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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맞이하는 숙명테솔, 염경숙 주임교수에게 테솔의 미래를 묻다

  • 조회수 3429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5-06-24

우리대학은 지난 1997년 국내대학 중 처음으로 국제영어교사 양성코스인 TESOL을 도입해 영어교육 혁명을 주도했다. 현재까지 약 20,000여명이 넘는 교사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으며 우리나라 영어교육을 이끌고 있다. 숙명 테솔은 내년 2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이에 지난 3월 테솔 국제학회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유일한 미국 외 거주 비원어민으로서 상임이사에 올라 화제를 일으켰던 염경숙 주임교수를 만나 테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보았다.

 

1. 먼저 테솔 국제학회의 상임이사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비원어민이 되기가 힘들다고 들었는데 비결이 무엇일까요?

 

감사합니다. 테솔 국제학회의 회원들이 70% 이상 미국 내 거주하는 학자인 만큼 그동안 상임이사들은 대부분 영미권 학자들이 도맡아왔습니다. 테솔의 주요 학문·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기구인만큼 어찌보면 당연하지요. 이번에 제가 선출된 것은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잘 맞아서 된 결과인 듯 합니다.

 

2. 그 ‘조건’이 무엇일까요?

 

영어가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언어가 되면서 그동안 테솔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학문적 고민들이 많이 있어왔습니다. 영어의 소유권이 글로벌 시민에게 있다는 슬로건('Global English', 'International English')이나 다양한 영어의 존재를 뜻하는 ‘Englishes'라는 용어가 보편화되는 것이 그런 현상이지요. 테솔이 과거의 영미 중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비원어민의 권익을 보장하고 각 나라의 특수한 학습현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훨씬 개방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해야 할까요? 마침 제가 테솔 한국지부의 회장과 국제본부의 영어프로그램 운영 분과장을 맡은 경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선출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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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렇다면 앞으로 상임이사로서 어떤 역할을 하시는 건가요?

 

아무래도 제가 아시아인이고 비원어민이다보니 영미권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영어교육, 각 나라의 현지사정에 맞는 글로컬라이즈에 관심이 많습니다. 비영어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쌓인 해당국가의 노하우나 역량을 이론화시켜서 영미권으로 역수출하는 것이지요. 그런 방향을 모색하는데 제가 연결고리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대학에도 학부와 대학원에 역량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대학이 중심이 되면서 한국 학자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국제무대에 한국 테솔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일본이나 중국은 각종 저널이나 학회에서 계속 발표를 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거든요. 우리도 따라가야죠.

상임이사들은 다른 나라의 영어교육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임기 3년동안 최대한 기회를 살려서 현장을 둘러보고 숙명 테솔의 발전전략에 대해서도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4. 숙명 테솔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가장 영향력있고 인정받는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숙명 TESOL만이 갖고 있는 장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숙명테솔은 항상 앞서나가는 곳으로 유명했습니다. 1997년 황선혜 총장이 주임교수를 맡을 당시 이론적이고 학자 중심적이었던 영어교육에 실용주의적인 방법론을 들고나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처음으로 테솔 MA(석사)과정에 맞는 커리큘럼을 시작하고 숙명 테솔의 자격증 과정에 적용시켰습니다. 펜실베니아대, 뉴욕대, 템플대, 하와이 마누이대 등에 우리 자격증 과정 졸업생들이 진출해 대학원으로 연결되었죠.

또한 요즘은 상식으로 통하지만 예전엔 영어교사가 글로벌 마인드, 국제적 소양을 배우는 것이 생소했습니다. 숙명테솔은 지식도 중요하고 교육법도 중요하지만 교사, 학생이 글로벌한 시각과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처음으로 인터컬츄럴 커뮤니케이션 과목을 시행했습니다. 저희 슬로건인 TESOL BEYOND는 바로 이런 실험정신, 도전정신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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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열린 TESOL BEYOND 행사에서 연설하는 염경숙 교수


5. 그렇다면 요즘에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가 있을까요?

