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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가 잘돼야 저도 빛나죠" 17년간 8억여원 기부한 약대 정영자 동문

  • 조회수 8582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2-06-19

정 동문은 우리대학 약학부를 나왔다. 1965년 졸업하자마자 중앙대 약대를 나온 남편과 함께 현재 자리에 종오약국을 개업했다. 약국이 귀했던 시절이다. 정 동문은 “당시엔 약국에서 전문의약품도 취급했기 때문에 장사가 잘 됐죠. 약을 사려 쏟아져 들어오는 손님들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일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힘들어도 힘든 줄 몰랐다는 얘기다.

 

남편은 1969년 제약사를 차렸다. 약국보다 큰 물로 뛰어든 것이다. 홀로 약국을 운영하게 된 정 동문은 창업 초기 녹록치 않았던 남편의 사업을 돕기 위해 묵묵히 일했다. 약국 경영으로 번 돈은 남편 뒷바라지 비용으로 고스란히 쓰였고,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 몸에 무리가 왔다. 30년의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 남편이 창업했던 회사는 어느덧 중견 제약회사로 성장해 아들이 경영을 맡고 있다.

 

1995년 정 동문은 모교인 우리대학에 기부를 한다. 1천만원.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1억여원 정도나 되는 큰 돈이다. 갑자기 내린 결정이 아니다. 평소 꿈꾸던 바를 실천한 것이다. 정 동문은 “어렸을 적 우리 어머니는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어요.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죠. 저도 그런 어머니를 보며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라고 말한다. 이어 “남편의 사업이 어느 정도 기틀이 잡혀 주위를 도울 여유가 생기고, 모교가 잘돼야 저도 빛난다는 생각에 기부를 결심했어요”라고 밝혔다.

 

정 동문은 지난 17년간 거의 매해 빠짐없이 우리대학에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올해까지 총액만 7억6500만원이다. 발전기금과 함께 직접 수백만원의 장학금을 개별 학생들에게 지원하기도 한다. 그녀가 졸업시킨 학생은 70명이 넘는다. 정 동문은 “명절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감사편지를 보내거나 찾아와 인사하고 돌아가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모르겠다”며 미소를 짓는다. 그녀의 책상 서랍엔 학생들로부터 받은 편지와 함께 찍은 사진들이 빼곡히 정리되어 있다.

 

우리대학은 정 동문의 뜻을 기려 지난 2001년 정영자 강의실을 만들었다. 그녀가 기부한 기금은 백주년기념관 건립에 쓰이고, 약학부 후배들이 연구를 할 때 사용하는 기자재를 구입할 때 쓰이며,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의 후원비로 쓰이고 있다.

 

정 동문은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다. 고향 지역사회나 주변 지인들이 도움을 호소할 때마다 거절하는 법이 없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녀는 최근 한 성당에 4억원을 쾌척했다. 지난해 재건축에 들어간 가회동 성당에 파이프오르간을 들여놓기 위한 비용을 전액 대주기로 한 것이다. 가회동 성당의 송차선 주임신부는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성당에 다니는 모르는 성도가 전화를 걸어 거액을 선뜻 내놓겠다고 하자 처음엔 믿지 못했다. 그러나 반신반의하며 알려준 계좌번호로 다음날 2억원이 들어오자 곧바로 정 동문을 찾아와 감사인사를 드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정 동문은 우리대학에 1억원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지난 14일 약대회의실에선 약대 동문회 임원들과 신현택 학장을 비롯한 교수진, 그리고 재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전기금 전달식이 열렸다. 전달식에선 정 동문 외에도 김말숙 동문이 그린 그림 기증식도 함께 열렸다. 정 동문은 이 자리에서 “저 말고도 학교발전을 위해 기부하시는 분이 많은데 혼자 꽃다발을 받으려니 죄송스럽다”며 “이 꽃다발은 그분들 모두에게 드리는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