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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 루시 “명예 숙대생 됐어요”

  • 조회수 6713
  • 작성자 총관리자
  • 보도일자 2010-04-28

 

올해 교육학부에 입학한 시각장애인 윤서향(20) 학생은 매일 안내견인 루시(리트리버種, 2)와 함께 등교한다. 윤 양이 루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 맹학교와 달리 혼자 다니는 일이 걱정이었지만 루시 덕택에 한결 수월해졌다. 얼마 되지 않은 기간이지만 모든 학교생활을 함께 하다 보니 어느덧 주변사람들도 루시를 알고 있을 정도가 됐다. 학생들은 강의실을 비롯해 도서관, 식당 등에서 마주칠 때마다 윤 양과 루시에게 반갑게 인사를 한다. 

우리 대학은 이처럼 윤서향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캠퍼스에서 동고동락할 안내견 루시에게 지난 27일 명예 학생증을 수여했다. 윤 양은 “매일같이 저와 강의실을 드나들고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루시도 숙대생으로서의 소속감이 생겼을 것 같다”며 명예 학생증을 수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반겼다. 사람이 아니다 보니 그간 겪은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강의실에서 전공 수업을 듣는데 코 고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교수님께서는 계속 강의를 진행하시다가 소리가 거슬리셨는데 바로 얘기하지 않으시고 다른 친구들에게 누가 코 고는지 물었대요. 루시라는 얘기를 듣고는 웃으셨다고 하더라구요.”


윤 양 주변의 친구들도 이제는 안내견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다. 처음에는 귀엽다고 쓰다듬기도 하고, 먹을 것을 주기도 했지만 안내견의 주의가 흐트러질 경우 시각장애인 학생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최대한 윤 양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한다. 윤 양 역시 루시 덕분에 더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되어 무척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 학생들이 안내견과 함께 생활하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어려움을 그대로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학내 장애인 학생들의 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학생문화복지팀의 최성희 팀장은 “명예학생증 수여와 함께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어려움을 체험해 보고 안내견과 더욱 가까워지는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 대학에는 안내견과 함께 등교하는 시각장애인 학생이 두 명이 있는데, 세계 안내견의 날(4.28)을 맞아 이들이 학내 생활에서 겪는 고충을 이해하고, 또 다른 식구가 된 안내견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최 팀장의 설명이다.

 

 

이번 행사를 함께 주최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장재원 팀장은 “이번 행사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을 올바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막연히 안내견의 존재는 알고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지켜야할 에티켓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세계안내견의 날’을 맞아 숙명여대 학생들이 안내견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윤서향 학생과 안내견 루시가 학창생활을 보다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우리 대학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행사를 정례화해 일반 학생들이 시각장애인 학생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더욱 자주 마련할 예정이다. 


김현숙 학생처장은 “안내견의 도움으로 무사히 학부과정을 마치고 미국 유학중인 김예지(음악대학 04년 졸업), 졸업반 김경민 학생(교육학부 4학년)에 이어 신입생 윤서향 학생까지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은 많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장애를 딛고 일어서는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 SBS 뉴스 ‘안내견 루시 명예대학생 되는 날’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