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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애틋한 나의 모교, 숙명에 약속합니다” 임경자 동문을 만나다

  • 조회수 6807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보도일자 2014-06-17

모교에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64년 졸업 당시와 비교해서 캠퍼스가 참 많이 변했을 텐데요, 소회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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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숙대는 마치 하나의 작은 도시 같은 느낌이 들어요. 예전 캠퍼스는 단과대학 하나 정도의 크기였는데 지금은 많이 커졌지요. 과거에는 한 강의실에서 백 명, 이백 명이 함께 앉아서 공부했어요. 창문이 커서 밖이 다 보였고, 강의실에 있다 보면 ‘빠앙’하고 기차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를 들으면 고향생각이 나서 집에 가고 싶었어요.


이전에는 가운 하나 사려고 해도 시내로 나갔어야 했는데, 지금은 학교 앞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도 신기합니다. 이전에는 굽다리 밑에 파리제과 하나뿐이어서 차 한 잔 마시려고 해도 명동, 종로로 나가야 마실 수 있었어요. 굽다리 옆 미용실은 그대로 있는 것 같아서 반가웠네요.

지금도 청파동하면... 참 애틋한 마음이 들어요.

 

 

요즘 학생들에게 고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성적(학점·영어), 취업, 연애’를 꼽는데요, 50년 전 ‘60학번 숙대생’들의 고민은 주로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undefined 시대가 시대였으니만큼 ‘현모양처’ 되는 고민이 가장 컸었어요. 그 시절에는 현모양처가 되기 위해 부모가 가라는 학과에 갔고 진로도 거의 부모님 뜻대로 정했는데, 대개 교사가 되거나 취업하지 않고 바로 결혼하는 케이스가 많았지요. 나는 졸업 후에 고향으로 내려가서 샌폴(San Paul)여고에서 5년간 교사로 근무하다가 결혼 후에 그만 두었어요. 해외여행 기회가 제한되었던 시기여서 비행기 승무원이 되고 싶어 하던 친구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시험걱정은 우리도 많이 했었어요. 당시 ‘먹고대학생’이라고 해서 대학만 들어가면 놀고먹는 줄 알았는데, 성적이 좋아야 좋은 혼처자리가 많이 나오다보니 시험 때에는 코피 나게 공부해야했고 도서관에 자리 잡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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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부금 약정 차 모교에 방문하셨을 때 따님과 손녀를 동반하셨다고 들었는데, 후손을 동반하고 오신 특별한 사연이 있으세요?

 

함께 왔던 아이는 내 첫 손녀인데, 할머니같이 숙대 가정학과에 입학했으면 하는 마음에 데리고 왔었어요. 우리학교에는 훌륭한 업적을 이룬 여자 교수님들과 선후배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분들을 보고 배워서 진취적인 여성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지요.

 

마음에 맞는 여자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다는 것도 여대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경우, 대학교 때부터 만났던 친한 친구들을 졸업 후부터 지금까지 50년 동안 매달 만나고 있어요. 우리 멤버는 1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세상을 떠나거나 아파서 자주 못나오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머지 친구들은 여전히 모임을 지속하며 우정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숙대가 아니면 이런 친구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요.

 

내 손녀 뿐 아니라 다른 여학생들도 많이 입학해서 명문 숙대의 명성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지난 달 졸업50+기념 명예졸업식에 참석하셨습니다. 학사모 사진과 명예졸업장을 받고 어떤 감정이 드셨습니까?

 

undefined50년이나 지났는데 우리를 기억하고 초대해줘서 모교에 정말 감사드려요. 친정에 온 것처럼 반갑고 감회가 새로웠어요. 우리 멤버 7명이 모두 참석했는데 상당히 들뜬 하루였어요.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서 이전과 같이 고전음악감상실에도 가고 영화도 보고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친구들과 총동문회 바자회를 구경하고 연못 벤치에 앉아서 옛날이야기를 나누었어요. 50년 사이 많은 교수님들이 돌아가셨는데, 김상순 교수님은 여전히 살아 계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수님을 뵈러 가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나눴네요. 세월이 많이 흘러서 우리도 늙었는데 그래도 모두 건강해서 이 자리에 모인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이번에 모교에 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기부하셨습니다. 기부를 하시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undefined 기부는 원래 나보다 남편이 더 많이 하고 있었어요. 남편은 지속적으로 불우이웃이나 지역사회, 병원에 기부를 하고 있고, 모교 후배들에게도 자신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만들어서 전달하고 있어요. 남편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옆에서 함께하며 나도 기부에 대해서 점점 익숙해진 것 같아요.


나 또한 모교에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고 학교에 대해 늘 기억하고 있어요. 학교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은 항상 있었는데, 이번 졸업 50주년 명예졸업식 행사를 계기로 기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학교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쓰였으면 합니다.


이제는 우리 숙명여대가 글로벌화에 발맞춰 시야를 더 넓혀서 세계 10위 안에 드는 ‘글로벌 명문 여성사학’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거든요.

 

 


최근 우리대학은 발전기금 모금을 통해 △ 미래리더양성 △ 교육·연구혁신 △ 미래캠퍼스 조성을 약속하는 ‘I Promise Sookmyung' 캠페인을 선포했다. 이번 임경자 동문의 기부는 숙명여대를 세계 명문 여성사학으로 성장하게 하겠다는 임 동문의 약속이며, 꼭 그렇게 이루어내겠다는 숙명의 약속이기도 하다. 더 많은 이들의 약속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