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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캠퍼스의 남학생들 - 학점교류생 인터뷰

  • 조회수 14073
  • 작성자 총관리자
  • 보도일자 2010-06-17

“낯선 환경이 자극제가 됩니다” 

 

우리 대학의 자매대학인 미국 University of South Carolina 4학년에 재학 중인 최안규 군(회계학 전공)은 "예습을 하지 않고는 강의 듣기가 힘들다"며 애교 섞인 볼멘소리를 했다. 여학생들만 가득한 강의실에서 한 눈에 띄는 남학생인지라 교수님의 질문을 유독 자주 받기 때문이다. 자매결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점교류 강의를 듣고 있는 최 군은 여대에 와서 좋은 점이 있냐는 질문에 “확실히 예전보다 여학생들과 얘기하기는 편해졌어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최안규 군이 느끼는 문화적 이질감은 여대의 특성이라기보다는 한국대학과 미국대학 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미국에서는 학기 중간에 리포트나 발표로 과제를 하고 나면 피드백을 받기 때문에 학점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최 군은 낯선 환경에서 공부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자극이 된다고 한다. 그는 또 “여대에서 유난히 눈에 잘 띄고 이목이 집중되는 남학생이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강의에 좀 더 열성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여성의 관점을 배울 수 있어 좋았어요”


성균관대 전자전기과 4학년 정성훈 군은 이번 학기 홍보광고학 전공의 ‘광고원론’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과목을 수강했다. 정 군은 풍부한 감성과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생명인 광고 관련 강의를 들으며 남성과는 다른 시각으로 과제에 접근하는 여성들의 관점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한다. 

 

“광고는 아이디어가 생명인데,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했던 문제들이 여자의 입장에서는 분명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이런 게 학점교류생으로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폭 넓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

 

‘다른 관점’을 배웠다는 정성훈 군이 찾아냈다는 우리 대학의 신기한 점이 역시나 독특하다. 정 군은 “밖에서 음식을 먹는 학생이 거의 없는 것 같다”며, “다른 학교에 원형극장같은 곳이 있었다면 짜장면을 배달해 먹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정 군은 또 “학업분위기나 학구열은 다른 학교들과 어느 정도 비슷한 것 같지만, 숙대생들은 굉장히 바쁘게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우리 대학에 대한 인상을 밝혔다.

 

정성훈 군은 학점교류생으로서 바라는 점에 대해 “수강신청을 할 때 자리가 남는 강의를 들어야 하는 현실은 어쩔 수 없지만, 꼭 듣고 싶은 과목이 있어도 자리가 나지 않으면 기회조차 없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오고 싶냐는 질문에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그는 우리 대학에서의 생활이 무척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일주일 지나니 적응되던데요”


한양대 작곡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형균 군은 이번 학기 우리 대학에서 일주일에 8학점, 12시간을 수강했다. 음악을 전공하는 김 군이 들었던 강의는 특이하게도 미술 관련 과목들이다. 시간표가 겹쳐 한꺼번에 두 학교에서 강의가 있는 날에는 오전에는 한양대에서 작곡 수업을, 오후에는 우리 대학에서 미술 수업을 들으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한 학기를 보냈다. 

 

비교적 여대생이 많은 작곡과를 다니며 여대와 비슷한 환경에 적응했을 법도 하지만 우리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 것은 또 다른 일이었다. 하지만 김 군은 그 어색함을 없애는데 일주일이면 충분했다고 한다. “처음엔 다들 저를 낯설어하고 호기심을 갖고 보는 듯해서 부담스러웠는데, 일주일쯤 지나니까 한양대에서 강의를 듣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더라구요. 여대생들이 많지만 캠퍼스 밖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같이 있는 경우도 많구요.” 

 

우리 대학 캠퍼스 안에서 만큼이나 밖에서 받는 관심도 컸다. “친구들이 ‘너 여대 다니잖아’ 하면서 계속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그랬어요. 반대로 같이 강의를 듣는 숙대생들도 친구와의 소개팅을 부탁하기도 했는데 미안하게도 한 번도 해 준 적은 없어요.”

 

집에 가는 길에 우리 대학이 있어 과감히 학점교류 수업을 신청했다고 농담 같이 얘기했지만, 학점교류라는 제도를 통해 학교와 전공의 제약을 뛰어넘어 스스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김 군의 표정에서 진지함을 읽을 수 있었다.

학점교류생들은 하나같이 우리 대학에서의 경험이 매우 즐겁고 소중했다고 말한다. 이들이 우리 대학의 캠퍼스에서 느낀 것만큼이나 숙명인이 아닌 타인의 눈으로 바라 본 숙명의 모습 또한 인터뷰 내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일시적이나마 나와 다른 환경에 속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것은 우리의 경험과 사고를 넓히는 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성별을 떠나 우리 대학을 찾아오는 학점교류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그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우리 숙명인에게 유익한 배움의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 숙명통신원 9기 이지예 (중어중문학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