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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대서 활약하는 숙명인 키우고 싶다" 장윤금 아태여성정보통신원장 인터뷰

  • 조회수 8521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3-10-30

‘세계 속의 숙명인’ 키우고자 시작

  

“자신이 받은 혜택을 사회에 기부하며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글로벌 여성인재가 숙명여대에서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3일(수) 백주년기념관에서 장윤금 원장을 만났다. 그는 본 강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른바 ‘글로벌 시티즌십’이라는 화두를 꺼내며 설명했다. “앞으로 전세계가 우리의 활동반경이 될 텐데 아직 학생들은 서구권에 대한 이해도는 높은 반면 아프리카나 중동, 심지어 같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인식은 떨어지는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제3세계 지역에 대한 문화와 삶 등을 알아보는 수업이 기획됐다. 첫 지역은 북아프리카였다. 장 원장은 “우리대학이 남미와 아프리카 등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봤다”며 “민족여성사학에서 각국 대표여성을 모시는 게 옳다는 생각에 알제리, 모로코, 쿠웨이트 대사 부인들을 접촉했다”고 말했다.


  

대사 부인들은 우리대학이 107년 역사를 자랑하는 최초의 여성민족사학이라는 점에 관심을 갖고 흔쾌히 응했다. 다만 매주 한 번씩 꼬박꼬박 학교에 오는 것이 일정상 부담스럽기 때문에 나라별로 3분의 1씩 강의를 맡겼다. 장 원장은 “본국에서 교수 자격이 있거나 학술대회, 강의 경험이 있는 분 위주로 섭외를 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며 “이들도 남편을 내조하는 아내가 아니라 한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의 자격으로 성실히 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처음 20여명 정도를 예상하고 소규모 강의실을 잡았지만 수강인원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빗발쳐 부랴부랴 40명으로 늘리고 장소도 백주년기념관 장봉애 강의실로 옮겼다. 장 원장은 “그동안 해외교환학생이나 해외인턴을 나가려고 할 때 그 나라의 문화나 역사를 배울 수업이 부족했었다는 학생들의 말을 들으며 이런 프로그램을 진작 만들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학기엔 50명으로 인원을 늘렸지만 역시 5분 만에 수강신청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장윤금 원장이 서구지역 이외의 나라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태여성정보통신원이 하는 사업들과 무관하지 않다. 아태여성정보통신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들의 정보통신기술과 지식정보활용 역량을 강화해 창조적 여성리더를 양성하고자 지난 1996년 설립됐다. 현재는 아태지역을 벗어나 남미와 아프리카와의 협력에 힘을 쏟는 중이다. 외교부, 코이카, 교육부의 사업을 위탁받아 이들 지역 여성을 대상으로 정보기술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연구가 한창이다. 장 원장은 “남미 쪽 국가들과 ODA사업 등을 하기 위해 접촉하면 타대학 학생 자원봉사자나 인턴이 많은데 우리 학생들은 보기가 힘들었다”며 “수업을 통해 국제기구나 NGO에 진출하는 숙명인들이 늘어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속내를 밝혔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가르쳐 준 나눔의 힘

  

장윤금 원장은 매학기 강의를 시작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국 유학을 가자마자 어렸을 때부터 동경하던 나이아가라 폭포에 갔어요. 차를 타고 17시간 달린 끝에 도착한 나이아가라는 기대보다 별로였죠. 그런데 저의 실망스런 모습을 지켜보던 한 노신사가 아침에 배를 타고 밑에서 올려다보라는 거에요. 다음날 쪽배를 타고 폭포 밑에서 위를 올려다 본 저는 그 엄청난 힘과 거대한 위력에 완전히 압도당했어요. 그리고 깨달은 바가 있지요”

  

장 원장이 나이아가라 폭포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숙명인들이 이 폭포처럼 자신이 가진 힘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나누어야 비로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대학생이 됐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셈”이라며 “지식을 배우고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 지 고민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의 일환으로 장 원장은 해마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소년소녀의 집에 학생들을 데리고 봉사활동을 한다. 문헌정보학과, 체육교육과로 이뤄진 학생들은 동화구연, 레크리에이션 체육, 리더십강의를 하며 아이들의 멘토가 된다. 이밖에도 가족들과의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해외 교환학생을 가는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도 봉사활동을 통한 현지인과의 유대 강화다. 그는 “캄보디아와 같이 교육환경이 열악한 곳에 학생들과 함께 가서 봉사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라며 “이미 현장을 둘러보며 도서관 정리나 시스템 구축 방안을 생각해 놓은 곳이 있다”고 귀띔했다.

  

숙명인으로 산다는 것,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

  

지난 여름방학, 장 원장은 문헌정보학과 제자 7명과 미국을 다녀왔다. 글로벌탐방단 프로그램 차 떠난 이들은 뉴욕과 보스턴시 공공도서관과 콜럼비아대, 하버드대 도서관, 그리고 미국의회도서관과 국가기록원을 방문해 도서관 정보서비스를 탐방했다. 이들은 1년 전부터 도서관 사서나 시설관리자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일정을 조율했고 탐방 세부계획을 짰다. “7명 모두 미국이 첫 방문이라는 말에 도서관 관계자들이 깜짝 놀라더라. 학생들이 사전 공부도 많이 하고 진지하면서도 스마트해서 인상깊었다는 칭찬을 들었다”고 말하는 장원장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리더십개발원장을 오래 지낸 장 원장은 이처럼 우리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 주체적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숙명인 만의 리더십을 엿보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대학의 모토가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잖아요. 숙명인이 됐다는 것은 이미 실력은 입증한 거에요. 남은 건 이런 실력과 더불어 사회에 공헌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세계라는 무대에 당당히 뛰어드는 거죠”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장 원장은 주저없이 다음처럼 대답했다. “숙명인 각자가 가진 실력은 최고라고 할 지라도 한 곳에 머무르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행복은 무언가를 누리는 게 아니라 나누는 데에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부드러운 나눔의 힘을 실천하는 제자들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