에서 ‘설화연’에게 패해 탈락한 기억을 떠올리며 필승 전략을 짰다.

 

“범이가 맨 앞에 서고 지혜가 그 뒤에서 공 흐르는 거 받쳐줘. 공은 발 안쪽으로 정확히 차고. 수비할 때는 안쪽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걷어내야 된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됐다. 1분이나 지났을까. 두 팀이 동시에 선수를 교체한다. ‘설화연’의 선수는 상대팀 선수의 발에 채여 절뚝거리며 나갔고, ‘아이러브스탯’의 선수는 얼굴에 공을 맞고 아웃됐다. 격렬한 공방 속에 유지되던 0대0의 균형은 ‘설화연’의 자책골로 맥없이 깨졌다. 문전 혼전 중 흐르던 볼이 수비수의 가랑이 사이로 빠지며 골문으로 떼굴떼굴 굴러들어간 것.

 

 

동점을 노리던 ‘설화연’은 심기일전, 동점을 노렸지만 경기의 두 번째 골은 다시 ‘아이러브스탯’ 선수의 발끝에서 터졌다. 통계학과 ‘루니’ 권범 양이 먼 거리에서 슈팅한 볼은 골문 왼쪽 상단에 정확히 꽂혔다. 사기가 오른 ‘아이러브스탯’의 공세는 더욱 매서웠다. 여인권 교수의 목소리도 커졌다.

 

“기다리지 말고 공이 오면 앞으로 뛰어 나가야 돼!”

“막아! 막아! 그렇지, 잘 했어!”

 

 

세 번째 골은 진짜 박지성처럼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던 윤지혜 양으로부터 시작됐다. 윤 양이 중앙에서 골문 쪽으로 연결한 볼을 권범 양이 침착하게 땅볼로 밀어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치열했던 전반전은 3대0, ‘아이러브스탯’의 우세 속에 끝났다.

 

영패를 당할 수 없다는 ‘설화연’의 반격은 후반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부상 방지를 위해 착용한 정강이 보호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양팀의 공방전은 치열했다. 의욕이 앞선 탓에 경기 도중 선수들이 찬 볼이 원형극장 쪽 도로까지 날아가기도 했다. ‘아이러브스탯’은 전반전 두 골을 기록한 에이스 권범 양이 최후방수비수로 역할을 바꿔 든든히 골문을 지키며 결국 최종 스코어 3대0 승리를 이끌어 냈다. 

 

 

리한 팀도 기분 좋은 경기였지만 패한 팀도 얻은 것이 많은 경기였다. 승부를 가리기 위해 경기 내내 거친 몸싸움이 이어졌지만 양팀 선수들 모두 넘어진 상대를 일으켜 주고, 미안하다 말하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 페어플레이를 펼쳤다. 

 

경기를 지켜 본 여인권 교수는 “여대생들이 팀워크나 사회성이 모자랄 거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런 스포츠 활동을 즐기다 보면 그런 걱정들이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며, “동기, 그리고 선후배 간 단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풋살 대회와 같은 이벤트는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재학생들의 호응이다. 경기를 진행한 체육교육과 김서희(석사과정) 씨는 “멀티미디어과학과 등 일부 전공을 제외하면 썰렁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르는 팀들이 많다”며 숙명인들의 더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강의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경기 일정을 조정해야 하고, 부상자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도 자기 시간을 쪼개 경기를 진행하는 체육교육과 후배들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풋살대회는 오는 20일까지 계속된다. 27개 팀이 참가해 예선 리그전을 벌여 상위 10개 팀이 결정되면 이들이 토너먼트를 벌여 20일, 대망의 우승팀을 결정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