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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언덕의 5월, 숙명 축제의 역사

  • 조회수 6398
  • 작성자 총관리자
  • 보도일자 2010-05-17

 

지금의 축제는 본래 ‘청파축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제 1회 청파축전은 1963년 4월 20일, 개교 25주년 기념행사로 그 첫 번째 막을 올렸다. 당시 재학생들의 회고에 의하면 연극공연, 숙미전, 목미시화전 등이, 대강당에서는 장기자랑이 열렸다고 한다. 캠퍼스 곳곳에는 과별 차림대회를 열고 청파언덕에 음료나 과일, 국수, 떡을 과별로 골고루 차려놓고 손님을 끌었다. 용돈이 궁하던 시절이라 교수님들께는 높은 가격에 판매되었다는 뒷이야기도 있었다고 한다. 국문과의 ‘몽로주점(夢路酒店)’이 가장 인기였는데, 여자대학의 교정에서 대낮에 음주가 허용되는 초유의 사태였기 때문이었다. 

 

 

1964년 4월 23일자 숙대신보에는 청파축전의 이모저모가 사진으로 실려 있는데 예상보다 훨씬 자유분방해 보인다. 주점에서 선생님께 ‘비틀酒’를 권하는 사진, 이스라엘 전통의상을 입고 민속박람회에 참석한 국문과 학생들 모습(이 중에는 1963년에 미스유니버스에서 한국 최초로 5위로 입상한 김명자 동문도 있다)등이 이채롭다. 1967년에는 좀 더 학문적 방향으로 개편되어 연회 및 세미나가 열리기도 하였으며, 청파축전의 일환으로 ‘촛불 청파’가 개최되었다고 한다. 촛불 청파는 150원권 티켓을 소유한 600명에게 참가자격이 부여되는 가족 초대 특별프로그램으로, 노래, 게임, 포크댄스 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되었으며, 특히 마지막에는 참석자 전원이 촛불과 함께 교가를 부르며 마무리하였다.

 

 

개교 30주년을 맞은 1968년에는 다른 기념행사들과 함께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4월 27일에 ‘청파잔치’라는 이름으로 민속놀이 및 초롱의식이 흥겹게 벌어졌으며, 특히 개교 이래 최초로 3,4학년 학생들에게 남자 파트너를 동반할 수 있는 특혜(!)가 베풀어졌다. 당시 450 커플이 강당에 초대되어 다양한 게임을 펼친 행사는 최고 인기를 누렸다. 운동장에서 열린 민속제에서는 남사당 민속놀이 등이 행해졌고 밤이 깊어지자 초롱불을 든 무용단들이 운동장 가운데 ‘30’이란 글씨와 숙대마크를 만드는 초롱의식으로 축제를 끝맺었다. 특히 개교 30주년을 맞아 학생회와 학교 측이 함께 준비한 성대한 축제는 다양한 볼거리와 감동을 전하였다. 

 

1987년 총학생회가 부활하면서 이후 숙명의 축제는 ‘청파대동제’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5월의 신록 속에서 3일간 진행되었다. 1994년부터는 ‘학원자율화’에 대한 학생들의 열망과 축제문화의 변모를 살펴볼 수 있다. 1994년 청파대동제의 경우 전야제에서 ‘주인되기 원년 선포’와 함께 박정운, 김민기 등 초대가수의 공연이 펼쳐졌다. 1995년에는 ‘95 통일 맞이 원년 청파대동제’를 모토로 학원 자주화 투쟁과 지방자치제 실시, 남북통일에 대해 고민하는 장으로 약간의 정치색을 띠기도 했으나 1996년 이후부터 다시 정치사회적 이슈를 떠나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한 학교의 축제로 거듭나게 되었다.

 

 

2003년부터 ‘청파대동제’는 ‘청파제’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 해 3월 총학생회 ‘새빛’은 청파제의 취지를 ‘신명나는 캠퍼스 만들기’로 정하고 제1회 청파 마라톤대회를 개최하였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어느 해보다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2004년에는 아름다운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전달하는 행사를 통해 ‘즐기는’ 축제에서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축제로 그 의미를 확장시켜 나갔다. 

 

 

요즘 들어 대학축제는 학교별로 얼마나 유명한 연예인을 불러오느냐만 화제가 될 뿐 정작 대학생 특유의 감각은 잃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우리 대학 역시 유명 연예인을 초청하는 대신 점차 학생회와 학생들 스스로의 아이디어로 만들어가는 축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규모가 커지고 겉으로 화려해지는 것보다 내실 있는 축제, 대학생의 의식이 돋보이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유난히 봄이 더디 와 우리를 오래 기다리게 했다. 마침내 봄이 절정을 이루는 5월에 또 한 번 숙명인의 축제가 시작된다.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 선배들의 전적에 미루어 손색없는, 알차고 매력적인 청파제를 기대해 본다.

 

숙명통신원 9기 한행우(언론정보 07), 이수연(경영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