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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총장 신년사

  • 조회수 5423
  • 작성자 총관리자
  • 보도일자 2010-01-04

 

2010년 경인(庚寅)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숙명은 희망을 확인했습니다. 안팎의 변화에 맞서 능동적으로 혁신하려는 자세는 이제 숙명가족의 자명한 원리가 되었습니다. 

 

‘생각하는 힘을 가진 창조적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초를 닦기 위해 우리는 지난 1년간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인재 선발, 양성, 배출의 전과정에 걸친 근본적인 혁신을 단행했습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 확대, SNOW 2.0 오픈과 PBL/UBL 시스템 강화, 학사후 과정 프로그램과 평생 멘토제 시행 등의 성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교외 전문가의 자문과 교내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전교 차원의 실천 운동인 ‘블루리본 프로젝트 ’(Sookmyung Blue Ribbon Project)를 제안했습니다. 

 

블루리본 프로젝트는 혁신을 통해 숙명을 재탄생(reborn)시키겠다는 의지와 열정의 표현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바로 재탄생의 역사였습니다. 근대를 이끌어낸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성취를 재생시켰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인권운동은 사문화되었던 토마스 제퍼슨의 평등 정신을 재생시켰습니다. 과거의 위대한 정신적 지적 유산의 재생은 인류 혁신의 밑거름이 되어 왔습니다. 

숙명의 재탄생도 바로 숙명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숙명의 역사는 언제나 시대의 과제와 함께한 길이었습니다. 저는 1906년 창학 때의 교명이었던 ‘명신(明新)’과 만날 때마다 애틋해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스러져가는 대한제국 황실이 마지막으로 여성교육을 통해 민족의 재생을 염원한 뜻을 교명에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103년간 숙명은 민족 앞에 떳떳해야 했습니다. 그 긍지로 여성 인재를 길러내 민족의 요구에 부응했습니다.

 

숙명의 역사는 이제 창학 104주년이 되는 새해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 주었습니다. ‘민족의 긍지로 미래를 창조하는 세계시민의 양성’이 그것입니다. 블루리본 프로젝트는 세계화 시대를 이끌어가는 창조적 인재 양성을 위한 숙명 르네상스의 선언입니다. 블루리본의 선언에 따라, 새해 10%의 재학생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전교생의 50%가 해외 대학에서 한 학기 이상 수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일찍이 시인 예이츠(W. B. Yeats)는 “교육은 지식 더미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가슴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저는 학생들이 세계가 숙명의 무대임을 자각하고 저마다의 심원한 목표를 갖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민족 앞에 떳떳하고 세계 앞에 당당하기 위해 숙명가족은 대학의 본연의 사명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블루리본 프로젝트는 바로 이러한 대학의 이상에 충실한 교육과정과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을 약속합니다. 재학생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학교가 앞장서서 관리할 것입니다. 학교행정은 학생들의 교육적 만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를 강화할 것입니다. 창조적인 능력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인문적 소양이 필수적입니다. 인문적 소양의 핵심은 읽고 쓰는 훈련에서 시작하기에, 우리는 새해 교양교육원을 신설하여 기존의 의사소통교육과 더불어 고전 독서 교육에 힘쓸것입니다. 이러한 교육 역량 강화를 통해 숙명인은 자기 전공 영역의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전인적 교양과 봉사하는 인품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숙명가족 모두의 이해와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저는 학내 구성원 모두의 마음에 학교를 사랑하는 열정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애교심을 실천하는 관점과 방법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차이야말로 학교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애교심이라는 공통의 기반을 바탕으로 저는 만남과 토론을 통해 생각과 방식의 차이를 좁혀 갈 것입니다. 저는 늘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는 <논어>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이때 화(和)의 뜻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숙명가족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올바른 의견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취할 것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새해는 겨울과 함께 시작됩니다. 옛글에 “履霜堅氷至”(이상견빙지), 곧 ‘서리를 밟으니 얼음이 굳어질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은 이 글에서 “곧 봄이 올 것”을 읽었습니다. 겨울 속에 봄을 보는 시인의 마음으로 숙명의 재탄생을 알리는 새해를 맞이합시다. 탁 트인 제1캠퍼스 교문에서 물길과 꽃길을 따라 교정을 오르는 학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와 맑은 미소를 생각하면 저는 벌써 마음이 들뜹니다. 

 

숙명 가족 여러분 모두 새해 소망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