 

테솔 국제본부에서 3년 전쯤 테솔 테크놀로지 스탠다드 포 티쳐스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영어교사라면 최소한 이정도는 알아야 한다는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현장에 이용할 수 있는 능력)를 낸 것이죠. 영어교육에도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생겨난 개념입니다.

 

저희가 최근 런칭한 SMU테솔 블렌디드는 이런 기술의 발달에 따라 쌍방향 온라인교육을 구현하는 새로운 모델입니다. 오프라인 교육에서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을을 95% 이상 쌍방향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인데 앞으로 교사교육의 미래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활용가능성은 무궁무진하죠. 실현되기만 한다면 숙명테솔의 모델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아시아권으로 확장될 수 있고, 해외로도 수출할 수 있는거죠.

예를 들어 아랍권이나 동남아 쪽에 영어교육법을 수출한다고 하면 5개월짜리 코스를 이제 1개월에 끝내고 나머지 4개월은 온라인으로 듣는 겁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상당부분 벗어날 수 있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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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국은 투자의 규모나 열기 측면에서 영어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영어교육은 여러부분에서 한계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숙명테솔은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영어를 왜 배우는 걸까요? 세계인과 소통하기 위해서죠. 영어로 하는 상호작용의 74%가 비원어민 간의 대화에요. 그런데 우리는 영어를 입시수단으로 생각하지 표현수단으로 생각하지 못해요.

그렇다보니 문제가 생기죠. 공부로 받아들이니까 틀리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요. 일본이나 중국인들은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는데 반해 우리 학생들은 더 많이 알면서도 발음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혹은 문법이 틀릴까봐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죠.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영어는 네이티브 발음과 거리가 있지만 아무도 그걸로 문제 삼지 않잖아요? 오히려 그 지역의 특색으로 생각하지.

우리 영어교육도 이처럼 공부할 과목이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을 키운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즉,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화권과 연결되는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영어를 배우는 것은 글로벌한 소통을 할 수 있는 막대한 능력을 가지는 것이다’라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죠. 다행히 최근 이런 경향을 반영해 학교 현장에서 통합교과가 많이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다른 과목을 영어로 배우는 것처럼 말이죠. 이런 경험을 통해 일상 속에서 영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체험할 수 있을 겁니다.

숙명테솔도 이런 변화에 발맞춰 강의실 모형 자체를 변화시킬 생각입니다. 가령 미리 다 공부하고 강의실은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공간으로 바꾸는 거죠. 내용적으로는 영어가 나의 문화와 아이디어와 국가를 표현하는 툴이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아이덴티티를 형성한다는 개념을 세울 수 있도록 발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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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테솔본부와 공동 주최한 테솔 리더십 아카데미

 

7. 내년이 숙명 TESOL 20주년입니다. 이를 맞아 특별히 기획하시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시던데요.

 

소셜이나 문화이벤트 등 여러 가지를 준비 중이에요. 그중에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바로 스토리텔링 프로젝트입니다. 숙명 테솔에 많은 동문들이 있는데 이들이 자신의 현장 이야기, 경험 및 성공 스토리를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번 학기부터 우리 테솔에서 공부하는 남학생들을 모아 ‘네 남자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앞으로 자매이야기, 부부, 남매 이야기 등 다양한 스토리를 모아서 정리하여 한 자리에서 풀어볼 계획입니다.

 

또 하나는 지난해부터 준비한 얼룸나이 비디오 티칭 컴피티션(Alumni Video Teaching Competition)이에요. 테솔을 졸업한 동문들이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는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서 보내주면 우리 교수들이 피드백을 주고 좋은 것은 샘플 작업도 할 겁니다. 올해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숙명 글로벌 티칭 컴피티션을 열어 전세계에 있는 비원어민 교사들이 보낸 교육 영상을 대상으로 시상을 할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다른 문화권 교육법도 배우고, 최우수작품은 20주년 기념무대에 올리는 이벤트를 열어 글로벌 교육의 중심에 숙명 테솔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