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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 같은 청년 창업가 양성대학 꿈꾼다 - 김규동 창업보육센터장 인터뷰

  • 조회수 14227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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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 같은 청년 창업가 양성대학 꿈꾼다 - 김규동 창업보육센터장 인터뷰“평생소원은 모교 숙명이 세계 명문여자대학이 되는 것” 황젬마 동문(가정학과‘59졸)'구글이 선택한 여성 컴퓨터공학도' 컴퓨터과학부 안혜수

 

 

“소를 활용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기획하라”

  

김규동 교수는 2010년 앙트러프러너십 전공 교수로 우리대학에 오기 전 포스코 인재개발원 및 경영연구소와 세계적 인력 컨설팅 기업인 Drake Beam Morin의 한국지사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창업 전문가다. 수없이 많은 창업자들을 지켜봤을 그가 숙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낀 점은 무엇일까.

“혁신적인 사고를 가르치는 과제를 낸 적이 있습니다. 소를 한 마리 그려놓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구상하라는 거죠. 대신 소를 죽이지 않는 조건으로요. 학생들은 처음에는 황당해하다가도 결국은 저마다의 해법을 가지고 옵니다. 저조차 생각 못한 방법으로요”

가족끼리 와서 젖도 짜고 여물도 먹이는 젖소 농장체험 프로그램, 소똥을 비료로 만드는 친환경 비료사업, 심지어 소의 몸에 광고를 그려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안까지. 학생들의 톡톡 튀는 창의력에 김 교수도 깜짝 놀란다고 한다. 그는 “해보지 않아서 어렵다고 느끼는 거지, 한번 하고 나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것이 바로 크리에이티브 씽크고 창업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숙대생들은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죠”라고 단언한다.


  

가능성있는 청년 창업가를 키우기 위해 김 교수는 실전성을 강조한다. “창업 공모전들이 많이 있지만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상금을 받으면 그걸로 끝이에요. 실제 창업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죠” 대학 수업으로 창업을 배운다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실전적 과제를 내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는 “비즈니스 스타트업이라는 수업에서 직접 학생들에게 사업자 등록증을 만들게 하거나, 투자금 500만원 유치하기 등을 시키고 있다”며 “그렇게 해야 사업이라는게 무엇이 필요하고, 펀딩은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실제 기업 마케팅 부서와 함께 마케팅전략이나 제품기획을 하면서 협상력, 네트워킹 능력 등을 배우는 수업도 진행했다.

  

창업교육, 한계 속에서 보이는 희망

  

창업교육이 힘든 점은 단기간에 바로 성과를 평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실적이 없다고 할지라도 일단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기만 하면 순식간에 연매출 수십억의 CEO가 될 수도 있고, 혹은 개인회생절차를 밟는 실패자가 될 수도 있다. 아직 졸업생도 나오지 않은 현재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에 대해 중간 평가하기 어려운 점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약 3년간 강단에 서며 느꼈던 성과와 한계에 대해 냉정하게 진단했다.

“창업교육을 하면서 느낀 성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제자들과 얘기를 나누면 입모아 공감하는 것이 있어요. 확실히 본인들이 타학과 학생들보다 발표능력이나 자기생각을 말하는 능력이 더 개발됐다고 느끼는 거죠. 학과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이를 발표하는 수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장했다고 할까요?”


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설문조사를 하면 졸업생들 대다수가 취업을 1순위로 생각합니다. 샐러리맨이 되겠다는 거죠. 아무리 도전정신을 가르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줘도 아직 우리나라에서 창업은 부담되는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부분은 있다. 아직 작지만 중요한 변화의 씨앗이 보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창업의 유형이 2가지가 있다. 짤리거나 취업이 안 되서 하는 푸시(Push)창업과 기회를 포착하고 주도적으로 나서는 풀(Pull)창업이 그것이다. 그런데 취업을 하겠다는 학생들 중 60~70%는 3~4년 뒤에 아이템을 잡아 창업을 하겠다고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청년 창업가라는 뜻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진행되는 비즈니스 스타트업 수업에서도 실제 의지를 갖고 창업하려는 학생들에게 앙트러프러너십센터에서 펀딩이나 멘토링을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간 학생도 있을 정도라고 그는 덧붙였다.

  

정부가 주목하는 창업보육센터

  

얼마 전 우리대학 창업보육센터에 청년위원회 관계자들이 방문해 청년기업가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기획·조정·평가하기 위해 설립된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인 청년위원회가 우리대학 창업보육센터를 첫 방문지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현 정부의 주요 일자리 키워드는 창조경제와 여성, 창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대학만큼 여기에 맞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밖에서 우리대학을 보는 시선이 창업 쪽으로는 상당히 앞서 있다. 실제로 창업 전공을 만들기 위해 많은 대학들이 우리대학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공대 중심의 기술창업에 집중하는 다른 대학에 비해 우리대학은 문화와 디자인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점도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현재 창업보육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이곳을 숙대 출신 예비창업가의 요람으로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이를 위한 공간으로 지하 2층에 워크스테이션 30대 규모의 1인창업준비실도 만들었다. 심사를 거쳐 오는 9월 1일 숙대 동문 3팀이 새로 입주한다. 김 교수는 “현재 24개 입주기업 중 4분의 1인 6개가 숙대 학생출신 기업”이라며 “앞으로 2~3년 정도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도와주면 이중에서 포텐셜을 가진 성공 창업인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스탠포드대처럼 언제든지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고 싶다”

  

김 교수가 요즘 가장 천착하고 있는 문제는 창업 그 자체가 아니다. 그보다 문제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수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문제를 찾는다는 것은 그 안에 있는 기회를 포착할 줄 안다는 거죠. 기회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마인드, 시야를 키우는 것이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기회를 보고 시작하는 창업의 중요성에 대해 그는 아프리카와 스탠포드를 비교하며 설명했다. “아프리카 청년들은 창업을 많이 하지만 거의 대부분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업할 곳이 없고 가정을 책임져야하는 상황에 내몰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장사를 하는 셈이지요. 그렇게 해서는 빈곤의 사이클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반면 스탠포드대의 경우 본인이 스스로 찾아내거나 창조해 낸 아이템을 가지고 하는 기회 창업이 많기 때문에 발전이 있고 혁신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볼 수 있죠”

  

창업보육센터는 오는 10월 입주한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들을 보여주는 가칭 ‘청년 로드쇼’를 처음으로 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대학 학생 혹은 동문들 뿐만 아니라 젊은 창업가들의 아이디어가 넘치는 시제품을 구경하고 인턴십을 연계하거나 투자유치도 기대해볼 수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쿠폰북을 나눠주고 지역상권과 연결하거나 동문 기업인들을 모셔와 릴레이 강의를 여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창업을 주제로 여는 일종의 페스티벌인 셈이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이곳에 와서 ‘이런 길도 있구나’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런 분위기만 조성되면 절반은 성공이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