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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개선, 전(全)국가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재난 최초대응자들의 스트레스 관리 주제로 용산소방서 보고회 연 사회심리학과 글로벌탐방단 인터뷰

  • 조회수 3167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4-08-18

이처럼 소방관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대학 재학생들이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사회심리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글로벌탐방단 ‘새마음’팀은 ‘위기 상황 스트레스 관리’라는 주제로 재난에 대처하는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직무 스트레스를 효율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지난 1월 미국 뉴욕을 다녀왔다. 현지 소방서 등을 둘러보고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7월 용산소방서에서 소방관대상으로 보고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숙명통신원이 권도연 대표학생(사회심리학과11)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번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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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글로벌탐방단은 우리대학의 대표적인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1997년부터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탐방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탐방 후 보고서를 작성하여 전교 차원에서 공유하고 있다. 타 대학과 달리, 지도교수님의 직접 인솔 하에 안전하고 수준 높게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글로벌 리더십과 국제 감각을 키운다는 것에 그 의의를 두고 있다. 학교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장학금도 지원해주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다.

 

권도연 씨도 학과 교수인 김민지 교수로부터 추천을 받아 지난 2012년 한번 도전했지만 안타깝게 떨어진 ‘글탐 재수생’이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이듬해 새로운 팀을 꾸려 재도전, 결국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다. 그는 “기존에 탐방을 다녀온 선배들과 교수님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더욱 준비를 철저히 한 결과”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위기 최초 대응자들의 근무환경, 너무 열악해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 ‘위기상황 스트레스 관리’라는 주제는 다소 생소해 보인다. 먼저 주제에 대한 기획의도를 들어보고 싶었다. “평소 화재나 사고 같은 위기 상황에 가장 먼저 대응해야하는 소방관, 경찰관들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빈번히 노출되기 때문에 정신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이른바 최초재난 대응자인 이들의 정신 건강이 위협을 받는다면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결국 국민의 안전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되죠. 그러나 국내에서 이들의 근무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합니다”

 

그의 말처럼, 얼마 전에 있었던 세월호의 비극 속에서 구조활동을 한 구조자들의 심리치료 및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권 씨는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경찰관의 경우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소방관의 경우, 해 마다 약 300명이 근무 도중 부상을 당했거나 사망했으며, 퇴직 후에도 평균 사망 연령이 58.8세에 그치고 있습니다”라며 이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절실함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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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용산소방서에서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탐방단 보고회를 개최했다. 사진 앞 발표자 중 오른쪽이 권도연 학생, 왼쪽이 피세영 학생.


용산소방서와 경찰서 직접 사전조사

 

권도연 씨를 비롯한 새마음 팀원들은 국내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현황을 알고자 용산 소방서와 용산 경찰서를 각각 두 번씩 탐방하였다. 이를 통해 소방관들이 실제로 PTSD와 유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 사회를 위해 힘쓰는 소방관이라면 용감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이를 입 밖으로 꺼내기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파악할 수 있었다. 권 씨는 이를 통해 3가지 문제점을 정리했다. “첫째, 미국과 달리 최초 대응자의 직무스트레스 관리 영역에 특화된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 둘째, 전문 강사의 강연이 적고 일주일간 교육 수료를 받는 비전문가가 상담을 하는 등 운영 과정이 비효율적이라는 점. 셋째, 국가적 지원과 사설 기관의 지원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통합 시설이 부재한다는 점이 지적됐죠.”

 

경찰관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경찰관들은 긴박한 출동 상황, 집단 폭행 및 흉기에 노출된 위험 상황, 사건 관계인들로부터의 폭언이나 위협, 악성민원인에 대한 응대, 시민들 간의 갈등 중재 등의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이로 인한 업무 능력 및 의욕 저하를 호소하고 있었으며, 그 결과 신고 상황에 대한 적극적 혹은 친절 응대가 어려워져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수준이 저하될까 우려하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지금까지 전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이 없다는 현실에 개탄하고 있었죠.” 이러한 사전조사를 통해 권 씨는 탐방의 필요성을 좀 더 절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선진화 된 위기상황스트레스 관리

 

권 씨에 따르면 미국에는 CISM(Critical Incident Stress Management)이라고 불리는 위기상황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이는 최초대응자가 겪는 스트레스에 대한 예방을 위해 개발된 심리적 지지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국가적 차원의 기관이 없었고, 2012년에서야 최초로 한국형 CISM을 보급하기 위한 ‘한국 CISM연구소’가 설립되었지만 그 개발과 제도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어요.”

 

새마음팀은 사전조사를 통해 선택한 방문지인 미 정부 기관 FDNY 소속 소방서 ‘Red Hook’, 비영리 단체인 REMSCO, Friends of Firefighters (FOF), 대학 기관 New York University, 박물관 The New York City Fire Museum, 9/11 Memorial, The New York City Police Museum 등 다양한 곳을 찾아 여러 정보들을 얻었다. 권 씨는 “모든 기관들이 관리가 구체적, 전문적으로 철저히 이뤄지는 게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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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영리단체 REMSCO 방문                                             FoF(Friends fo Firefighters) 인터뷰

 

용산소방서 보고회

 

새마음팀은 미국으로 가기 전 사전조사를 했던 용산 소방서와 용산 경찰서에 귀국 후 탐방 내용을 전달하기로 약속을 했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18일 용산 소방서 5층 대강당에서 탐방단 보고회가 열렸다. 새마음 팀은 이 자리에서 9/11 테러 후 미국사회가 최초 재난대응자들에게 지원한 사회적 프로그램과 대우에 대해 소개하고 우리나라의 현황 및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발표해 큰 박수를 받았다. 권 씨는 탐방단과 보고회를 통해 얻은 몇 가지 큰 소득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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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전공에 대해 시각이 넓어졌어요. 심리학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지 생생한 사례를 접했죠. 미국에서는 심리학이 사회 전반의 문제를 다루는데 중요하게 쓰이고 있어요.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긴 합니다. 또 하나 배운 것이 있다면 내가 다니는 모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는 거에요. 저는 글탐에서 기관 컨택 및 홍보 등을 맡았는데요. 해당 기관들과 접촉하면서 우리 학교, 학과에 대해 어떻게 소개할지, 어떻게 하면 인상을 깊이 남길 수 있을지 고심했어요. 지난 3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이처럼 모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계기가 주어져서 학교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요.”

 

글로벌탐방단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권도연 씨는 앞으로 글로벌 탐방단에 관심이 있고 준비하는 학우들에게 기존에 다녀온 선배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를 권했다. 권 씨는 “저희도 준비를 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거든요. 그분들 덕분에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어요. 저희도 앞으로 해외로 떠날 후배들에게 기회가 되면 꼭 좋은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탐방을 통해 학과, 학교,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늘 염두 해 두고 탐방을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물론 탐방 국가의 언어에 능숙해지도록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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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로 논문을 읽고 인터뷰를 준비하는 작업이 꽤 고생스러웠지만 그만큼 더 뿌듯했어요.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역량을 더 키워야겠다는 큰 동기부여를 받았습니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깨달음이 있을까요?”

 

취재 : 숙명통신원 12기 윤채린(교육학부13), 이수현(영어영문학부13)

정리 :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