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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예술의 혼, 숙명여대에서 꽃피우다

  • 조회수 5610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2-03-28

숙명통신원 박선영의 ‘그림 읽기’

 

‘벽화의 나라’ 멕시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벽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이 우리대학 박물관에 왔다. 멕시코 기획재정부가 소장한 작품을 전시한 것으로 한국과 멕시코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이번 전시회는 3월 31일까지 열린다.

 

일반적으로 기획 미술전을 보러 가면 표를 사느라 사람들이 길게 늘여진 매표소를 보기 마련인데 교내 박물관이라 그런 과정 없이 미술전을 보러 들어갈 수 있었다.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느낌도 잠시, 박물관 안에서 전시 내용을 안내해주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서 천천히 오른쪽으로 돌자 멕시코의 현대미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처음에 마주한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강렬한 느낌이었다. 다채로운 원색을 사용하여 그림 밖으로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맨 처음에 본 올란도 아르호나의 작품 은 파란 하늘에 초록, 노랑, 빨강이 가득한 산과 들, 그리고 그림 전체를 가로지르는 파란 강으로 작품에 화려한 색감이 가득했다. 이렇게 화려한 색을 거침없이, 하지만 조화롭게 사용한 것이 멕시코 미술의 매력이기도 하다.

 

 

 올란도 아르호나의 

 

‘강렬한 색채와 화려함’을 뒤로하자 다소 음침하고 어두운 작품들이 나를 맞았다. 앞서 밝고 강한 색을 보았던 탓인지 그 다음에 본 작품들은 우울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같은 초록색을 써도 앞에 본 작품에서는 봄과 여름이 느껴지는 싱그러운 초록색이었다면 뒤에 본 작품의 초록색은 수심이 깊은 바다의 어두운 초록 빛깔이 작품 안에 녹아있었다. 리카르도 마르티네스의 는 제목을 보기 전까지 작품에서 ‘핑크’의 색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제목을 보고서야 뿌연 초록빛과 분홍빛이 함께 희미하게 섞여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리카르도 마르티네스의 

 

이번 전시에서는 멕시코 벽화운동을 이끌었던 라틴아메리카 미술계의 거장이자 프리다 칼로의 남편이기도 한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 작품을 비롯하여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멕시코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 45점을 만날 수 있다. 모두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이다.

 

디에고 리베라의 

 

멕시코 현대미술은 멕시코 혁명과 함께 전환점을 맞는다. 바로 ‘벽화운동’인데 벽화운동을 이끈 대표적인 작가가 디에고 리베라다. 그는 유럽에서 공부한 뒤 귀국하여 토착문화에 접근한 민중 예술을 추구하였다. 소수만 향유할 수 있던 예술의 영역을 벽면으로 이끌어와 대중이 함께 향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에서는 민중의 소박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전시회의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추상적인 작품이 많아졌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멕시코 미술에 급진주의 세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멕시코 현대미술이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추상적인 작품들은 강렬한 느낌을 주는 한편, 모호한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마뉴엘 펠궤레스의 와 코르델리아 우루에타의 

 

21세기 멕시코 미술은 전통을 지향하는 듯했다. 그래서 다소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작품 여기저기에 멕시코 과거의 건축물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그 과거의 건축물은 바로 아즈텍 문명의 건축물이라고 한다. 특히 로돌포 모랄레스의 <침묵의 저편>은 과거의 건축물들을 배경으로 하며 여인들이 마치 공중 부양하듯 그려져 있어 환상적인 느낌까지 더했다.

 

 

로돌포 모랄레스의 <침묵의 저편>

 

고대 아스텍 문화부터 현대의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의 현대미술. 이번 <21세기 멕시코 예술의 진수전>에서는 오랜 식민지 역사로 인한 유럽의 영향과 멕시코 원주민의 문화가 융합되어 강렬한 혼혈의 피가 흐르는 멕시코 현대미술의 독특한 색채를 확인할 수 있다. 강렬한 색감과 신비스러운 표현기법으로 서구 미술과는 또 다른 멕시코 현대미술만의 매력을 선보인다.

 

전통을 버리지 않는 것, 오히려 전통을 존중하며 전통과 혁신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것, 바로 이것이 멕시코 현대미술이다.

 

 

취재: 숙명통신원 10기 박선영

정리: 홍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