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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쓰는 자서전 대상 수상자, 하보라 학생

  • 조회수 7403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4-02-17

펜을 들었다

 

작가를 꿈꾸던 하보라(영어영문학부 12) 학우는 '미리 쓰는 자서전' 대회 공지를 보고 운명을 느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떻게 써야 할 지 영 막막했다. 미래의 나의 시점에서 쓰는 소위 '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통 자서전 집필이라 하면 먼 미래에나 할 일이라고 생각하잖아요. 60, 70대쯤에나 생의 마감을 앞두고 쓰는 걸로요. 고작 20여 년 밖에 안 되는 짧은 인생인데 쓸 만한 내용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아 대회를 주최한 교양교육팀에 문의전화를 했는데 꼭 미래의 시점에서 쓰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을 들은 후 그녀의 자서전 집필 속도는 빨라졌다.

 

“미래시점이 아니면 당연히 지금까지의 일대기를 써야 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렇게 쓰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일대기 순으로 쓰되 중요한 부분을 집중해서 썼어요. 유아기, 청소년기, 대학생 시절. 예를 들면 청소년 시절에서 중요할 때가 15살이면 그 부분만 쓰는 식으로요.”

 

작가의 꿈을 향한 첫 발

 

대상 수상의 비결을 물어보니 중학교 3학년 때 유서를 쓰며 삶을 정리해보았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또 ‘작가’라는 장래희망도 자서전 집필의 큰 원동력이 되었다.

 

  “제 꿈은 작가예요. 이 대회를 통해서 제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글쓰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지, 계속 작가를 꿈꿔도 되는지 검증받고 싶었거든요. 대회 결과가 좋으면 나중에 책으로 출간된다고 해서 작게나마 작가의 꿈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보라 학우는 자서전을 쓰면서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자서전은 나중에 20대를 회상할 때, 자신에 대해 상기하고, 삶을 돌아보면서 자신이 이렇게 살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가장 큰 전유물로 남을 것이다.

 

“이 일로 인해 제가 희망을 느꼈고.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어요. 빨리 성공하려고 했던 것이 얼마나 허망했는지, 남을 돕고 사는 삶이 왜 중요한지 느끼게 됐어요. 꼭 저와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다른 힘든 일들을 겪으신 분들이 보셨을 때, 그 절망 속에서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그녀는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지워내고 새로운 삶의 자세를 찾아냈다. “지난 해 6월 혈액암이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 언젠가 병이 나아서 학교에 돌아갈 수 있겠지만, 당장에는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장학금이나 교환학생 자격 같은 기회들이 너무 쉽게 한순간에 날아가는 게 보이는 거예요. 난 나를 위해서 열심히 살았는데. 그래서 앞으로는 좀 다르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사랑은 사랑을 부른다

 

하보라 학우는 이 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어린이 자선단체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투병기간 중에 그녀가 지원하고 있던 제 3국 어린이에게 자신의 상황과 느낌에 대해 편지를 적어 보낸 적이 있었다.

 

  ‘내가 병에 걸렸어. 너무 힘들다. 그래서 네가 기도를 해주었으면 좋겠어.’

 

“사실 그 아이도 힘든 처지이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쓰면 안 됐어요. 편지를 보내고 나서도 영 마음에 걸렸었는데, 두 달 후에 눈물자국이 선명한 답장이 왔어요. ‘하느님이, 신이 당신을 도울 거예요.’라고. 제가 항상 편지 마지막에 ‘하느님은 너를 사랑하셔’라고 썼었는데 이 아이는 그 동안 한 번도 그러지 않다가 처음으로 쓴 거예요. 그 때 제가 크게 위로를 받고 울었어요.”

 

그녀는 자신이 운이 좋지 않아 병에 걸렸지만 다행이 보험이 있어서 치료비를 다 낼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비용문제 때문에 질병을 치료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많기 때문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원래 ‘출판’만이 목표였던 터라 상금에 아까움은 없다고 말했다.

 

가장 맛있는 재료는 솔직함이다

 

하보라 학우는 올해에도 열릴 이 대회에 참가할 학우들에게 주는 팁으로 '솔직하게 쓰는 것'을 꼽았다. 그녀 역시 숨기고 싶었던 것이 많았지만 자서전에는 모두 밝혔을 정도다. 글 안에서는 모두가 솔직하다고 믿는다. 자신이 수상하게 된 이유도 이런 '솔직함'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읽었을 때도 좋은 글, 가장 재미있고, 마음에 드는 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보라 학우에게 수상 소감을 물었다.

 

“무슨 상을 받게 될지 미리 안 알려주셔서 연말 시상식장에 가는 여배우처럼 두근거리며 갔는데, 무려 대상이었어요. 단지 제 실력을 검증해보고 싶었을 뿐인데 너무 큰 상을 받아서 감사했어요. 역시 인생사 고진감래인 것 같아요. 이제 작가의 꿈을 실제로 성취하기 위해 달려가려고 합니다.”

 

 

숙명통신원 12기 박소정 (한국어문학부 13), 윤채린 (교육학부 13)

정리 : 대외협력처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